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암 푸르지오, 사월마을과 인접…“지역 환경사안 먼저 해결해야”

한들구역 조감도.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대우건설의 올해 2분기 분양물량 중 3분의 1이상을 차지한 ‘인천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단지 근거리에 다수 암환자가 발생하는 등 ‘주거부적합’ 판정을 받은 마을이 위치한 까닭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인천 한들구역(서구 백석동)에 위치한 대우건설의 검암 푸르지오는 상반기중 분양에 들어간다. 4805가구 규모로 구성된 이곳은 대우건설의 올해 2분기 분양물량 1만2690개 중 약 38%에 달하는 최대 사업장이다.

해당 아파트는 ‘친환경 단지’를 콘셉트로 한다. 단지와 멀지 않은 서구 아라뱃길 인근에서 멸종 위기종 2급 양서류인 맹꽁이가 발견된 점 등을 들어서다.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란 목소리가 나온다. 주민들의 생활반경 안에 ‘사월마을’이 있기 때문이다. 검암 푸르지오와 직선거리로 약 1㎞ 떨어진 이 마을은 지난해 말 정부로부터 ‘주거부적합’ 판정을 받은 곳이다. 무분별하게 들어선 소규모 공장들로 인해 환경오염이 발생했기 때문인데, 인천시도 이런 문제점을 반영해 주민 집단이주를 추진 중이다. 실제 마을 내 165곳의 공장 중 82곳이 유해물질 취급 사업장이다.

구체적으로 사월마을은 지난 10여 년 간 주민 122명 중 총 15명에 각종 암이 발생하고, 8명이 사망에 이르면서 문제가 된 곳이다. 이에 국립환경과학원이 조사에 나선 결과 마을 주민의 소변 중 카드뮴, 수은,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대사체 및 혈액 중 납 농도가 국민 평균보다 1.1~1.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마을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를 짓는 데 대한 적정성이 논란의 핵심이다. 대우건설측은 검암 푸르지오의 경우 언론대응에 나서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신 시행사인 DK도시개발은 “환경영향평가 결과 발암물질인 사염화탄소와 벤젠 등 6개 항목 모두 발암성 물질의 발암위해도 값이 제로(0)로 나타나 건강상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피력한다.

그러나 지역사회는 사월마을이란 특수성을 고려해 보다 엄격한 환경영향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2011~2015년 이뤄진 검암 푸르지오 인근 환경평가에서 사월마을 일대의 대기질 농도(PM10)는 43~44㎍/㎥였지만, 작년 국립환경과학원의 결과는 평균 55㎍/㎥로 측정돼 높게 나왔다. 토양 등 그밖에 항목 결과도 여럿 차이를 보인다. 참고로 인천시 관련 조사의 경우 현지조사가 아닌 문헌조사 결과다.

검암 푸르지오 1~2㎞ 거리에는 사월마을뿐 아니라 순환골재처리장과 건설폐기물 처리장 등 다수 환경오염 유발시설이 위치했다. 인천 녹색연합 관계자는 “한들지구 관련 환경영향평가가 일찍이 끝났지만, 환경부가 구체 실시한 조사 결과는 작년 말에야 나왔다”며 “지역 환경사안에 대한 해결방안이 마련조차 안 된 상황에서 해당 개발사업은 갈등만을 야기할 뿐”이라고 말했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