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호 vs 성완종 vs 변웅전 (충남 서산·태안)자민련 올인 전략에 우리당 행정수도 이전 카드로 공략

[2004 총선 열전지대] 자민련 아성, 사수냐? 함락이냐?
문석호 vs 성완종 vs 변웅전 (충남 서산·태안)
자민련 올인 전략에 우리당 행정수도 이전 카드로 공략


충청권은 올 4ㆍ15총선에서 열린우리당과 자민련이 당의 명운을 걸고 여기저기서 혈전을 펼치게 될 격전장이다. 이번 총선을 통해 재기를 노리고 있는 자민련은 ‘텃밭’ 사수를 위해 당력을 ‘올인(all-in)’ 할 게 뻔하다. 이에 맞서 열린우리당은 행정 수도 이전 공약이라는 빅 카드를 내세워 자민련의 아성을 초토화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충남 서산ㆍ태안 지역에서는 양당 간의 경쟁 열기로 벌써부터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현재 이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인사는 한나라당, 민주당, 열린우리당, 자민련, 민주노동당 등 5개 정당 후보를 비롯해 6~7명에 이른다. 하지만 정가에서는 열린우리당 문석호 의원과 자민련의 변웅전 전 의원, 성완종 대아건설 회장 간의 3파전 구도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자연히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변 전 의원과 성 회장 가운데 누가 자민련의 공천을 따낼 지에 모아 진다. 두 사람 모두 유권자 수가 태안에 비해 2배에 가까운 서산 출신이라는 점에서, 공천 문제가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판세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자민련 관계자는 “두 사람은 서로 공개적으로 공천을 장담하고 있기 때문에 누가 최종 낙점을 받을 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성 회장이 내부적으로 사실상 공천자로 확정됐으며 발표(2월 21일)만 남아 있다”는 소문이 파다해 공천 결과가 주목된다. 성 회장으로 낙점될 경우 변 전 의원은 다시 전국구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15대 총선 때 이 지역에서 당선된 변 전 의원은 16대 총선을 앞두고 한영수 당시 자민련 부총재와의 공천 경쟁에서 탈락, 전국구(6번)로 밀려 났다가 금배지를 달지 못해 와신상담 해 왔다.

두 번째 관심 거리는 태안 출신으로 3차례 도전 끝에 민주당 간판으로 16대 국회에 입성한 문 의원이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여부다.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과 안면도 개발 등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지역 발전을 책임 질 인물을 뽑겠다는 지역 정서가 강력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충남도지부장을 맡고 있는 문 의원은 “매일 서울로 출퇴근 하면서 민의를 수렴해 의정에 충실히 반영한 데다 민주당 대변인으로 활약하는 등 지역 주민들로부터 중앙 정치 무대에서의 가능성도 인정 받았다”면서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자민련에서 어떤 후보가 나오든 무난하게 승리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의원이 재선 고지에 오르는 데에는 자민련 후보가 복병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 지역 출신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가로 꼽히는 성 회장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성 회장은 91년 서산장학재단을 설립해 지금까지 지역 장학 사업에 70억원을 쾌척했고, 지역민원 숙원사업 해결에도 앞장서는 등 표밭을 꾸준히 다져왔다는 평이다. 그는 또 김종필 총재의 특보단장을 맡는 등 JP와도 교분이 두텁고, 대한건설협회 부회장과 한국자유총연맹 이사 등을 역임해 정ㆍ재계에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 회장의 측근은 “충청지역의 권익을 대변할 정당이 있어야 한다는 정서가 강해 선거전이 본격화 할 경우 자민련 바람이 거세게 불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그러나 대아건설이 지난 1월 불법 대선자금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압수 수색을 받은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물론 문 의원은 이 부분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나라당 이기형 위원장과 예비역 육군 대령인 민주당 김형배 위원장, 무소속의 한영수 전 의원 등도 탄탄한 지역 연고와 화려한 관록 등을 내세우며 표밭 갈이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김성호 기자


입력시간 : 2004-02-17 15:47


김성호 기자 shki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