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가 말 사주라고 한 것’ 폭탄발언… 그러나 삼성이 웃을 수 있는 이유

삼성 측, 항소심에서 박원오 전 전무 증인으로 재신청

박원오 전 전무, 삼성 항소심 첫 공판 준비기일 다음날 ‘폭탄발언’ 쏟아내

항소심에서 ‘법리싸움’ 예고한 재판부… 박원오 전 전무 폭탄발언 큰 의미 없는 이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 초반부터 핵심증인의 폭탄발언으로 걸림돌이 생길 조짐이 보이고 있다. 물론 그렇게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
한민철 기자

‘세기의 재판’의 2라운드가 드디어 시작됐다. 지난달 28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재용(49·구속기소)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등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앞서 법원은 1심 재판에서 이재용 부회장에 징역 5년 등 삼성 측 피고인들 전원에 유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에서 삼성 측 피고인들의 혐의 전반에 확증이 나오지 않았고, 신문이 이뤄진 증인들의 일부 증언 내용이 전문(傳聞)증거에 머무르거나 다툼의 여지가 있었음에도 판결에 반영됐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그에게 주어진 뇌물공여 및 횡령, 범죄수익 은닉 등 혐의에 직접적으로 개입했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았지만, ‘묵시적 청탁’ 그리고 ‘수동적 뇌물공여’라는 모호한 법리해석으로 피고인들 중 가장 높은 형량을 선고받았다. 때문에 이미 세기의 재판의 항소심은 특검과 삼성 측 사이의 보다 치열한 법정공방을 예고한 상태다. 그런데 항소심이 시작되자마자 삼성은 뜻밖의 걸림돌을 만났다.

지난 28일 삼성 재판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삼성 측 변호인들은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미 이 두 사람에 대해서는 이 사건 1심 재판에서 장시간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이중 지난 5월 31일 이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박원오 전 전무는 삼성의 최순실(61·구속기소)씨 모녀에 대한 승마지원 관련 혐의를 밝혀줄 핵심인물 중 한 명이었다.

실제로 박원오 전 전무는 최씨의 딸 정유라(21)씨의 승마코치로서 정씨가 지난 2015년 5월 8일 출산 이후 독일에 건너간 시기부터 최씨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독일 승마지원 컨설팅회사 코어스포츠와 삼성전자 간 용역계약 체결 등의 과정을 겪어왔던 인물이다.

특히 그는 삼성 측 피고인 중 코어스포츠와의 용역계약 체결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던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전 대한승마협회 회장)과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전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와 여러 차례 접촉한 바 있다.

그만큼 박 전 전무의 증언 한 마디 한 마디는 이 사건 재판의 승마지원 뇌물공여 혐의를 좌우하는데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러나 삼성 측의 기대와는 다르게도 사건 흐름 상 중요한 단락에서 삼성 측과 박 전 전무의 입장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삼성 측 입장에 따르면, 지난 2015년 7월 25일 이재용 부회장과 박근혜(65ㆍ구속기소) 전 대통령 간의 2차 독대에서 나온 올림픽 승마지원 관련 질책 이후, 박상진 전 사장은 같은 해 7월 29일 독일로 건너가 박원오 전 전무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박상진 전 사장은 박원오 전 전무로부터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질책을 받은 원인에 대해 “뒤에는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순실이라는 사람이 있다”라는 취지의 말을 듣게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삼성 재판 항소심에서 증인으로 재신청되며, 이재용 부회장과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연합)
삼성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승마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최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삼성의 승마지원 문제점 등에 대해 험담을 했고, 이에 이재용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독대 자리에서 질책을 받았다는 설명이었다.

특히 황성수 전 전무는 박원오 전 전무로부터 “최순실이 대통령과 친해서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들의 경질 등 일련의 사태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라는 취지의 이야기까지 듣게 됐다.

이에 박상진 전 사장과 황성수 전 전무는 독일에서 귀국한 뒤 2015년 8월 3일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 실장 그리고 장충기 전 삼성미래전략실 차장과 대책회의를 열었고, 이재용 부회장이 대통령으로부터 질책을 받았던 이유와 최씨의 존재에 대해 설명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책회의 결과 최지성 전 실장은 “이 요구는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결정했고, 삼성 측은 최씨의 요구대로 승마지원을 추진해 그가 박 전 대통령에게 다시는 삼성에 대한 험담을 하지 않게 하는 방침을 세웠다.

