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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선 “신산업 미래 먹거리”… 檢은 “불법”

법정으로 간 ‘타다(TADA)’
‘타다(TADA)’와 택시업계와 극한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카셰어링 업체인 쏘카는 스타트업 업체인 VCNC를 인수하며 차량공유서비스인 ‘타다(TADA)’를 10월에 본격적으로 출범시켰다. 모빌리티 플랫폼의 신사업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택시업계가 극렬하게 반대하며 지난 2월 ‘타다’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고 이재웅 쏘카 대표도 “업무방해와 무고로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며 강력 대응했다. 지난 7월 국토부의 택시 제도 개편방안 발표, 정부차원의 실무논의기구 출범 등 타다 갈등 봉합을 위한 여러 노력이 있었지만 지난달 28일 검찰이 ‘타다’를 불법 영업으로 결론내리며 불구속 기소하기에 이르렀다.

검찰 “‘타다’는 불법 여객운송 사업”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태훈)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쏘카 이재웅 대표와 자회사인 VCNC 박재욱 대표를 불구속기소했다. 이에 따라 법인 2곳도 재판으로 넘겨졌다. 지난 1일 대검찰청은 타다 기소논란과 관련해 “지난 2월 전국개인택시운송조합연합회 등이 ‘타다’ 운영자 등을 상대로 고발한 사건을 상당한 기간 동안 신중하게 검토해 왔다”고 밝혔다. 차량 공유서비스인 타다에 대한 기소가 성급하게 이뤄진 것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자 검찰은 당국에 기소 방침을 미리 고지했다는 뜻이다.

실제 대검은 지난 7월 정부와 타다와 관련한 정책 조율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검 측은 “지난 7월쯤 정부 당국으로부터 정책 조율 등을 위해 사건 처분을 일정 기간 미뤄줄 것을 요청받았다”며 정책적 대응 상황을 충분히 주시했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검찰은 타다 기소의 근거를 ‘타다’의 서비스 내용이 자동차 대여 사업이 아닌 택시처럼 이용하는 유상여객운송사업으로 봤다. 타다 서비스 자체를 렌트 사업이 아닌 불법적인 여객 운송 사업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법령에 따르면 무면허사업자나 무허가사업자가 면허, 허가 대상의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 이를 단속하고 규제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홍 부총리 “신산업 창출 불씨 줄어들까 우려”

업계는 물론 정치권도 검찰의 ‘타다’ 기소 조치는 과하다는 지적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SNS를 통해 “상생 해법이 충분히 강구되고, 작동되기 전에 이 문제를 사법적 영역으로 가져간 것은 유감”이라는 뜻을 드러냈다. 신산업 육성을 위한 이해관계 조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서 사법적 개입이 상당히 우려스럽다는 반응이다. 홍 부총리는 “신산업 시도는 필히 기존 이해당사자와의 이해충돌이 발생하기 때문에 ‘상생’ 관점의 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여타 분야 신산업 창출의 불씨가 줄어들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 서울 시내 거리에서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차량이 거리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는 28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이재웅(51) 쏘카 대표와 자회사인 VCNC 박재욱(34) 대표를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연합
‘타다’ 이슈의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의 김현미 장관은 “법안심사소위가 열리는 상황에서 사법적으로 접근한 건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검찰의 타다 경영진 기소에 대해 “검찰이 너무 전통적인 생각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일은 법이 기술 발달로 앞서가는 시스템을 쫓아가지 못해 벌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동차 업계도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업계는 정부가 규제 개선과 각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면서 미래 모빌리티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 ‘주춤’ 우려

차량공유서비스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대표적인 핵심 산업으로 알려져 있다. 전세계적으로 차량공유서비스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출범한 우버는 미국 시장을 너머 전세계 600여개 도시로 확장하며 교통수단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과 관련 법제 시스템의 미비로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타다는 ‘11인승 카니발로 택시 면허 무소지자가 유상으로 승객을 태우는 방식’을 활용했다. 현행 운수사업법의 틈새를 노린 것이다. 하지만 검찰의 기소로 사업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그랩’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대표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은 것은 물론 차량공유서비스에 부정적이었던 유럽도 변화되기 시작했다. 베르세데스-벤츠와 BMW는 차량공유서비스인 ‘프리나우’를 출범하며 10억 유로를 공동으로 출자해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갔다. 미국의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도 지난 2016년 모빌리티 플랫폼인 ‘리프트’에 5억 달러를 투자하고 자체 플랫폼인 ‘메이븐’도 운영하는 등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완성차업체들은 차량공유서비스를 포화된 자동차 시장의 미래 먹거리로 보고 신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차량공유서비스를 미래의 중요한 투자 분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복잡한 규제 때문에 관련 투자는 거의 해외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택시업계의 강력한 투쟁, 미비한 관련 법제 등으로 원활한 사업 진행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자동차는 동남아 지역의 최대 차량공유서비스 플랫폼인 ‘그랩’에 2억 75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인도 ‘올라’에 3억 달러를 투자했다. 호주의 ‘카넥스트도어’와 미국의 ‘미고’와도 긴밀한 접촉을 통해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작은 규모로 진행됐던 투자가 업계의 반발로 급히 철수한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차는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인 ‘럭시’에 50억 원을 투자했으나 택시업계의 불매 운동에 부딪혀 몇 개월 만에 보유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천현빈 기자 dynamic@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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