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등 국내업체 신형모델로 수출·내수에 총력

[자동차 특집] 하반기 자동차시장 기상도 '가을의 신화 위해 야심찬 시동'
현대 등 국내업체 신형모델로 수출·내수에 총력

지난 해에 이어 극심한 내수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국산차 메이커나 2년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하며 급성장중인 수입차 업계에게, 2004년 5월은 향후 10년이 걸린 중요한 시기일 수밖에 없다. 현대자동차를 보자. 올 하반기를 글로벌 5 진입이라는 목표를 향한 주춧돌로 삼을 태세다. 올 가을 국내에 먼저 선보인 뒤 내년 무렵 북미 수출 길에 오를 새 중형 세단 NF가 바로 현대의 미래를 짊어질 기대주라는 판단때문이다.

내수 부진에 봉착했던 수입차 업계는 최근 판매 곡선이 가파른 상승 커브를 그렸다는 사실에 고무돼 있다. 렉서스와 BMW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경쟁에 혼다와 닛산의 국내 진출로 중간급 시장까지 한층 두터워져 수입차 시장이 점점 비중을 더 해 갈 전망이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국내 자동차 업계의 기상도를 미리 살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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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량 꾸준한 상승세, 경기회복이 관건

현대, 기아, GM대우, 쌍용, 르노삼성 등 5대 국산차 메이커들에게 올 하반기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며 동시에 어려운 시기다.

자동차 내수 판매가 1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최근 자동차 내수 시장이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바닥론’이 재기되고 있는 것도 하반기에 거는 희망을 입증하는 대목. 실제로 지난 4월 내수 판매는 10만314대로, 작년 10월 이후 사실상 5개월 만에 월 판매량 10만대를 넘어서며 1월 대비 35% 이상 늘어 났다. 그러나 자동차 수요가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에다 현대차 투싼의 신차 효과가 겹치면서 나타난 ‘ 착시 현상’일 뿐 회복세라고 단정짓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업계에 따르면 올 1~4월 누계 판매량은 총 35만8,000여대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29%나 급감한 상태지만 월이 거듭될 수록 작년 판매량과의 격차가 줄어드는 추세가 뚜렷이 나타나고있다. 5월 들어 1~10일 판매량도 1만5,150대로 전월 같은 기간과 대비했을 때 24% 가량 ㉫老杉? 그러나 이는 근로자의 날과 어린이날 등으로 영업 일수가 이틀이나 줄어든 데 따른 것일 뿐, 1일 평균 판매량은 2,525대로 전월의 2,492대보다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1월 이후 지속적 증가세가 이어지는 실정이다. 최근 쌍용차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다목적차량(MPV) 로디우스가 출시되고 7월 기아차 KM과 9월 현대차 NF쏘나타 등의 신차 발표가 하반기 줄줄이 예정돼 있어, 신차 출시 효과만으로 전월 대비 증가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조심스럽게 낙관론이 업계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관계자들은 “ 지난해 6월 내수 판매가 10만5,000대로 떨어지면서 시작된 자동차 내수 시장 침체는 미약하나마 회복세로 접어들었다”며 “ 하지만 작년 5월 이전의 12만대 안팎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본격적인 국내 경기 회복이 뒷받침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내수 판매 71만 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 현대의 새 모델은 대여섯 가지. 이들 가운데 시장의 주목을 특히 받고 있는 차는 올 봄 등장할 컴팩트 SUV 투싼과 하반기 나올 EF 쏘나타 후속 NF다. 국내뿐 아니라 주력 수출 대상인 미국 시장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는 투싼의 흥행은 아직 단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이른 감이 있지만 SUV의 인기에 편승해 성공적인 판매상승률을 올리고 있다.

- 현대 NF, 내수·미국시장 돌풍 야심

올 9월 등장할 NF는 현대 입장에선 반드시 성공시켜야만 하는 핵심 모델이다. ‘쏘나타 시리즈’의 후예라는 점은 엄청난 메리트인 동시에 큰 부담인 게 사실. 디자인 측면에서 여성적인 이미지가 강한 EF 쏘나타와 달리, 덩치를 키우고 예리한 헤드 램프를 갖추는 등 힘찬 보디 라인이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할 정도. 날렵한 헤드 램프가 일본 중형차와 같은 라인을 형성하지만 북미 시장의 선호도를 고려한 디자인이라는 점에 눈길을 끈다.

