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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디바이드] 심해지는 ‘빈부격차’ 정교한 복지정책 필요

재난지원금 불구 올해 2~3분기 저소득층 피해 심각…행정 빅데이터 구축 등 요구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천재지변 및 경제위기 여파에서 자유로울 이들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늘상 발견되는 불행한 사실 한 가지가 있다. 기존에 소외받던 계층들은 이럴 때에 고립도가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낳은 한국 사회 현실도 마찬가지다. 감염병 리스크로 인한 경제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하위 소득계층에 자리하던 이들은 유독 큰 피해를 입었다. 이른바 ‘코로나 디바이드’(COVID-19 DIVIDE)다. 한국의 고질병 ‘빈부격차’에 대한 사회적 논의 및 실질적 대책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發 빈부격차 확대 현실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는 소득 불평등 악화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일수록 고용형태가 불안정해 질 수 밖에 없다. 공식적으로 고용된 근로자는 실업보험 등의 사회보장 혜택을 받기 어렵고, 저소득 근로자들은 사회 안전망의 보호를 받지 못해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보험연구원이 지난 4월 발간한 ‘감염병 확산에 따른 소득불평등 심화 가능성’ 보고서 중 일부다. 코로나19가 지속할 경우 계층 간 소득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논문의 뼈대다. 물론 당시에 해당 기관 외에도 이와 같은 관측을 내놓은 곳은 많았다. 갖춘 자산이 적을수록 위험에 취약하다는 사실은 사회의 암울한 기초개념이기도 하다.

예측은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지표로도 드러난다. 통계청 조사결과 올해 2~3분기 계층 간 소득격차가 전년보다 연달아 심화했다. 특히 이 시기는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때인데, 보편적 지급한 경우와 선별적 지급한 기간 모두 하위계층의 상황이 더 악화했다. 재난지원금이 가뭄에 단비 역할은 했을지라도, 가계경제에 실질적 도움은 못 줬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지난 2분기,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이 이뤄진 이때 1분위 가구(소득 하위 20%)의 근로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8% 급감했다. 같은 기간 5분위 가구(소득 상위 20%)의 근로소득은 4% 감소에 그쳤다. 저소득층 일자리 피해가 더욱 심각했다는 뜻이다. 다만 재난지원금 효과로 이전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전체 소득은 1분위(8.9%), 5분위(2.6%) 모두 늘긴 했다.

재난지원금이 선별 지급된 3분기에는 복지효과 자체가 희석됐다. 전체 소득부터 격차가 벌어졌다. 1분위 총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반면 5분위 총소득은 2.9% 증가했다. 이 시기 총소득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계층이 5분위이기도 하다. 근로소득은 1분위 10.7%, 5분위는 0.6%씩 감소했다. 근로소득 감소비율이 두 자릿수인 계층은 1분위가 유일하다.

현실이 이런데 가계부채까지 크게 불어 문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682조1000억 원에 달했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2년 이래 가장 큰 규모다. 특히 일반 신용대출격인 기타대출액이 전 분기 대비 약 22조 원 늘은 695조 원가량을 기록, 처음으로 주택담보대출(17조 원↑·890조 원)을 넘어섰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기타대출 급증에 대해 “코로나19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가 늘면서 통계 편제 이래 역대 최대 증가액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각종 대출 규제에도 여전히 주택 마련을 위한 대출이 활발했다”며 “주식 거래를 위한 가계대출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가계 빚 문제를 소득불균형 현상과 떼어서 볼 수는 없다. 한은 분석처럼 생활자금과 주택 등 필수자산 마련이 부채 증가에 기여하고 있는 만큼, 서민층의 사회안전망이 미흡하다는 추론도 무리는 아니기 때문이다. 감염병 3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가는 현재, 방역만큼이나 저소득 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충이 절실하다는 지적의 배경이다.

면밀한 현황파악 필요

소득격차 확대 및 가계 빚 증가는 공동체 분열에 금융업 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새로운 정책적 시도 혹은 국가 데이터 재정비 등을 통해 빈부격차 문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꼬집는다. 코로나19와 같은 경제 재난 시 지원금을 보편 지급할 수도 있고, 핀셋복지를 할 거면 각 계층에 대한 빅데이터를 구축해 수혜자 선별을 정교화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가운데 재난 시 지원금 상시화의 경우는 최근 발표된 가계동향조사 결과로 힘이 실렸다. 재난지원금이 모두에게 지급된 지난 2분기 때 그나마 전체 분배지표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당시 1분위 근로소득 감소가 유달리 크긴 했으나, 이를 재난지원금이 상쇄함으로써 각 분위별 총 소득 차이가 줄었던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 재난지원금이 선별 지급된 3분기에는 역효과가 발생했었다. 정책 목표와 다르게 지원금 상당액이 고소득층에 흘렀다. 재난지원금이 포함된 이전소득이 1분위는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반면 5분위는 24.1% 늘었다. 아동돌봄 특별수당 등이 5분위에 집중돼서다. 선별지급 부작용으로 줄곧 거론되는 ‘선별실패’ 문제가 실제 발휘된 셈이다.

이에 대해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선별은 그 작업도 어려운데다 고비용일뿐더러 그 밖에도 갖은 역설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며 “예컨대 상위계층과 달리 하위계층은 소득분포가 매우 좁으므로, 지원을 받은 하위계층이 그 위 계층의 소득을 앞서는 불공정도 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선별복지를 해야 한다면 지금보다 정교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정부와 여러 국책기관은 가계동향조사 등에서 설문조사 형식의 서베이 결과를 활용하는데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서베이 결과에 각종 행정자료를 결합, 치밀한 분석까지 이뤄져야 복지수혜자 선별이 명확해지고 사각지대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올해 ‘소득불평등 심화의 원인과 정책적 대응효과’ 논문도 이 부분을 짚었다. 이곳 정해식 연구위원은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서베이 자료로는 불평등의 현황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며 “이는 다시금 정책 대안의 필요를 오진하게 하거나 정책 대안 수립의 구체성을 결여하게 하는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이어 “행정자료는 현실의 급박한 변화를 진단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정책 평가도 가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대규모 행정자료 연구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외국에서는 이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하고 있는 바, 다양한 정책대안 수립을 위해서라도 해외 사례에 대한 검토도 충분히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chesco12@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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