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여름나기] 잘 먹고 잘 자는게 최고 보약

더위로 인한 체수분·에너지 과다 손실로 질병에 대한 면역력 저하편안한 마음과 적당한 운동으로 신체기능 활성화시켜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이로 인해 체액 균형이 쉽게 깨지기 쉽다. 체온도 체표 쪽은 덥지만 뱃속은 찬물이나 찬 음료를 많이 마셔 차게 된다. 그래서 예로부터 겨울에 냉면을 먹고 여름에 보신탕이나 삼계탕을 먹어서 겨울에는 체내의 발산하지 못해 발생하는 열을 낮추고, 여름에는 체내의 찬 기운을 덥혀 줘 건강을 유지하는 생활을 하였다.

- 숙면과 열대야

서울 중계동의 주택가 골목에서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주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 배우한 기자

여름엔 (열대야의 현상으로) 잠을 설치고 밥맛을 잃어 생체리듬이 깨지기 쉬우며 피로를 많이 느껴 일할 의욕을 상실하기도 한다. 또 낮 시간에 수시로 졸다 밤에는 불면증에 시달리는 악순환을 겪게도 돼 숙면을 할 수 있는 절제된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먼저 잠자기 전에는 차가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 샤워가 육체적 긴장감을 푸는데 도움이 되며 카페인이 든 음료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허기가 느껴질 때는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시는 것이 좋다.　또 잠을 청하기 위해 마시는 술은 오히려 숙면을 방해하며 각성 성분이 있는 담배 역시 멀리하는 것이 좋다.

선풍기를 켠 채 잠을 잘 때는 반드시 창문을 열어 체온 저하 및 질식사를 예방해야 하며 기관지 천식을 비롯한 만성 폐질환 환자나 어린이 노약자 등은 선풍기 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새벽이나 해가 지고 난 저녁 시간을 이용해 20~30분간 자전거 타기, 산책 등의 운동을 하면 숙면에 도움이 되지만 습도 및 온도가 높을 때는 삼가는 것이 좋다. 점심식사 후 20~30분간의 낮잠은 밤시간 숙면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30분 이상의 낮잠은 밤 시간 불면증의 주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잠자기 전 베개나 목 뒷부분에 라벤더와 같은 아로마 오일을 몇 방울 떨어뜨리거나 양파를 링 모양으로 썰어 머리맡에 두어 기분을 안정시키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 냉방병 예방

여름철에 자주 발생하는 질병들은 거의 대부분 에어컨을 지나치게 사용 함으로서 콧물, 재채기, 기침 등을 동반하는 호흡기 질환과 냉방병이 많다. 수영이나 물놀이를 통해 세균이 감염돼 유행성 눈병, 외이도염 등의 질환과 직사광선에 장시간 노출돼 피부화상이나 기미 주근깨 등의 피부 손상을 입게 된다. 찬 음료나 얼음, 빙과류 등을 많이 먹어 복통과 설사병을 앓을 수 있으며 변질 음식물을 먹었을 경우 식중독, 급성 위염, 장염 등의 소화기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벌레나 모기 등의 해충에 물려서 피부에 손상을 가져오는 경우도 많다.