이후 삼성 측은 박원오 전 전무로부터 전달받은 올림픽 승마지원 중장기 로드맵의 내용대로 정유라씨를 포함한 승마 대표선수들의 독일 승마전지훈련을 지원하기로 했고, 2015년 8월 26일 코어스포츠와 승마지원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물론 삼성 측은 코어스포츠와의 계약까지의 모든 과정이 청와대로부터 삼성이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고, 최씨와 박 전 대통령 측의 ‘강요’로 이뤄진 것일 뿐 뇌물공여를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승마지원에 대해서도 정유라씨를 단독으로 지원할 계획은 전혀 없었고, 2016년 4월에야 코어스포츠의 대주주가 최씨였다는 사실을 알 정도로 최씨 특정인에 대한 지원의 의도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핵심인물 박원오 전 전무는 이런 삼성 측 입장을 거들어주지 않았다. 삼성 재판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 다음날, 박 전 전무는 이전 5월 31일 증인신문에서 없었던 ‘폭탄발언’을 쏟아냈다.

박원오 전무 “박상진 사장, 삼성-코어 계약은 VIP가 말 사주라고 한 것이라 말해”

박원오 전 전무는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 대한 77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 전 전무는 이미 지난달 11일 같은 사건 재판에서 한 차례 증인신문을 거쳤고, 박근혜 전 대통령 측 변호인 반대신문 등을 남겨둔 상태였다.

이날 재판에서 박원오 전 전무는 검찰 측 재주신문 과정에서 그동안 재판에서 전혀 나오지 않았던 새로운 증언을 하며 재판정을 다소 술렁이게 했다.

그 문제의 발언은 지난 2015년 10월 19일 삼성이 마필 ‘살시도’의 구입 계약을 체결하고 마필 대금을 송금한 이후 시점에 대한 이야기에서 비롯됐다.

같은 해 11월 황성수 전 전무는 박원오 전 전무에게 살시도의 소유주가 삼성이기 때문에 이 마필의 명의를 부동산 등기처럼 확실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문의했고, 이에 박 전 전무는 마필 여권에 삼성의 이름을 기재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최씨가 격노했고, 박원오 전 전무가 보는 앞에서 “이재룡이 VIP 만났을 때 말 사준다고 했지, 언제 빌려준다고 했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최씨의 말에서 이재룡은 그가 이재용 부회장의 이름을 오해해 잘못 말한 것이었고, VIP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의미했다. 이날 재판에서 박원오 전 전무는 검찰 측 재주신문에서 그 말을 들은 것은 여전히 사실이라고 증언했다.

이어 특검 측은 박 전 전무에게 “박상진 전 사장에게도 이와 같은 말을 들은 적이 있는가”라고 물었고, 박 전 전무는 “들은 적이 있다”라며 증언을 이어 나갔다.

박원오 전 전무는 “제가 (2015년) 12월 2일에 한국에 와서 박상진 사장과 1월경에 만났다”라며 “만나는 자리에서 저는 첫마디로 ‘독일 일을 잘 챙겨보십시오. 저는 독일에서 손을 떼고 왔습니다’라고 하니까, 박상진 사장이 ‘독일 이야기는 하지 말고 우리 앞으로 아시아승마협회 일이나 합시다. 이건 VIP가 말 사주라고 한 사건인데, 세상에 알려지면 탄핵감입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라는 충격적인 증언을 했다.

이어 그는 박상진 전 사장으로부터 “앞으로 당신 입 조심하고, 잘 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 앞으로 주의하라. 나도 일정이 빽빽하지만 한 달에 한 두 번씩 만나서 저녁 또는 점심식사를 하자”는 말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박상진 전 사장이 자신을 마치 관리하려 했고, 독일 일에 관여하지 말하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설명이었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사진=연합)
박원오 전 전무의 이 발언 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어이가 없다는 듯 심한 웃음을 보였고, 방청석도 침묵을 지킨 채 대부분의 시선이 계속해서 웃고 있는 박 전 대통령에 향했다.

