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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국감에서 지나친 LH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고질적 문제

토지현황 반영 못한 보상가 산정 문제, 향후 개선책은
  • 토지 매매대금 산정에 착오를 빚으며 실제 취득가액보다 낮은 금액을 보상하려 했던 LH공사의 사례가 밝혀졌다. (사진=연합)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택지개발사업 중 토지의 매매대금 산정에 착오를 빚으며 실제 취득가액보다 낮은 금액을 보상하려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토지 소유주들은 LH공사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최근 일부 승소하며 늦게나마 정당한 토지 매매대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LH공사는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일들로 인해 개발사업에 있어 지역 주민들과 상당한 분쟁을 일으킨 바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국회의원들로부터 여러 질타를 받았던 LH공사였지만, 이 고질적인 토지 보상금 산정을 둘러싼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 등이 다뤄지지 않으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LH공사는 지난 2009년 초 경상남도 A시의 택지개발사업을 위해 인근 3만 2500㎡ 규모의 토지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LH공사는 해당 토지의 소유주 여섯명과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토지보상법, 구 공익사업법)’에 따라 토지의 협의취득 절차에 들어갔고, 결국 협의취득계약이 이뤄진 뒤 해당 토지에 대한 소유권 이전등기까지 완료했다.

그런데 이후 이들 여섯명의 토지 소유주들이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LH공사가 해당 토지의 종류, 즉 지목(地目)을 잘못 평가한 상태에서 협의취득이 이뤄졌다는 주장이었다.

때문에 LH공사 측이 제대로 된 지목으로 평가를 했다면 더 높은 취득가액이 나올 수 있음에도 이런 오류를 범해 기존 토지 소유주들이 불리한 토지 취득대금이 책정됐다는 입장이었다.

실제로 LH공사 측이 해당 토지들을 협의취득한 직후 소유주들이 감정사들을 통해 이 토지들의 현황을 항공사진 등에 따라 판독한 결과, 기존 LH공사 측이 판단한 지목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첫 번째 토지 소유주의 경우 LH공사 측이 평가한 지목은 6685㎡ 규모의 임야였지만, 새롭게 감정평가한 바에 따르면 대략 임야는 4933㎡에 불과했고 나머지 밭 791㎡와 잡종지 966㎡, 도로 119㎡와 함께 이뤄진 토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토지의 경우에도 LH공사 측은 토지의 총 면적 중 임야가 100%를 차지했지만, 이후 감정평가에서는 임야뿐만 아니라 밭과 도로, 잡종지 등이 다양한 지목으로 구성돼 있었다.

기본적으로 기존 임야가 형질변경 등을 통해 도로나 논ㆍ밭ㆍ과수원 등의 다양한 지목이 형성된다면, 보통 토지가치는 상승해 더 높은 가격에 토지 매매가 가능해진다.

마찬가지로 이들 여섯명의 토지 소유주들의 지목을 밭과 도로, 잡종지 등을 포함해 새롭게 감정평가한 금액은 LH공사 측이 판단한 취득가액보다 모두 높았다.

첫 번째 토지 소유주는 기존 LH공사가 판단한 취득대금에 비해 새로운 감정평가 금액에서 약 400만원 이상, 두 번째 토지 소유주는 880만원 이상, 세 번째 및 네 번째 토지 소유주는 70만원 이상 차이를 보였다.

심지어 한 토지 소유주가 보유했던 토지의 경우 새롭게 감정평가한 금액이 LH공사 측이 평가한 취득가액보다 무려 6600여만원이나 높았다.

이에 새롭게 감정평가된 바에 따라, 이들 토지 소유주들은 기존 보유하고 있던 토지의 감정평가 금액과 LH공사가 판단했던 임야 100%의 협의취득가액의 차액만큼을 보상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토지 소유주들과 LH공사가 토지의 협의취득 당시 체결한 약정 중 ‘매매대금이 고의, 과실 등으로 과다 또는 과소하게 책정돼 지급됐을 때 과부족을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고 해당 금액을 즉시 반환해야 한다’는 내용에도 이행사항으로 명백히 반영돼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토지 소유주들과 LH공사는 의견을 좁힐 수 없었고, 결국 소송을 제기하며 법원의 판단에 맡겨 볼 수밖에 없었다.

