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종합건설이 100% 출자해 만든 세인트존스호텔이 헤드헌터사와 갈등을 겪고 있다. 사진은 호텔 전경.
김영춘 서해종합건설 회장의 아들 헌성씨가 경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 강원도 강릉에 소재한 세인트존스호텔에 재직 중인 그는 헤드헌터사가 추천한 인재를 뒤로 빼돌려 몰래 합격시켰다는 혐의에 휘말렸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강릉경찰서 경제2팀은 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 지휘 아래 김씨 등 세인트존스호텔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올해 초 이들이 헤드헌터사와 체결한 계약을 어겼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김씨가 재직 중인 세인트존스호텔은 지난해 12월 헤드헌터사를 통해 연봉 9000만원 수준의 레스토랑 조리부장 채용에 나섰다. 이에 A헤드헌터사는 복수의 인물을 추천했는데, 전원이 불합격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거짓이었다. 호텔측은 A사가 추천한 인재를 고용해 함께 일하고 있었다. 당시 호텔 측 인사팀 담당자는 A사 측에 “본사(서해종합건설) 회장님(김영춘 회장) 면접에 따라 합격된 이가 따로 있다”며 사실을 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김씨가 수사 대상에 오른 것은 그가 호텔의 실질적 소유주인 동시에 문제가 된 채용 과정에 직접 개입한 정황이 있어서다. 해당 호텔은 서해종합건설이 100% 출자해 만든 곳이다. 서해종합건설은 김 회장 부자가 각각 76.80%,12.90%씩 지분을 가진 가족기업이다.

김씨는 대외적으로는 ‘기획실 차장’ ‘홍보실 팀장’ 등의 직함을 사용하지만, A사와 맺은 헤드헌팅 계약서에는 ‘대표이사’로 기재돼 있다. 논란이 된 조리부장 채용 당시에는 면접관으로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고측은 이 같은 과정들이 담긴 녹취록 및 기록 등을 전부 수사기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규모 및 피고용인의 급여 등을 감안할 때 A사가 받아야 할 수수료는 1500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말, 늦으면 오는 8월 초쯤 경찰 수사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주현웅 기자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