평소 증인의 증언에 반응을 잘 보이지 않았던 박 전 대통령이었지만, 이날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황당하다는 웃음으로 박 전 전무의 증언에 답했다.

특검 측도 박원오 전 전무에게 “지금 이런 이야기 처음으로 말한다”라고 하자, 박원오 전 전무는 “검사님이 물어본 적도 없었고, 특검 조사 시점에서 이런 이야기를 굳이 해서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안 좋을 것 같아 말을 안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언급했던 대로 박원오 전 전무의 해당 증언은 상당히 충격적이고, 이날 재판의 소송관계인도 아닌 삼성 측에 불리한 내용임이 분명했다.

삼성 측은 2015년 7월 25일 이재용 부회장이 대통령 독대 자리에서 올림픽 승마지원을 제대로 챙기라는 질책을 들었을 뿐, ‘말을 사주라’는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고 가지는 않았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박 전 전무가 말하는 박상진 전 사장의 “VIP가 말 사주라고 한 사건인데, 세상에 알려지면 탄핵감”이라는 발언은 마치 삼성 측이 코어스포츠와의 승마용역 계약이 은밀하고, 뇌물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한 채 이뤄졌다는 취지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이어 박원오 전 전무는 삼성 측 변호인 및 피고인들이 자신들의 재판에서 밝힌 바와는 전혀 상반된 증언을 이어나갔다.

박원오 전 전무는 삼성 측 입장과는 전혀 다르게, 삼성 측이 먼저 자신에게 “승마종목을 올림픽까지 지원할 것이니 정유연(정유라의 개명 전 이름)을 포함한 지원계획을 한 번 만들어 봐달라”라고 요청했기 때문에 2015년 7월 29일 박상진 전 사장을 만났고, 승마지원 관련 조언을 했다고 밝혔다.

특히 박 전 전무 자신은 당시까지 최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알고는 있지만, 최씨로부터 직접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들은 적이 없기 때문에 ‘비선실세’로 불릴 만큼의 영향력이 있다는 점을 잘 몰랐다는 입장이었다.

때문에 삼성 측에 이재용 부회장이 대통령으로부터 질책을 받은 이유는 그 뒤에 최씨가 있다거나, 최씨가 문체부 국과장들의 경질에 관여됐다는 말도 한 적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이어 박 전 전무는 박상진 전 사장 측이 올림픽 승마지원 중장기 로드맵을 먼저 요구했다며 특검 측의 주장과 궤를 같이 했다.

또 2015년 7월 31일 박원오 전 전무 그리고 박상진 전 사장 및 황성수 전 전무와 같이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만났을 당시 정유라씨를 승마지원 계획에 포함시킬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고, 여기서 “대한승마협회에서 선수를 뽑으면 정유라가 포함되지 않을 수 있으니 삼성에서 자체적으로 선수단을 꾸려서 파견하라”고 조언해 삼성 측이 이를 받아드렸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박원오 전 전무는 황성수 전 전무와 협상을 통해 코어스포츠와 삼성전자 간 용역계약료는 213억원으로 확정했고, 사정에 따라 이 용역료가 더 늘어날 수도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 예로 당시 삼성으로부터 지원받는 차량을 처음에는 중고 벤츠로 계약했지만, 황성수 전 전무가 동의해서 새 차로 바꾼 일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진(위) 전 삼성전자 사장과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가 지난 8월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삼성 재판 선고공판이 끝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
이날 재판에서 박원오 전 전무는 삼성 측에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한 폭탄 발언과 함께 최씨 와의 승마지원 계약이 삼성 측에서 적극적으로 그리고 은밀하게 이뤄졌다는 점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증언을 하면서, 전날 삼성 측이 자신을 증인으로 재신청한 것에 대해 향후 삼성 재판에서 어떤 증언을 할지 예고했다.

