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환 vs 신기남 (서울 강서갑)30년 민주당맨과 탈레반 핵심 정면충돌

[2004 총선 열전지대] "개혁 정통성 심판 받겠다"
조재환 vs 신기남 (서울 강서갑)
30년 민주당맨과 탈레반 핵심 정면충돌


4·15총선은 ‘한지붕’에서 갈라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간의 혈전이 예상된다. 민주당 조재환 의원과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원이 격돌하는 서울 강서갑은 대표적인 지역. 신 의원이 “선혈이 낭자한 싸움” 운운하며 선공한데 대해 조 의원은 “대통령을 배출하고 국민이 키워준 정당을 깬데 대한 책임을 묻고, ‘구호’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개혁을 직접 실천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조 의원은 강서 갑 출마와 관련, “탈레반을 심판해 ‘개혁’의 본질을 실천하고, ‘일하는’ 의원에게 적합한 지역이기 때문에 강서(갑)를 선택했다”고 말한다.

조 의원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겸손하고 서민적인 ‘일하는 의원상’. 조 의원은 여당의 초선 의원임에도 3년간 국정감사 우수 의원으로 선정돼 ‘공부하는 국회의원’ ‘일하는 국회의원’이란 평가를 받았다고 자부한다. 조 의원측은 “최근 한 언론이 조사한 의정활동 성적표에서도 신 의원보다 높게 나왔다”면서 “유권자들은 대외활동을 통한 이미지 제고에만 주력하는 ‘정치인’보다 지역발전을 위해 일하는 ‘일꾼’을 선택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대신했다.

조재환(왼쪽), 신기남

“서민이 잘 사는 강서 건설”

조 의원은 “강서 갑 지역은 서민이 대다수인 서민경제지역”이라면서 “보험·신용카드문제 등 서민을 위한 입법활동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서민이 잘 사는 강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 의원은 지역구를 강서갑으로 정한 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낮은’ 자세로 지역민들의 소리를 듣고 지역 현안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강조하는 대목이 있다. 국민의정부 초기 제2건국위원회 기획단장으로 있을 당시 ‘용가리’ 제작자인 코미디언 심형래씨를 ‘신지식인’ 1호로 추천한 인연을 계기로 ‘용가리’세트장을 강서에 유치, 수십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서민 경제 살리기에 주력해왔다는 이미지는 ‘용가리’세트장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테마 파크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으로 이어진다.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지인 뉴질랜드가 매년 수억달러의 관광수입을 올리는 효과를 강서에 재연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신기남 의원측은 지난 11일 열린우리당 당 의장 경선에서 2위를 차지, 대세는 결정되지 않았느냐는 입장이다. 지역구에서 ‘큰 정치인’을 만들어 보자는 분위기가 일면서 ‘표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총선에서 여당의 파워있는 인물이 배출되야 지역발전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당내 파워그룹인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 의원)’ 중의 한사람인 정동영 의원이 당 의장이 된 것도 신 의원의 지지율을 상승시켰다는 자체 분석이다.

또한 경선 2위는 신 의원이 언급한 ‘큰꿈(대권)’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와 결국 ‘큰 정치인’이미지를 높였다는 판단이다.

“한의학 프로젝트 추진”

신 의원측은 의정활동이 저조하고, 지역민과의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수긍하면서도 “신당 창당과 정치개혁특위위원장 등 당내 중책을 맡아 불가피했다”며 “앞으로 총선 승리를 통해 지역민에 대한 ‘부채’를 갚고 ‘희망’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신 의원측은 지역 현안인 마곡지구 개발에 힘쓰는 한편, 동의보감의 저자인 한의학자 허준이 강서 출생인 점을 부각, 지역을 한의학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복안을 피력했다. 신 의원은 이를 위해 한방병원, 한약메카 등 ‘한의학 프로젝트’를 한의사협회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조 의원이 열심히 뛰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강서는 내가 더 잘안다”며 총선에 자신감을 보였다.

박종진 기자


입력시간 : 2004-01-28 20:45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