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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뉴브의 비극] 왜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졌나

강우에도 운항 강행…구조작업 지연돼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도나우강)에서 발생한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는 악천후를 고려하지 않은 운항 강행과 심각한 안전불감증 등 복합적인 원인이 겹치면서 대형 인명피해를 야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침몰한 유람선에는 한국인 관광객 30명과 여행사 직원·현지 가이드 등 3명, 헝가리인 선장·승무원 2명 등 모두 35명이 타고 있었다. 여행사 측은 자사 인솔자를 포함해 모두 31명이 탑승했고 현지에서 가이드 등 2명이 합류했다고 밝혔다.

한국인 사망·실종자는 31일 오후 2시 현재(한국시간) 총 26명(사망 7명, 실종 19명)이다. 현지 당국은 사고 후 14명을 구조했으나, 이 가운데 7명이 숨지고 7명은 생존했다고 밝혔다. 다른 한국인 19명은 사고 발생 이틀째인 지난달 30일까지도 실종상태였다.

대형 사고로 이어진 원인은 첫째, 폭우에도 운항을 강행했다는 점이 지적된다. 운항을 중단했어야 했지만, 취소 시 관광객들의 반발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헝가리 현지 언론 등은 이날 약 29㎜의 폭우로 유속이 빨라진 상황에서 배가 충돌해 침몰이 가속화됐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구명조끼 등 구명물품을 착용하지 않았고, 구조 신고와 작업이 지연된 것도 피해를 키웠다. 사고선박인 허블레아니호의 선사 ‘파노라마 데크’의 대변인 미하리 토스는 현지 언론에 “배에 구명조끼가 있었지만 충돌 후 몇 초 안에 배가 가라앉아 승객과 승무원이 구명조끼를 착용할 시간이 있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외교부도 기자회견을 통해 “현지 공관 확인 결과 탑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쪽 관행이라고 알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사고 원인 조사 과정에서 왜 탑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람선 구조 신고 역시 10여분 뒤에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9일 아드리안 팔 헝가리 경찰국장은 긴급 브리핑을 열고 유람선 '허블레아니' 호가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와 충돌한 뒤 7초 만에 침몰했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시간은 현지 시간 29일 밤 9시 5분이었고 첫 사고 발생 접수는 10분 뒤에 이뤄졌다. 구조된 탑승객들은 바이킹 시긴이 허블레아니를 들이받은 뒤 구조하지 않고 그대로 운항했다고 진술했다.

셋째, 허블레아니가 복원력이 떨어지고 탈출도 힘든 구조의 노후 선박이었다는 점이 문제였다. 유람선은 배 안에서 휴식 중인 사람들이 바깥으로 탈출하기 어려운 이중갑판 구조였으며, 선체 바닥이 평평해 복원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고 당시 허블레아니가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와 충돌한 뒤 뒤집히면서 7초 만에 전복됐고, 배가 뒤집히지 않았다면 갑판 등에서 구조를 기다릴 시간을 벌 수 있지만 배가 뒤집히면서 승객들은 급물살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외에도 해당 지역의 적정 선박 수를 초과한 관광용 선박 운항, 탑승객 중 60대 이상 15명으로 고령자가 많았다는 점, 폭이 좁고 모래가 쌓인 곳이 많아 배가 다닐 수 있는 항로가 제한적인 다뉴브강의 지형 등이 피해를 늘린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편 사고 직후 현지 당국이 대규모 구조와 수색을 벌였음에도 강풍과 비가 멈추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침몰 사고가 발생한 시점의 다뉴브강 수온은 10~12도 정도로 체온보다 훨씬 낮다.

강휘호기자 noah@hankooki.com

‘인어’라는 뜻의 헝가리 국적선…최대 탑승 인원은 60명

지난달 29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허블레아니(HABLEANY)’호는 헝가리 국적선이다. 허블레아니는 우리말로 ‘인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선체는 길이 27m, 폭 5m, 높이 9m 크기의 유람선길이 27m, 폭 5m, 높이 9m 크기의 유람선이다.

선박의 구조는 2층으로 되어 있으며, 최대 탑승인원은 60명이다. 관광용 크루즈용으로 이용될 때는 45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허블레아니는 지난 2003년 운항을 처음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블레아니는 70년 된 노후선박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직후 외신이 보도한 ‘선박 등록부(Hajoregiszter.ru)’현황에 따르면 허블레아니는 1949년 소련 헤르손 조선소에서 건조된 이후 1980년대에 헝가리제 새 엔진을 장착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선박 등록소나 선박 운영사 측으로부터 실제 허블레아니호 선령(船齡)에 대해서는 답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헝가리의 선박 규정은 30년이 넘은 선박이 운행할 수 없도록 한 우리나라와 달라 사고를 불렀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유도선사업령을 개정해 2016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선령 제한은 대부분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지 않다.

한편 허블레아니호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머르기트(Margit)다리 인근의 여객선터미널에서 평소 출항해왔다. 헝가리 국회의사당, 부다 왕궁 등 관광지를 지나 약 5km 떨어진 페퇴피(Petofi)다리까지 간 뒤, 다시 돌아오는 방식으로 약 3시간가량 운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블레아니호의 평균 시속은 약 10km 다. 배의 위치정보(AIS) 추적 전문사이트 마린트래픽(Marine traffic) 자료에 따르면 사고 날도 평소와 큰 차이 없이 시속 9km~11km로 운항했다. 하지만 악천후 속에서 다른 대형 크루즈가 추돌하면서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지 외신에 따르면 당시 기온은 14도 안팎이었고 비가 내렸다. 당시 배에는 별도의 구명조끼나 구조보트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과 소방당국이 다뉴브강 하류를 따라 실종자 수색에 나선 상태다.

강휘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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