삼성vs특검 승마지원 실체 공방… 입증 어려워진 특검 주장 속출

한화 김동선, 한화의 승마협회 회장사 “불만이 많았다”

한화의 승마협회 회장사 사임, 최순실 압력 아닌 “원래 그만두려 했다”

독일 전지훈련, 정유라 독일 지원 덮기 위한 삼성의 수습책이었나

삼성 측이 지원한 ‘함부르크 프로그램’, 정유라 말고 지원 예정 선수 또 있었다

“정유라 지원은 올해까지만” 최순실 부탁 잘랐던 박상진 사장, ‘대가성’ 지원 입증은 여전한 과제로

한민철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61·구속기소)씨 일가에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임원들에 대한 재판이 증인신문 과정에 돌입하면서, 혐의 입증에 대한 특검 측의 과제가 쌓여가고 있다. 특히 대한승마협회 회장사 변경 문제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1)에 대한 삼성 측의 승마 지원을 둘러싸고 특검의 방향과 맞게 흘러가지 않는 증언이 드러나고 있어, 미스터리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주간한국>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진행된 제10차 공판을 방청하며 증인들의 증언과 특검 측에 추가로 주어진 과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9차에 걸쳐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임원들에 대한 뇌물공여 사건 공판에서 삼성의 한국동계스포츠 영재센터 지원 당시 삼성 측 피고인들이 해당 단체와 최순실씨의 연관성을 인식했는지, 그리고 최씨의 딸 정유라의 승마 지원에 삼성이 최씨와 청와대의 원하는 바에 따라 적극적 협력을 했는지 여부 등에 대한 집중적인 서증 조사를 진행했다.

특히 특검은 최씨 측에 대한 삼성전자의 지원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에 도움을 받기 위해 이뤄진 것인지를 두고 삼성 측 변호인들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지난 2일부터 시작된 해당 재판의 첫 증인신문에서도 특검은 삼성의 최순실씨 측에 대한 지원이 대가성이 담긴 부정한 청탁이었고, 정유라에 대한 승마 지원 과정에서 충분히 최씨의 영향력 등을 인지한 채로 적극적 협력 관계에 있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주장을 펼쳐 나갔다.

이날 재판에 검사 측 증인으로 출석한 최준상(39)씨는 3차례의 아시안게임에서 마장마술 단체전 금메달을 딴 전 국가대표 승마선수로,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삼성승마단 소속 선수로도 활동했었다. 특히 최씨 모녀에 대해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그가 정유라의 독일 승마전지훈련에 대한 삼성의 지원 의혹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주요 인물 중 한 명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검이 이날 최준상씨에게 집중적으로 신문한 내용 중 하나는 바로 대한승마협회의 회장사가 한화에서 삼성전자로 바뀐 경위에 관한 의혹이었다.

지난 2015년 3월 박상진(64) 삼성전자 사장은 만장일치로 대한승마협회의 새 회장으로 선출되며, 기존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의 자리를 대체했다. 한화 측의 회장사 임기가 2017년 2월까지로 예정돼 있었던 만큼 당시 승마협회의 새로운 회장사 선출을 두고 잡음을 일으켰고,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뒤 최씨 측과 삼성 간 연결고리에 회장사 선출 문제도 포함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산 것도 사실이었다.

특검은 최준상씨에게 당시 승마협회의 회장사 변경이 최순실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최씨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내용의 신문을 이어나갔다. 다시 말해 한화가 청와대와 최순실씨로 인해 원치 않는 회장사 반납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물론 최준상씨는 “전혀 모르는 내용”이라고 답변했지만, 특검 측은 국정 농단 사건과 연루된 다른 인물들의 재판에서도 관련 내용에 대해 반복적으로 신문한 만큼 이날도 이에 대해 깊게 파고들었다.