LH공사 측은 토지 소유주들의 주장에 따른 보상을 해줄 수 없다고 반박하며 해당 토지들의 지목이 공부상으로 ‘전부 임야’인 것이 사실이라고 맞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임야를 개간 또는 형질변경을 하기 위해서는 산림법이나 기타 관계 법령에 따라 개간허가 및 산림형질변경허가를 받아야 함에도 당시 이들 여섯명의 토지 소유주들이 각 토지 인근에 거주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해당 토지들은 인근 마을 거주민들이 이들의 토지를 불법 개간 및 형질변경을 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다시 말해 이들의 토지가 공부상으로는 임야임에도 불구하고 관계 법령에 의한 허가 또는 신고의무가 지켜지지 않은 채 제3자로 인해 밭과 도로 등으로 불법형질변경이 됐다는 설명이었다.

  • LH공사. (사진=연합)
물론 공익사업법 제70조 제2항에서는 토지에 대한 보상액이 원칙적으로 가격시점에 있어서의 현실적인 이용상황과 일반적 이용방법에 의한 객관적 측면을 고려해 산정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심지어 공익사업법 시행규칙 제24조에서는 불법형질변경토지라고 할지라도 토지가 형질변경됐을 당시의 이용사항까지 상정해 토지 보상액을 평가해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있다.

정리해 보자면 아무리 특정 토지의 공부상 지목이 있을지라도, 토지 보상액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해당 시점에서 토지의 실제 이용상황을 고려해 산정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또 대법원 판례(사건번호 2012다39714)에 따라 공익사업법상 수용대상 토지가 불법형질변경에 해당한다거나 관계 법령에 의한 허가 또는 신고를 하지 않은 채 형질변경이 이뤄졌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이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의 보상액 산정방법 적용을 주장하는 측에 있다.

이에 해당 토지가 불법 형질변경됐다는 주장에 대한 입증책임은 LH공사 측에 있었지만, 이들은 법원에 유의미한 입증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 사건 재판을 담당했던 재판부는 최근 선고를 내리며 “토지가 불법으로 형질변경됐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어 LH공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LH공사 측은 여섯명의 토지 소유주들의 주장대로 협의취득 당시의 실제 토지 현황을 반영한 새로운 평가액과 기존에 지급한 협의취득가액의 차액을 지급해야 했다.

사실 LH공사 측의 토지 취득가액을 둘러싼 토지 소유주들과의 의견 마찰은 종종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있다.

주로 이번 사례처럼 LH공사 측이 공익사업법에 따라 보상계획을 공고한 후 감정평가 작업을 통해 보상금을 산정하지만, 해당 가격이 터무니없고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 역시 옳지 않다는 내용들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양원공공주택지구 개발에 따른 주민들과 LH공사 간의 갈등 역시 그랬다. 당시 해당 주민들은 LH공사 측이 수년전 평당 500만원에 땅을 매입했지만 현재 통보한 보상가격이 평당 반값 수준이라는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감정평가 역시 LH공사 측은 그린벨트 보상 기준을 제시했지만, 주민들은 역세권에 맞는 보상가를 책정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다른 사례로 지난 2013년 LH공사가 개발을 추진했던 마장택지개발사업에서도 감정평가 기간 중 해당 개발사업 지구 내의 공시지가가 40% 이상 폭등했지만, LH공사가 제시한 토지보상가는 오히려 수년전에 비해 낮게 책정되면서 주민들과 심각한 갈등을 겪기도 했다.

  •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왼쪽)은 2018년도 국정감사에서 고질적인 토지 보상금 산정을 둘러싼 문제점에 대해서는 국회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지 않았다. (사진=연합)
LH공사는 토지보상법과 토지보상법시행규칙 등 관련법에 따른 토지 보상금 산정기준을 마련해 두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경상남도 A시 택지개발사업의 사례처럼 주민들이 LH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LH공사가 토지 보상금 산정 관련 패소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만큼 일개 사기업도 아닌 공공기관인 LH공사의 토지 보상금 산정기준이 형식적이며 나아가 유명무실하게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H공사의 토지 보상금 산정을 둘러싼 개발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은 여전하며 법정분쟁까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2018년도 국정감사에서 LH공사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해당 내용은 오르지 못했다.

향후 LH공사 측의 해당 문제를 둘러싼 개선을 위해서라도 정치권에서 이 부분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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