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확진자 수는 진정…정부, 코로나19 ‘제2차 파도’ 우려

지난 6일 여의나루역 인근에서 점심시간을 맞은 회사원들이 벚꽃길을 걷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이주영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5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와 집콕에 지친 시민들이 속속 거리로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진정세를 보이는 신규 확진자 수는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하면서도, 확산 위험은 여전히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는 ‘제2차 파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지난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신규 확진자가 50명 내외로 유지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라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중증환자에 대한 안정적인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6일과 7일에 각각 47명, 8일은 53명, 9일은 39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명 이하로 줄어든 것은 지난 2월 20일 이후 46일 만이다.

이에 대해 김 총괄조정관은 지난 2월 발생한 신천지대구교회 중심의 대규모 확진환자 폭증이 점차 통제범위 내로 회복한 데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완치돼 격리 해제된 환자들도 6800명에 근접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완치자 수 증가와 신규 확진자 수 감소, 봄철 등을 이유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지면서 외출하는 시민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해외상황 등을 이유로 지난 5일까지 실시하기로 했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19일까지 2주 연장했지만, 실상은 이와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중 시민 이동량은 전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총괄조정관은 지난 6일 정례 브리핑에서 방역당국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1차 시행기간(3월22일~4월5일) 동안 시민들의 이동량 통계를 보여주면서 “3월23일부터 29일까지 국민들의 이동량이 대구 신천지예수교회 집단감염이 발생한 2월 말에 비해 16% 정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달 첫째주 주말인 4일과 5일에 이동량이 다시 4%포인트 정도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인원 수로 보면 20만명, 지난 2월 말에 비하면 이동량이 20% 정도 늘어난 결과다. 계속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피로감을 느끼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참여도는 낮아진 것이다.

여기에 최근 해외입국자를 중심으로 한 신규 확진자들 중 일부가 자가격리를 어기고 적발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일반인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의지도 낮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의 경우 이같은 현상은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8일 서울시내 영업 중인 422개 유흥업소에 사실상 휴업 조치인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그는 “현재 영업 중인 룸살롱, 클럽, 콜라텍 등 유흥업소에 대해 정부가 설정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인 오는 19일까지 집합 금지를 명령한다”고 밝혔다. 지난 8일 기준 서울시내 유흥업소 중 80% 가량은 시 권고에 따라 휴·폐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또 지난 10일 서울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4월 1~8일 서울에서 발생한 113명의 확진자 중 57%가 20대와 30대”라며 “코로나는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고 밝혀 경각심을 일깨웠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 ‘#친구야 다음에 만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새로운 위기와 도전의 시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시장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새로운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며 “해외입국 확진자 증가, 무증상 감염비율 증가, 밀접장소 감염사례 증가, 청년활동 증가, 개학 등이 바로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귀국하는 유학생, 주재원, 여행자 등 해외입국자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있다”며 “해외입국자에 대한 2주 자가격리를 의무화하고, 서울시에서는 선제적으로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일부 해외입국자들의 자가격리 위반과 진단검사 거부 사례들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특히 “강남유흥업소와 칵테일바와 관련한 확진자 발생은 감염폭발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며 클럽이나 감성주점, 칵테일바 등 밀접접촉 공간을 찾는 일부 젊은이들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박 시장이 언급한 서초구 칵테일바 감염 사례에서는 관련 확진자들이 PC방과 노량진 고시촌 학원 등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집단 감염 우려까지 커지는 상황이다. 다중이용시설을 통한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에 방역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 벚꽃길 통행 제한은 지난 10일 해제돼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기간과 맞지 않는다며 한 차례 논란을 빚었다. 서울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지난 9일 “여의도 국회 벚꽃길의 경우 보도통제는 금요일(10일)까지, 차도 통제는 토요일(11일) 오전까지 예정됐다”며 “추가 대응책을 고려 중인 것은 없다”고 말했으나, 논란이 계속되자 결국 교통·보행로 통제를 12일까지 연장했다.

이주영 기자



이주영 기자 jylee@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