최순실과 인연을 끊은 박원오에, 굳이 극비사항 말할 필요 있었을까

향후 삼성 재판 항소심에서 특검 측은 지난달 29일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 대한 77회 공판에서 박원오 전 전무의 증언이 담긴 증인신문 녹취서를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전 증인신문에서 나오지 않았고 특검 측의 혐의 입증에 유리한 증언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에 특검 측 입장에서 그럴 필요성은 충분히 있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 측에게는 항소심 초반에 발생한 이런 걸림돌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할지 과제가 생겨버렸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가 박원오 전 전무의 새로운 폭탄 발언을 혐의 입증을 위한 중요한 증거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재판부가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증인신문에 집중하기보다는 ‘법리문제 위주’로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전문증거 또는 한 개인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고도 볼 수 있는 박원오 전 전무의 새로운 증언에 재판부가 크게 주목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물론 이 사건 재판이 확증이 나오기 어려운 만큼 1심 재판 때처럼 재판부가 정황상 증거에 치중한다면 박원오 전 전무의 해당 증언도 삼성 측 입장에서는 골치가 아플 수 있다.

그런데 사실 박원오 전 전무의 이날 새로운 증언은 정황상으로 보더라도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우선 2016년 1월경 박원오 전 전무가 박상진 전 사장과 만나 그로부터 “이건 VIP가 말 사주라고 한 사건인데, 세상에 알려지면 탄핵감이다. 앞으로 당신 입 조심하고, 잘 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 앞으로 주의해라”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 경위에 대해 살펴보면 이런 점을 충분히 추론해 볼 수 있다.

이날 자리는 박원오 전 전무가 독일에서 최순실씨와 비즈니스적으로 결별을 하고 난 뒤 한국으로 들어와 박상진 전 사장에게 최씨가 독일에서 삼성으로부터 받은 승마지원 용역대금을 잘 못된 곳에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실제로 최씨는 삼성으로부터 2015년 4/4분기 용역대금을 받아 비덱 타우누스 호텔을 구입했다. 최씨는 이를 향후 선수들이 독일에 왔을 때 숙소로 활용하기 위한 명목이었지만, 1층에서 커피숍을 운영하거나 투숙객을 받는 등 호텔을 통해 사적 이익을 취하면서 삼성과의 계약 내용에 위배될 소지가 있었다.

그런데 박상진 전 사장이 당시 박원오 전 전무로부터 그가 최씨와의 관계를 끊었고, 최씨가 독일에서 용역대금으로 잘못된 운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됐다면, 그에게 더 이상 극비사항을 알려줄 필요는 전혀 없었다.

박원오 전 전무 자신도 당시 박상진 전 사장이 자신에게 “독일 일에 더 이상 관여하지 말라”고 증언한 바 그대로, 이제 더 이상 코어스포츠와 삼성전자 간 용역계약에 있어서 아무런 위치에 서지 못한 이에게 “이건 VIP가 말 사주라고 한 사건인데, 세상에 알려지면 탄핵감이다. 앞으로 당신 입 조심하고, 잘 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라는 극비사항을 일러줬다는 점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

특히 박상진 전 사장은 지난 8월 1일 자신의 피고인 신문에서 박원오 전 전무의 첫 인상에 대해 ‘사기꾼’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심스러운 관계라는 취지의 증언을 한 바 있다.

항소심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이 극복해야할 과제는 여전히 산더미다. (사진=연합)
그런 그에게 향후 알려지면 큰 탈이 날 수 있는 말을 했다는 점에 있어서 박원오 전 전무의 이 증언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박원오 전 전무가 증언한대로 당시 박상진 전 사장이 자신을 '관리'하려는 의도가 느껴졌다면, 관리라는 말 그대로 박 전 사장은 언행을 더욱 조심하고 박 전 전무의 동향 파악에 더욱 신중했어야지 “이건 VIP가 말 사주라고 한 사건인데, 세상에 알려지면 탄핵감이다”라는 말을 했다는 증언은 어느 누구에게도 쉽게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삼성 측도 이런 점을 충분히 참고해 박원오 전 전무의 증인신문에 다시 나설 계획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박 전 전무가 건강상태 등으로 증인 출석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항소심은 첩첩산중에 있는 상태다.

한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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