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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급식 민간 위탁 확대, 복무 여건 개선 기대

파견 인력 파업 시 대체 인력 확보 어려움, 군 보안도 챙겨야
  • ( 사진=연합뉴스 )
[주간한국 박병우 기자] 지난 4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휴가 복귀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격리된 장병에게 제공된 도시락 사진이 게시됐다. 장병들이 제보한 사진을 보면 국이 없는 것은 물론, 반찬의 양이나 수가 모자랐다. 또한 반찬보다 밥만 지나치게 많은 것처럼 보였다. 이후 부실한 급식을 호소하는 유사한 사례가 이어졌다.

군 급식 논란의 시작이었다. 격리 장병에 대한 군 급식 상태를 놓고 국민적 관심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17일 국방부는 서욱 국방부 장관의 주관아래 제11차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격리자 생활 여건 개선 외 급식·시설환경 개선 대책을 논의해 발표했다.

육군 부사관학교 민간 위탁 시범 운영 후 확대

여기서 논의된 급식 대책 중에는 육군 부사관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운영 중인 병영식당 민간위탁 사업과 연관된 부분이 눈에 띄었다. 시범 운영 성과를 평가한 후 내년부터 각 군 신병 교육 훈련기관(육군훈련소, 해·공군 기본군사훈련단)으로 확대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는 내용이다. 군 급식의 질적 제고를 위한 개선 방안으로 본격적으로 민간위탁 운영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 군의 총괄적인 급식 운영·관리는 국방부가 담당한다. 세부적인 급식 관리는 각 군별로 이루어지고 있다. 각 군은 예산 편성 내용과 국방부 급식방침에 부합하도록 군별 운영지침을 수립하고, 급식제도를 운영한다.

문제는 군의 급식 관련 의사 결정이 하향식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신세대 장병의 다양한 욕구나 취향 반영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획일화된 수직적 의사 결정은 개별 부대가 가진 특성을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현행 군 급식 제도는 취사 관련 간부의 잦은 인사이동과 조리병의 주기적 전역이 맞물리며 전문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육군의 군 복무기준 18개월 중 기초군사훈련 6주와 조리병 훈련 3주를 제외하면, 부대에서 조리병으로 근무하는 실제 기간은 약 16개월 정도에 불과하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군 장병 1인의 1일 기준 기본급식비는 8790원이다. 국내 고등학생 1일 3끼 기준의 급식 단가(1만875원)의 약 80%에 불과하다. 군 급식비는 순수 식자재비이고, 학생 급식비에는 운영비·이윤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금액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016년부터 매년 군 급식비를 증액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농수산물·가공식품의 연간 물가 상승률 3.8~6.7%를 고려하면 체감할 수준의 증액이 시도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한편 국방부는 전투력을 향상시키는 장병의 영양소 섭취를 위해 1인 1일 3000cal 기준으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칼슘, 비타민 등 일정 용량을 배정하고 있다. 여기에 메뉴의 다양성과 계절성을 반영한 개념이 1식 4찬이다.

英 내외부 경쟁 ‘마켓 테스팅’…美 민간군사기업 위탁

군의 부실 급식 대책에 언급된 것처럼 현재 우리 군에서 급식 민간위탁을 운영하는 경우는 육군 부사관학교 1곳이다. 그에 비해 영국, 미국 등 군사 강대국은 민간위탁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영국의 육군은 급식을 직영으로 운영하되 해안부대는 민간기업에 위탁하고 있다. 군의 행사, 훈련에도 민간위탁으로 운영하고 있다. 급식 위탁 운영은 1980년대 초반에 시작된 ‘마켓 테스팅’에 기반하고 있다. 마켓 테스팅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존 내부조직과 민간을 경쟁시키는 개념이다. 민간뿐 아니라 내부조직도 계약에 의해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체계이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예산 절감 효과는 물론 민간자본을 활용하는 사례를 확대해 민군협력의 한 과정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85년부터 영국군은 청소, 세탁 등에도 마켓 테스팅을 선택 사항으로 도입해 실시 중이다.

미국 국방성의 급식메뉴 기준은 영양 기준·메뉴 기획·식량의 조달 및 준비 과정 등을 규정한 실무 지침이다. 이를 국방 조달본부 웹사이트에 투명하게 공개한다. 또한 장병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하여 특별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채식주의자나 특정 음식을 금기하는 종교 신자를 배려하는 별도의 식단을 제공한다. 미군의 급식 위탁은 민간군사기업(PMC, 민간용역회사)을 통해 이루어진다. 미국은 세계에서 PMC가 가장 많이 설립된 국가로 이라크전 당시에는 2만여 명의 PMC 요원이 급식, 청소, 경비 등 비전투 업무를 수행했다.

미국에서 PMC의 이용이 활발한 이유는 군의 효율화와 예산 절감을 위한 목적이 크다. 군은 오직 전투에만 전념하고 무기 조달이나 전투 이외의 생활과 관련된 활동은 상당 부분 PMC에 외주를 주는 형태이다. 지난달 3일 정부는 ‘장병 생활 여건 개선 전담팀(TF)’을 구성해 급식 운용 실태를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내년부터 1일 기준 급식비를 1만500원으로 인상하고 장병 선호 메뉴로 식자재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개선한다는 것이다. 특히 영양사와 민간조리원 등 조리인력의 확충과 민간위탁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부실한 급식 문제와 조리병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일정 부문 해소할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정부의 군 급식 민간위탁은 민간의 노하우와 경험, 전문성을 활용해 장병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급식 직영 운영부대에도 민간의 효율적 급식 운영방식이 전파될 것으로 예상했다.

엄격한 선정 기준 마련해 부실업체 진입 막아야

이에 대해 조성훈 국회 입법조사관은 “민간위탁 확대 시 군의 특성이나 예산, 지속적인 감독, 보안 등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군의 특성상 국지전 발생시 발생할 수 있는 신체 위험을 민간인도 부담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수탁 업체 근로자가 파업하면 대체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문제도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수의 장병이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예산의 뒷받침도 필요하다. 업체 선정을 위한 적격심사 시 엄격한 세부기준을 마련해 부실 업체가 선정되는 것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 민간인의 군부대 상시 출입 시 보안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조 입법조사관은 “그동안 정부는 국방력 강화의 초점을 첨단 과학기술 중심의 전력구조 구축 등 하드파워 강화에 주력해왔다”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장병의 인권보장, 급식 등 복지·복무 여건 개선 등 소프트파워 육성에는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선진 강군에 걸맞은 고품질 급식을 군 장병에게 제공하는 실질적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pbw@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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