NF 성공의 키 포인트는 역시 새로 선보일 엔진. 현대가 자체개발한 1.8~2.4X 세타 엔진은 NF에 처음 얹힌 뒤 대형 세단과 고급 SUV 등으로 영역을 넓혀 갈 현대의 차세대 주력 모델이다. 흡ㆍ배기 밸브 구동을 전자화하는 EMV와 가변흡기 시스템 등을 써 연비를 크게 개선했을 뿐 아니라, 중저속에서의 출력을 높여 일상 생활에서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사항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 현대측의 설명. 배기 가스를 크게 낮춘 것은 미국 시장 규제를 감안한 세팅에 기인한다. 현대는 우선 올 하반기 내수 시장에서 ‘ NF 바람’을 일으킨 뒤, 이를 내년 미국 수출로 이어 갈 전략이다. EF 쏘나타에 뒤를 이어 NF가 지난해 부쩍 힘을 내기 시작한 준 중형차와 벌일 ‘ 가을의 승부’도 빠뜨릴 수 없는 하반기 관전 포인트.

신차 구경하기 힘들었던 지난해 하반기, 오피러스와 쎄라토로 고군분투했던 기아는 올해에도 '2인자' 자리를 내 놓지 않을 전망. 7월 출시될 컴팩트 SUV KM이 관심을 끄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KM은 알려진 대로 현대 투싼 형제 모델. EF 쏘나타와 옵티마의 관계에서 보듯 기아는 지금까지 현대와의 형제 모델로는 재미를 본 적이 없었다. 메인과 서브가 암암리에 갈리는 분위기에서부터 마케팅 접근 등 모든 면에서 기아에게 유리한 환경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그 요인. 그런 점에서 지난 연말 등장한 쎄라토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 충분했다. KM 역시 오프 로더 분위기로 현대의 투싼과 차별화해 나갈 작정이다. 하지만 투싼이 성공해야 KM도 여세를 몰 수 있고, 투싼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다면 KM은 마케팅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기아의 고민은 투싼의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기아·쌍용도 신차 경쟁에 가세

라세티 해치백을 내놓은 GM대우의 하반기 캘린더는 현대와 기아에 비해 중량감이 좀 떨어지는 편이다. 올 봄 시장에 나온 라세티 해치백은 치열한 준중형차 시장에서 안정적인 포지셔닝에 성공한 라세티의 인기를 등에 업고 20,30대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인기가 높지 않은 해치백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리기는 하나, 예전에 비해 다양해지는 소비 패턴과 쥬지아로 弔愍括?스타일링에 기대를 걸고 있다. 라세티와는 스타일링상의 공통점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점도 특징.

중국 란싱 그룹으로의 매각 불발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쌍용자동차는 최근 출시한 미니밴 로디우스로 하반기를 노리고 있다. 2004년형 렉스턴에 얹은 직렬 5기통 2.7X 170마력 커먼레일 디젤 터보 엔진을 쓰고 9. 11인승. 앞모습 등 보디 스타일링은 지난해 페이스 리프트를 거친 체어맨과 단짝을 이룬다. 다만 2년 전에 비해 힘을 많이 잃은 국내 미니 밴 시장이 걸림돌이다.

르노삼성은 2004년이 어려운 한 해를 맞고 있다. 올해 새차 발표 계획을 세우지 않은 채 SM3과 SM5 등 두 모델로 1년을 버티고 있기 때문. EF 쏘나타를 위협하던 SM5는 뚜렷한 노쇠 현상을 드러냈고, SM3도 국내 준 중형차 고객들의 요구에 부합하지 못한 채 경쟁력 약화를 보이고 있다. 2005년 닛산의 티아나를 모델로 한 SM7의 등장까지는 잇몸으로라도 견뎌야 할 상황. 모델 다양화와 생산 규모 확대는 르노 삼성이 꼭 풀어야 할 숙제다.

장학만기자


입력시간 : 2004-05-19 20:45


장학만기자 loca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