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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33명 탑승 유람선, 충돌 후 ‘전복’

구조·수색 작업 '난항'
헝가리에서 최악의 참사가 벌어졌다.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이 침몰해 다수의 한국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참사의 원인은 인재(人災)로 추정된다. 한국 정부는 현지에 적극적 구조 및 공조를 요청하며 긴급구조대를 파견해, 헝가리 당국과 구조 및 수색 작업 등에 나섰다.
  •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한국인 단체여행객 33명이 탄 소형 유람선 ‘허블레아니’가 밤 9시5분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대형 크루즈선과 부딪혀 침몰했다.
사상자 다수 한국인

지난 29일(현지시간) 한국인 단체여행객 33명이 탄 소형 유람선 ‘허블레아니’가 밤 9시5분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대형 크루즈선과 부딪혀 침몰했다. 그로 인해 사고 당일에만 7명의 한국인 사망자가 확인됐다. 이 같은 피해는 해외에서 발생한 한국인의 안전사고 중 최대 규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피해 유람선에는 한국인 관광객 33명과 헝가리 승무원 2명 등 총 35명이 타고 있었다. 한국인들은 국내 여행사 ‘참좋은여행’을 통해 패키지 투어를 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유람선이 침몰하는 데에는 불과 7초밖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 경찰에 따르면 대형 크루즈선인 ‘바이킹 시긴’은 북쪽으로 가던 허블레아니호와 가까워지자 돌연 방향을 틀었다. 그 과정에서 두 배가 충돌했으며, 소형 선박인 허블레아니호는 급속도로 전복되고 말았다.

허블레아니호는 다른 유람선과 비교해 매우 낡고 작은 크기다. 1949년 옛 소련에서 건조됐다고 한다. 이 유람선의 운항 업체인 ‘파노라마 덱’에 따르면 허블레아니호는 자사가 보유한 12척의 유람선 중 가장 작은 선박이다.

때문에 참사 원인 역시 이와 관련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가 근방에 접근한 소형 유람선 허블레아니호를 발견하지 못해 부딪혔다는 것이다. 이는 특히 사고 발생지인 부다페스트에서의 대형 유람선 운항이 최근에야 활성화됐다는 점에 비춰 신빙성을 얻고 있다.

한국 정부의 진단 역시 비슷하다. 외교부에 따르면 허블레아니호는 이날 오후 8시께 호우와 강풍이 심한 날씨 속에서 국내 여행객들을 태우고 1시간가량 강을 돈 다음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바이킹 시긴호는 슬로바키아로 향하던 길이었으며, 이 배는 허블레아니의 후면을 들이받았다.

외교부는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았고, 한 달 동안 비가 많이 와서 강물이 많이 불어난 상태였으며 유속이 빨랐고 수온도 10~12도 정도로 차가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이 타고 있던 선박은 최대 45명까지 탈 수 있는 소형 선박으로, 대형 크루즈선과 충돌한 영향으로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인재로 추정…수색·구조 어려워

‘예견된 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 발생 소식이 전해지자 허블레아니호에 승선한 적이 있는 시민들 사이에선 “해당 유람선은 구명조끼와 안전벨트도 갖추지 못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한 시민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다뉴브강을 올림픽대로에 비유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제기됐다. 헝가리 인터넷매체 인덱스를 보면 한 업계 관계자가 다뉴브강에서 대형 선박이 급격히 늘어난 점을 꼬집었다. 그에 따르면 부다페스트는 비교적 최근 세계적 관광지로 주목을 받았으며, 그로 인해 대형선박 운항이 잦아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큰 사고가 날지도 모른다는 말이 파다했다.

다뉴브강의 지형적 구조도 여러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사고 당시 거센 호우로 수심이 깊어졌다지만, 그렇더라도 이곳 자체가 물이 깊지 않은 탓에 항로가 적은 편이라는 분석이다. 다뉴브강은 폭이 400m에 수심은 8m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한강은 폭이 1~4㎞에 수심은 14~15m 수준이다.

여러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정확한 원인 분석은 선박 인양 이후 가능할 전망이다. 유람선의 운항 기록이 블랙박스에 남아 있으므로, 배가 인양된 뒤 정밀한 원인 분석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선박 인양 작업이 속도를 내지는 못했다. 사고 발생 이후에도 시속 최대 27km의 강풍이 부는 등 기상 여건이 따라주지 않아서다. 우선 헝가리 당국은 가능한 선에서 사고 선박 인양과 수색작업을 동시에 진행했다. 수색에 나선 구조대원들은 다뉴브강 하류 30㎞ 지점까지 작업 범위를 넓혔다.

수색 작업은 헝가리 경찰청이 총괄 지휘에 나섰다. 현지 대테러청에서도 수색 및 구조에 투입됐다. 헝가리 군에서도 관련 인력을 파견했고, 해경도 헬리콥터와 수중 레이더 등을 동원했다. 이들은 허블레아니호 내부에 대한 수색작업도 철저히 진행해 사고 원인 규명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한국 정부는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외교부 등은 사고 소식을 접한 직후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급파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사고 당일 밤 11시30분쯤 구조 현장을 직접 지휘하고자 헝가리로 향했다. 국내에선 외교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중앙 재난안전 대책 본부 운영 등의 조치가 이뤄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고 소식을 접한 직후 약 15분가량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전화 통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헝가리 구조팀이 한국에서 파견된 긴급구조대가 원활히 공조해 구조 활동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오르반 총리는 “협조할 모든 준비가 돼 있다”며 “배 위치를 찾아 인양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편, 사고 피해 여행객들이 이용한 참좋은여행사 측은 피해자 지원 대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상무 참좋은여행 전무는 “여행객 중 어린이는 1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 가족 단위는 9개 팀 정도로 돼 있다”며 “국내 유가족 명단을 파악해 차례로 연락을 드려 필요한 유가족들에 대한 운송 및 지원 대책에 소홀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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