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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낳은 '코리아 포비아'…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이어지나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나 지역이 늘어난 가운데 2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멈춰 서 있다. /연합
‘코리아 포비아(한국 공포증)’가 한국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한국발 방문객 입국을 금지하거나 검역 조치를 강화한 국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교류가 많은 한국 기업들은 울상이다. 해외 출장길은 막혔고 마케팅 행사는 무기한 연기됐다. 해외 공장 완공 및 양산 일정도 늦춰질 공산이 크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국 기업의 지지부진한 실적은 기업 불신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발 입국을 금지 또는 제한한 국가는 총 102개국이다. 전 세계 절반(유엔 회원국 193개국 기준)이 코리아 포비아에 빠져 있는 것이다. 6일 오전 10시 기준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 전역 방문자 입국금지는 37개국, 대구 경북 체류자 등 부분 입국금지는 6개국, 격리조치는 15개국, ‘검역, 비자 및 출입국관리 강화 및 권고사항 등 조치’ 국가는 44개국이다. 한국 출국을 서두르는 ‘코리아 엑소더스’도 나타나는 모양새다.

찬밥 신세인 韓 대기업
중국·베트남과의 교류가 빈번한 LG디스플레이는 출장, 공장 증설 및 양산으로 홍역을 겪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7년 베트남 하이퐁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제조공장을 신설했다. 현재는 공장 증설 중이다. 문제는 한국과 베트남의 하늘길이 끊겼다는 것이다. 7일부터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는 모든 직항 노선의 운항은 중단될 예정이다. 공장 증설 과정에 자사 직원과 엔지니어가 참여하지 못하게 된 셈이다.

LG디스플레이 직원들이 격리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달 26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 당국은 LG디스플레이 사업장에 온 한국인 직원 10여명을 시내 호텔에 격리했다. 주중 한국 대사관의 요구로 격리 조치는 해제됐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광둥성은 2일부터 한국발 방문객 전원을 14일간 격리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1분기(1~3월) 가동 예정이었던 광저우 OLED 공장은 양산 일정이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코리아 포비아를 비껴가지 못했다. 지난달 29일 삼성전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 예정이던 모바일 연구개발 센터 착공식을 취소했다. 베트남 정부는 이날 한국인에 대한 무사증(무비자) 입국 허용을 임시 중단했다. 중국 시안 2공장의 증설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산시성은 지난 3일부터 한국, 일본, 이탈리아, 이란에서 시안으로 들어오는 사람 전원을 14일간 격리하도록 조치했다. 한편 입국을 거부당한 기업도 있다. 지난달 27일 사우디아라비아로 출장 간 현대자동차 직원은 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코리아 엑소더스
한국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저평가 받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한국발 방문객 입국 및 제한 조치를 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한국 기업의 활동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준선 성균관대 교수는 “대면접촉이 불가능하면 투자 및 수출입 상담, 현지 공장 방문이 어렵다”며 “제품 판매량 감소는 판매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한국 브랜드 이미지도 추락하게 된다”라며 “자동차, 반도체, 관광, 항공 등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2월 국내 3만9290대, 해외 23만5754대 등 총 27만5044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6.4%, 10.2%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생산 차질과 판매 수요 위축을 판매량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봤다.

‘코리아 엑소더스’도 나타날 조짐이다. 지난달 27일 러시아 정부는 이달 1일부터 ‘오로라 항공’을 제외한 한-러 정기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오로라 항공의 전세기로 한국 내 자국 국민을 모두 철수하겠다고도 했다. 중국인 유학생의 입국 취소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24~29일 입국 예정이던 중국인 유학생 8234명 중 53.6%가 입국을 취소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입국 예정자 26.4%만이 입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6284명이며 누적 사망자는 총 43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0시에 비해 확진자는 518명 증가했고 사망자는 8명 늘었다. 감소세를 이어가던 일별 신규 확진자 수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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