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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SK, 두 대형 건설사의 법정 공방 사연

공동 수주 사업 공사비 문제로 ‘티격태격’
  • 터키 보스포루스 제3대교는 현대건설과 SK건설이 공동 건설했다.(현대건설)
터키는 지리적으로 아시아 대륙 서쪽 끝에 있는 나라로, 3%의 유럽 땅과 97%의 아시아 땅으로 구성됐으며 보스포루스 해협이 그 경계를 이루고 있다. 이 보스포루스 해협을 가로질러 동서양을 연결하는 교량 건설에 현대건설과 SK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 바 있다. 양사는 보스포루스 제3대교 건설 공사를 6대 4의 지분으로 나눠 2013년 공동 수주했고, 이 교량은 2016년 8월 개통됐다. 그런데 사이 좋게 이 공사를 공동 수주했던 두 회사가 지금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무슨 사연일까.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터키 보스포루스 제3대교 공사를 공동 수주한 SK건설과 현대건설 측이 1시간이 넘는 법정 공방전을 펼쳤다. SK건설은 보스포루스 제3대교 건설과 관련된 공사비 산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1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바 있다.

SK건설 측은 이날 재판에서 "보스포루스 교량 건설 사업에서 현대건설이 2012년 공사비 산정 업무를 담당했다”며 “2640m에 이르는 대규모 교량을 건설하면서 바람막이 벽(Wind Breaks) 설치가 필수였지만 현대건설로부터 바람막이 벽 설치에 대한 비용 산정 내용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SK건설은 "현대건설이 공사 입찰 가격의 적정성을 검토하도록 충분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공사 입찰 가격 산정 자료를 제대로 제공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SK건설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김 모 전 SK건설 인프라 해외 견적팀 담당 부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켰다. 김 전 부장은 보스포루스 제3대교 공사 당시 SK건설에서 기획, 현장 공사, 공정 관리 업무를 맡았던 인물이다.

그는 법정에서 "보통 4~5명이 3~4개월간 공사비 견적 업무를 수행하는데 직원 인건비 같은 현장관리비 사항이 공사비 산정에서 빠졌다"며 "우리는 현대건설의 기술력을 믿었기 때문에 공사비 산정도 신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현대건설 측은 "당시 '시공 검토 일정' 자료에 따르면 추가 도면, 설계 자료, 지반 조사 자료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 업무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설계상 필요할 경우 바람막이 벽을 설치하도록 돼 있었지만 SK건설 담당자는 당시 바람막이 벽 설치에 대해 묻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특히 현대건설 측은 "공사 당시 현대건설이 공사비와 관련된 모든 세부 견적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무를 명시한 문서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SK건설이 견적에 대해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적도 없었으며, 터키 보스포루스 제3대교와 관련해 A4지 57장 분량의 설계 도면만 가지고 CCTV 설치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견적을 낼 수 없었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SK건설 측은 "추가 도면에 따라 공사비 견적이 구체화될 수 있지만 견적 당시 엘리베이터 개수, CCTV 개수 등 세부적인 견적을 낼 수 없는 상황이었고, 견적을 검토하는 능력에서도 현대건설이 SK건설보다 뛰어났다"고 주장했다.

이 소송은 2016년 3월 제기돼 서울중앙지법에서 공판이 이어지고 있다. 본지는 양사의 입장을 들어보려 했지만 현대건설과 SK건설 양사 관계자 모두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어서 따로 이야기할 것이 없다”는 답변만 내놓았다.

그런데 두 회사는 보스포루스 제3대교 공사와 관련해 이미 한 차례 소송전을 벌인 바 있다. 현대건설이 2016년 8월 40억 원대의 공사 원가 부담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다. 이 소송은 2017년 6월 서울중앙지법이 피고였던 SK건설의 손을 들어주면서 마무리됐다.

현대건설과 SK건설의 법적 분쟁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2017년 9월 서울중앙지법은 현대건설이 SK건설을 상대로 '공동 도급 공사에 따른 공동 분담금을 지급하라'며 제기한 1심 소송에서 현대건설의 승소 판결을 내놨다. 당시 현대건설이 SK건설 측에 청구한 미납금은 51억 1500만 원이었다.

2011년 현대건설은 SK건설을 비롯해 건국건설, 경림건설, 성환종합건설, 이에스산업, 원광건설, 통일건설 등과 공동으로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 건설 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컨소시엄 지분은 현대건설 50%, SK건설 20% 등이었고, 낙찰 금액은 약 1479억 원이었다.

당시 현대건설은 SK건설에 공동 원가 분담금 351억 원을 청구했다. 이 가운데 SK건설은 약 300억 원만 지급하고 51억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현대건설은 SK건설로부터 받지 못한 공사 원가 분담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2015년 1월 제기했고, 재판부는 실행 예산을 초과해 집행된 공사 원가에 대해서도 조합원에게 분담금 지급 의무가 있다고 판결해 현대건설이 승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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