그런데 재판 후 일각에서는 최준상씨의 증언으로 승마협회의 회장사 변경에 대한 특검 측의 주장을 더욱 입증하기 힘들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는 이날 최준상씨뿐만 아니라 지난달 최순실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했던 김종(56·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증언을 통해서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두 증인의 증언을 종합해 보면 한화가 임기 도중 승마협회의 회장사를 그만둔 것은 맞지만, 최순실씨 및 삼성과는 관계없이 ‘원래부터 회장사에서 물러나려 했던 의지가 강했다’라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최준상씨에 따르면 그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씨와 2006년 카타르 아시안게임 등에서 승마대표로 선발되는 등 전부터 친분을 쌓아왔다.

그런데 김동선씨는 예전부터 한화가 승마협회의 후원사를 맡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준상씨는 “대한승마협회에서 선수들에 지원을 했지만 전반적 분위기가 한화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없었다”라며 “시합장에서 다른 선수들이 불만을 가지다 보니, 동선이도 ‘빨리 승마협회를 회사(한화)에서 놓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여러번 했었다”라고 진술했다.

그러자 특검 측은 “김동선 입장에서 회장사가 삼성으로 바뀌면 승마 지원을 더 적게 받게 돼 불리해지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최씨는 “한화가 회장사일 때 김동선이 승마선수로서 자리잡을 때까지 든든하게 지원을 하고,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선수가 됐으니 한화가 (회장사에서)빠지고 싶다고 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화가 누군가의 강제적 압력이 아닌, 승마협회 회장사에서 스스로 빠지려 했다는 증언은 지난달 18일 ‘최서원(최순실) 뇌물수수 혐의 제3회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했던 김종 문체부 차관의 증언에서도 밝혀진 바 있다.

당시 김종(56ㆍ구속기소) 전 차관의 증언에 따르면, 지난 2013년 4월 상주 승마대회에서 참가선수들에 마방을 부정하게 배정해 당시 시합에 참가했던 특정 선수(정유라)가 우승하지 못했다는 신고가 들어가 상주경찰서에서 조사를 벌였고 문체부에서도 승마협회에 대한 감사를 벌인 적이 있었다.

이후 약 1년 뒤인 2014년 4월 8일 국회 상임위 질의 과정에서 안민석 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유라가 승마협회에서 별도로 국가대표 평가전을 개최하지 않고, 전년도 평가 성적에 의해 국가대표로 선발했다는 이른바 ‘공주승마’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승마협회는 체육계뿐만 아니라 국회에서도 크게 질타를 받았고, 안민석 의원의 의혹 제기 후 한화는 연이은 승마협회의 잡음을 감당할 수 없었던 나머지 곧바로 회장사 사의를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사실 당시 한화의 사의 표명은 최순실씨 그리고 청와대 측도 반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 전 차관의 증언에 따르면 한화의 사의 표명이 있자, 최씨로부터 “인천 아시안게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한화가 (회장사) 그만두면 어떻게 하는가, 아시안게임까지는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한화 측의 결정을 만류해 달라는 요청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김종 전 차관은 최씨의 요청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아시안게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한화가) 그러면 어떻게 하는가, 아시안게임까지 회장사를 계속 하도록 하라. 회장사를 못할 것 같으면 스폰서라도 하라고 하라”는 지시를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한화는 사의 표명 약 보름 만에 이를 철회했고, 다시 회장사 자리에 복귀했다. 그러나 사실상 한화는 이미 승마협회 회장사로서의 의지를 ‘스스로’ 잃은 상태였다.

박원오도 최순실도 원치 않던 한화의 회장사 사임

특검 측의 주장대로라면 최순실씨의 영향력으로 한화가 승마협회 회장사에서 원치않는 퇴장을 했고, 삼성이 다른 대가를 바라며 최씨 측에 지원을 약속하고 한화를 대신해 회장사를 넘겨받았다는 의혹을 피해갈 수 없다. 특검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두 가지를 밝혀내야 했다.

이는 최씨가 한화의 회장사 자리를 크게 탐탁지 않게 여겼다는 점, 그리고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를 대신하기 위해 최씨가 직ㆍ간접적으로 이들과 접촉한 정황이다.

그런데 이런 특검 측의 주장은 최준상씨와 김종 전 차관의 증언에 의해 설득력이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관련 의혹을 더욱 입증하기 힘들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는 최준상씨가 증인으로 참석한 이날 재판에서 자주 언급된 박원오(65) 전 승마협회 전무이사와 한화와의 관계를 통해서도 파악할 수 있었다.

