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지난 18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가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앞에서 방문점검원 업무를 수행하는 이른바 ‘렌탈 매니저’에 대한 노조를 인정 및 단체교섭권 허용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노조활동을 방해했다는 민주노총의 주장과 사실이 아니라는 하이엠솔루텍의 주장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LG전자의 렌털사업은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하이엠솔루텍은 LG전자의 자회사다. 렌탈 매니저들은 회사와 고용계약이 아닌 도급계약을 맺고 있다. 이들의 법적 지위가 개인 사업자인 셈이다.

렌탈 매니저의 법적 지위는… “근로자” vs “사업자”

이날 금속노조 LG케어솔루션지회는 “'대등한 관계'에서 업무를 위탁한 것처럼 보이게 눈속임하고 있다"며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교섭권을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근로기준법 등에 의거해 불가능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근로기준법 2조 1항 1호은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로 정의돼 있으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1호에는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로 규정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앞선 판례를 따른다면 당장은 렌탈 매니저들에 불리한 상황이다. 지난 2012년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에 의거 코웨이의 방문점검원(코디)을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은 사례가 있다. LG케어솔루션의 렌탈 매니저들도 회사와 고용계약이 아닌 도급계약(업무위탁계약)을 맺고 실적에 따라 수익을 얻는 상황이다.

하엠솔루텍의 갑질? 진실공방 불거져

이번 집회에서 LG케어솔루션지회는 ▲노동조합 및 밴드활동 탈퇴 요구 ▲영업 실적을 바탕으로 한 수수료 차별 지급 등이 회사에서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하이엠솔루텍은 매니저의 노조 가입은 본인의 자유의사로 판단하고 일체 간섭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이엠솔루텍은 이 같은 내용의 메일을 5월 27일 전국 사무소장 대상으로 발송했다고 덧붙였다.

수수료와 관련해서는 “우수한 서비스를 통해 회사와 계약을 성실이 이행하고 고객만족을 통해 회사의 이미지 제고에 기여하는 매니저에게 추가적으로 보상하는 것은 업계에 공통적인 상황”이란 게 회사 입장이다. LG케어솔루션지회는 교육 영상을 제시하며 청소기를 관리할 때 무릎을 꿇고 하라고 강요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이엠솔루텍은 청소기의 경우는 부품을 분해한 후에 바닥에 펼쳐놓아야 해서 무릎 보호대를 밑에 깔고 작업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강조한다. 회사측은 “해당 영상은 매니저가 효율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한 용도”라며 “무릎보호대는 서비스 현장을 경험했던 매니저들의 의견을 수렴해 제작해 배부했다”고 밝혔다.

LG 렌털사업은 괜찮나

현재 가전렌털사업은 코웨이의 막강한 점유율과 LG, SK 등 후발주자 등 1강 다중(多中)의 형세다. LG전자는 렌털사업을 빠르게 키우며 이미 계정 200만 개를 돌파했고, 타사에는 없는 스타일러, 무선청소기 등 차별화된 제품을 내세워 급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전개되며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법정싸움까지 갈 경우 회사 역량이 분산될 수 있고 성장세에 상당한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회사의 역량이 분산돼 사업에 집중하지 못하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LG렌털사업의 성장세가 꺾일 것을 걱정한다. 업계관계자는 “과장 또는 허위의 보도로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회사와 매니저간의 신뢰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라며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통해 회사와 매니저 간의 상생을 보여왔던 회사였기 때문에 최근의 논란은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