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알짜배기'있다애견미용사·컬러리스트 등 창업·취업에 유리한 자격증 따기

[불황의 그늘-자격증] 자격증 홍수시대 '옥석가리기'
돈 되는 '알짜배기'있다
애견미용사·컬러리스트 등 창업·취업에 유리한 자격증 따기


#1,애견미용사.

장기 불황속에서도 시장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는 애견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애견미용사. 1998년 서울 강남의 일부 지역에서 애견 바람이 불 때 애견 미용사의 효용성을 미리 알아채고 자격증을 딴 장익종(32)씨는 서울의 ‘애견타운’으로 꼽히는 충무로 부근의 한 애견미용학원에서 유명 강사로 활동중이다. 벌써 2년여의 강사 경력을 가진 그는 우리나라 애견 미용계의 1세대다. 그의 학원에 등록한 수강생은 한달 평균 150여명선. 그가 처음 강사로 나섰을 때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그만큼 애견 미용사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다. 강씨의 현 월급은 월평균 200만원선.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지만 5년후 창업을 계획중이어서 불만은 없다.

장씨는 애견 미용사 자격의 첫번째 조건으로 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꼽는다. 애견 미용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선 보통 1년 정도 학원을 다니며 실습하고, 체계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학원 등록비를 포함, 모두 400여 만원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애견미용사 자격증 시험은 매년 4차례 실시되며 필기는 애견에 관련한 상식이 주를 이루고, 실기는 정해진 시간 내에 강아지의 특정한 스타일을 연출하는 방식으로 평가 받는다. 수강생의 연령층도 다양해 창업을 준비하는 중장년 층과 애견 숍에서 일하려는 10ㆍ20대 층으로 나뉜다고 한다.

#2,컬러리스트.

컬러리스트 자격증을 가진 비주얼 그래픽 디자이너 류재수(29)씨는 요즘 자격증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우선 명함에는 직함에 앞서 컬러리스트라는 전문가명이 박혀 있다. 작년 10월에 컬러리스트 자격증을 취득한 류씨는 회사로부터 입사 때와는 달리 전문가로 대접을 받고 있다. 개인적으로 고객과의 면담에서도 한층 자신감이 넘쳐 난다.

류씨는 “색채 계획을 적용해 프로젝트에 들어가면 고객을 설득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며 “컬러리스트의 지식을 이용해 배색의 원리 등 다양한 색의 원리를 고객에게 설명하면 좋은 반응을 얻는다”고 만족해 한다.

컬러리스트는 아직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전문직이다. “다른 전문직과는 달리 제품의 질이나 기술이 아닌 라이프 스타일을 중시하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는 토털 디자이너”라는 게 류씨의 설명이다.

컬러리스트가 되려면 색채관련 상품 기획, 소비자 조사, 색채 규정 검토 및 적용, 색채 디자인, 색채 관리 등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두루 섭렵해야 한다. 컬러리스트 자격 시험은 필기로 색채 심리와 마케팅, 색채 디자인, 색채관리, 색채 지각론, 색채 체계론 등이고 색채 계획, 실행 검증 능력 등을 실기로 측정한다. 컬러리스트 수강 과정은 대개 10주 코스인 속성 단기 반이 인기를 끌고 있다.

#3, 정보처리기사

취업을 위해 ‘자격증은 필수’라는 말을 듣고 대부분의 취업 준비생들이 우선적으로 따려는 게 정보처리 기사다. 전문대학 출신인 김연선(24)씨도 그런 경우다. “여성의 취업이 하늘에 별따기 인데, 자격증 하나 없다는 게 부담스러웠다”는 김씨지만 정보처리 기사 자격증은 연 6만 여명씩 쏟아진다. 그러니 일반 기업 취업 시 가산점을 받거나 별다른 차별성을 갖지 못한다.

김씨는 그러나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어 3%의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또 이 자격증은 병역 특례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도 필수 자격증이다. 하지만 일반 기업체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굳이 적지 않은 비용(3개월 과정 60만원선)과 시간을 투자해 자격증을 딸 필요가 없다.

▽ 시대흐름에 맞는 자격증 선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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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람하는 자격증 중에서도 구직자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 있기 마련이다. 그 선택 기준은 복잡하다. 국가공인자격증이냐 민간 자격증이냐는 구별은 무의미하다. 유력한 경제연구소나 국가공인단체, 취업기관 등에서도 어떤 자격증이 유용하다고 구체적으로 말하기를 꺼린다. 그만큼 사회의 변화 속도가 빠르고, 개개인이 선호하는 직종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보처리 기사 자격증처럼 엊그제까지는 유용한 듯 비춰졌으나 지금은 아니고, 애견미용사 처럼 몇 년 전에는 별볼일 없었으나 이제는 매우 유용한 것 등 그 변화를 일일이 거론하기조차 힘들다.

그렇다고 대체적인 기준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우선 국가공인 자격증 중에서 고르는 게 좋다. 변리사 회계사 등 시행부서에서 인력 수급의 적정을 기하기 위해 미리 인력 수요를 예측해 필요한 인원을 산정, 공고하는 자격증이 특히 유리하다. 자격증 소유자에 대한 공급이 제한돼 상대적으로 취업도 용이하고 고임금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만큼 자격증 취득도 어렵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동산 공인 중개사 등 연령에 제한 없이 직업활동을 할 수 있는 자격증도 괜찮다. 노후생활 대비책도 된다. 또 법적으로 의무고용조항이 있는 자격증이 취업에 유리하다. 안전관리분야와 환경분야의 자격증이 이에 해당하는데, 다만 업체 당 필요한 자격취득자가 1~2명에 불과해 자격증 수급을 고려해야 한다.

사회변화에 맞춰 앞으로 유망할 직업 및 직종과 관련된 자격증에 도전하는 것도 남들보다 한발 앞서 고지에 오를 수 있는 선택이 된다. 2002년에 신설된 국가기술자격 종목인 컬러리스트가 대표적인 경우다. 컬러리스트 류재수씨는 일찌감치 디자인 업계의 필수 자격증으로 떠오르는 자격증을 손쉽게 취득했다고 할 수 있다. 요즘은 화려한 컬러의 시대라 컬러리스트의 눈과 손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 화장품과 건축물 등 색채 관련 산업현장에서 가전 제품, 실내디자인, 조명, 패션, 미용, 원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이 가능하다. 류씨는 “컬러리스트 자격증은 디자인 계열에서 일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꼭 필요하다” 며 “요즘 대다수의 회사가 디자인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직원들에게 컬러리스트 자격증을 취득할 것을 권장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민간자격증에도 잘만 선택하면 쓸만한 자격증이 없지 않다. 애견미용사 장익종(32)씨가 그런 케이스다. 특히 강아지에 관심이 높다면 한국애완동물협회에서 주관하는 애견미용사 자격증에 도전해 보는 것도 아직은 늦지 않다고 장씨는 장담한다. 미용사라고 꼭 여성에게만 국한될 필요는 없다. 애견 미용사 자격증 소유자는 아직 우리 주변에 그렇게 많지 않아 취업도 쉽고, 일정기간 경력을 쌓은 후 창업이나 애견학원 강사로도 진출할 수 있다. 미용실 창업은 애견미용사 자격증을 소지해야만 가능하다.

홍창기 인턴기자


입력시간 : 2004-02-17 15:31


홍창기 인턴기자 ck7024@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