박원오 전 이사는 국내 승마업계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서, 정유라의 승마 지도 선생이자 승마에 관해서는 최순실씨의 측근으로 통하고 있다.

최준상씨는 2014년 6월 열린 아시안게임 승마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정유라가 실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음에도 대표로 선발된 것도 최순실씨를 대리해서 승마협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특히 박원오 전 이사가 과시를 자주하는 성격으로 자신이 최순실씨와 최씨의 남편 정윤회씨 등과도 친분이 있다는 사실을 남들에게 말하고 다니며, 자신이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준상씨와 김종 전 차관의 증언들은 승마업계에서 최씨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던 박 전 이사가 삼성이 한화를 대신해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게 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최준상씨는 특검 측 신문에 “한화에서 (승마협회 회장사)손을 놓으려고 하는 분위기였는데, 박원오 이사가 이 후원사를 유지를 할 수 있게끔 노력을 하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원오 전 이사는 정유라의 승마교육 등에 대한 도움을 주는 대가로 최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약속 받았고, 그 일환으로 한화로부터 월 500만원씩의 지원금과 고급 자동차 한 대를 받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 전 차관도 이와 같은 이야기를 최순실씨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증언해줬다.

때문에 박원오 전 이사는 한화가 승마협회 회장사에서 물러나는 것을 원치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는 박 전 이사의 측근인 최순실씨 역시 공감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김종 전 차관의 증언에 따르면, 한화가 승마협회 회장사를 그만둔다고 하자 박원오 전 이사가 한화로부터 매월 지원금을 받을 수 없게 되며, 지원받은 자동차도 반납해야 할 것 이라는 생각에 걱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최씨 역시 힘을 써주겠다는 태도로 나왔다고 설명해줬다.

이 증언들은 한화가 최순실씨 등의 영향력이 아닌 자의에 의해 승마협회 회장사를 그만두려 했었고, 오히려 최씨 및 최씨의 승마 측근이었던 박원오 전 이사 등 승마계 내부에서 이를 원치 않아 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줬다.

김종 전 차관에 따르면 최씨가 한화의 승마 지원이 김동선씨에게만 맞춰지고 있고 정유라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불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것이 마치 최씨 측이 한화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한 증거가 아니냐는 특검 측 주장에 대해 두 명의 증인은 말을 아꼈다. 단지 최씨가 승마협회에 지나치게 관여했던 것은 사실이며, 과거 삼성이 승마협회를 운영했던 이력을 사서 아시안게임 이후 승마협회의 새로운 회장사로 선출하고 싶어 했다는 것이 공통적 증언 내용이었다.

특검은 지난 2월 당시 술집 종업원을 폭행하는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였던 김동선씨에 대한 조사 중 회장사 변경에 대해서도 물어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김동선씨는 회장사가 한화에서 삼성으로 옮겨간 내막은 잘 모르지만. 최순실씨의 말대로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말해줬다. 그는 최씨 모녀가 박 전 대통령의 힘을 믿고 승마계를 좌지우지하려는 것에 ‘대통령과는 조금만 친분이 있는 사기꾼’이라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의 정유라 특혜 지원 진실은

특검은 이날 재판에서 정유라의 독일 전지훈련에 대한 삼성 측의 단독 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증인 신문을 이어나갔다. 앞서 특검은 최순실씨의 입김으로 정유라의 전지훈련을 특별하게 지원하기 위해 다른 선수들에 대한 지원을 배제했고, 이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자 삼성 측이 사태 수습을 위해 다른 선수를 전지훈련에 포함하려 했다고 주장했었다.

최준상씨의 증언에 따르면 대기업이 후원하는 해외 전지훈련에 대해 그가 최초로 접했던 시기는 2015년 10월경이었다. 그는 박원오 전 이사로부터 관련 프로그램 제안을 받았지만, 장소와 후원사명 등 구체적인 점은 밝히지 않았고 한동안 전지훈련 소식은 잠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최준상씨가 해외 전지훈련에 대해 다시 듣게 된 시기는 2016년 6월경이었다. 당시 그는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이사와 점심식사를 하면서 삼성이 후원하는 해외전지 훈련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 제안을 받았다.

황성수 전무이사가 특검에 진술한 조서 내용에 따르면, 이 전지훈련은 ‘함부르크 프로그램’으로 삼성전자에서 국내 마장마술 승마 유망주 3명을 선발해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임대 마장에 전지 훈련을 보내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목표로 훈련시키는 프로그램이었다.

최준상씨는 참여하겠다고 수락했지만, 이번에도 황성수 이사로부터 즉답을 못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인 같은 해 10월경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져 전국이 떠들썩했던 시기, 황 이사로부터 전화 연락을 받았다.

최준상씨는 “황성수 이사는 삼성에서 지원을 잘 준비하려고 했는데 (언론보도가)억울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당시 삼성 측이 정유라의 독일 전지훈련을 단독으로 지원하고 있었고, 이에 대해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문제가 커졌었다. 실제로 현재까지 특검 측 조사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삼성은 최씨 소유의 독일 법인 코어스포츠(현 비덱스포츠)와 220억원대 마케팅 계약을 체결한 후, 78억원 상당을 송금했다. 또 국정농단 의혹 사건이 불거진 이후 삼성은 정유라에게 20억원이 넘는 명마(名馬) 블라디미르 등을 덴마크 말 중개상을 거쳐 우회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성수 이사는 최준상씨에게 “언론에서 제기하는 의혹이 억울하니 일전에 이야기했던 해외전지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한다”며 “위에서 결정했으니 2016년 12월 1일 독일에 가서 삼성이 지원해주는 전지훈련을 받을 수 있겠는가, 마장마술 선수인 김00와 최00에게도 이야기를 해놨다”고 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이를 두고 삼성의 정유라에 대한 단독 지원 사실이 크게 알려지면 문제가 될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해 여러 명의 승마선수를 지원하는 것처럼 가장하기 위함이 아니었는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최준상씨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사실 삼성과 승마협회 차원에서 추진한 해외 전지훈련 프로그램은 애초부터 정유라 단독 지원에 맞춰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는 이날 재판에서뿐만 아니라, 김종 전 차관의 재판 증언에서도 밝혀진 사실이었다.

지난 2015년 10월 5일 당시 김종 전 차관이 박상진 사장을 만나서 “정유라가 있는 독일에 가서 정유라 승마훈련 지원에 대한 계약을 코어스포츠와 체결했다. 정유라만 지원한다면 너무 티가 나서 다른 선수들도 함께 지원하겠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 전 차관은 “(최순실의 계획대로라면) 다른 선수들도 정유라와 같이 독일에서 훈련시키려고 했었는데, 정유라 측이 반대해서 나머지 선수를 한국에서 선발해 한국에서 운영 및 지원을 하려 했다”라며 “박상진 사장이 정유라 중심 지원에 대해 힘들어 해서 그냥 대놓고 이 선수(정유라)가 승마 유망주라서 후원사로 지원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조언했지만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 전 차관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삼성 측은 해외 전지훈련 지원을 위해 다른 선수들을 같이 뽑았지만, 정유라 측의 반대로 나머지 선수들을 독일행 대신 한국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보류 중이었다.

특히 2016년 9월 말 경, 박상진 사장은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으로 인해 삼성 내부가 발칵 뒤집히자 독일에 가서 최순실씨를 만났고 정유라 지원 전반에 대해 상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리에서 최씨는 “유라가 독일 영주권을 받을 때까지는 (삼성이)지원해줘야 한다. 적어도 2018년까지는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상진 사장은 “정유라 지원은 올해까지만 하겠고, 삼성이 사줬던 말을 다른 것으로 바꾸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최순실씨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삼성 측이 최씨 측의 요구에 전적으로 휘둘리지는 않았다는 점, 그리고 삼성 측이 엄연히 정유라 외에 다른 지원선수도 선정해놨듯이 독일 전지훈련이 정유라만을 특별하게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다는 결정적 증거가 없다는 점이 특검의 해결 과제로 남게 됐다.

한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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