냉방병… 잦은 에어컨 사용으로 체온이 급속하게 자주 바뀌면 우리 몸의 체온조절에 이상이 생겨 일어나는 것으로 발이 저리고 아프거나 어깨와 허리가 결리고 무겁다. 체한 것처럼 속이 좋지 않고 식욕도 없어지고 하반신에 냉기가 느껴지고 몸이 나름하고 피곤한 것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 밖에도 두통, 신경통, 의욕상실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여성의 경우는 생리불순을 동반하기도 한다.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긴 팔 옷과 바지를 입도록 하고 실내습도는 70%정도로 유지하며, 실내온도가 외부온도와 5도 이상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하면서 실내온도를 섭씨 25도 이하로 낮추지 않는 것이 좋다. 냉방 할 때도 매시간 5분 정도 환기를 시키는 것이 필요하며 바깥공기를 틈틈이 쐬는 것이 좋다. 에어컨 필터를 자주 청소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실내 온도는 섭씨 26~28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지나치게 낮은 온도의 에어컨 바람은 냉방병 및 여름 감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냉방병은 한방에서 여름철 한냉(寒冷)의 기운에 감모(感冒)되어 발생하는 음서(陰暑)에 해당하는데 육화탕(六和湯), 곽향정기산(藿香正氣散), 청서익기탕(淸暑益氣湯) 등이 탁월한 효과가 있다. 향부자, 향유, 소엽, 진피 등으로 구성된 이향산(二香散)은 여름철 塚㎰?감기로 인한 발열, 두통과 설사, 구토 등 위장 장애를 치료하는 대표적 처방이다. 평소 인삼, 계피, 율무, 귤, 유자 등을 달여서 차와 같이 마시는 것도 좋다.

- 일광욕과 화상

해변에서 선탠을 즐기는 여성, 과다한 선탠은 피부조직을 상하게 하고 회상을 입을 수 있다.

화상… 피서지에서의 적당한 일광욕은 혈액순환을 돕고 비타민D의 합성과 살균작용을 유지시킨다. 그러나 과다하게 햇빛을 받으면 자외선의 영향으로 기미와 주근깨가 심해지고 화상을 입기 쉽다. 즉 햇빛에 너무 오래 나가 있으면 다음날 피부가 화끈거리고 발갛게 되며 때로 물집이 생기는데 심하면 열이 나고 메스꺼움도 생긴다. 화상을 입은 경우 냉수로 20분씩 하루 서너 번 찜질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온몸에 화상을 입은 경우는 20분씩 하루 서너 번 찬물 목욕을 하는 것이 좋으나 비누나 샴푸를 사용하면 피부를 건조하게 하고 자극을 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감자껍질이나 오이껍질을 벗겨 화상부위 피부에 붙여 두거나 녹차 팩도 도움이 된다. 화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고 외출할 때는 모자와 긴 옷을 입고 노출 부위에는 자외선차단크림을 바르는 것이 좋다. 자외선차단 크림의 효과는 3시간 정도 지속되므로 그 이상 햇빛에 노출될 때는 반복적으로 발라 주어야 한다.

구연산이 주성분인 매실도 피부미용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데 매실로 즙을 내어 조금씩 먹거나 이 즙을 희석해서 얼굴을 씻어도 아주 좋다. 여름철 땀과 더위에 지쳐 피부가 생기를 잃고 지저분해졌을 때 몇 번만 씻어 줘도 얼굴에 난 것들이 깨끗하게 없어진다.

- 배탈 등 소화기 질환

찬물이나 음료를 벌컥벌컥 마시면 찬 기운이 위장이나 식도를 냉각시켜서 속이 차가워지고 탈이 나기 쉽다. 찬 음식으로 탈이 나면 경련이 일거나 속이 부글부글 끓으면서 배가 아픈데 자연히 배변도 나빠지고 심하면 장염현상까지 일어나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다. 이럴 때 포도주를 마시는 것이 좋다. 피로하고 더위에 지치면 몸 속에 젖산이 많이 생기는데 포도주에 들어 있는 유기산이 젖산을 없애고 피로를 풀어 주기 때문에 식욕이 좋아지면서 위액 분비가 원활해져 소화도 잘된다

변질된 음식이나 물을 먹어 걸리는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외출이나 용변 뒤, 식사 전에 손을 비누로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하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은 대부분 열에 약하므로 반드시 음식을 10∼20분 정도 끓여먹고 채소와 과일은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어 먹는 것이 좋다. 많은 분들이 냉장고에 보관한 음식은 문제없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세균의 온상이 될 수 있다. 식중독의 흔한 원인균인 살모넬라균은 영하 60∼100도에서도 수 일간 살 수 있다. 따라서 냉장고를 청결히 하는 것이 중요하고 냉장고에 보관했던 음식이라도 꼭 끓여 먹는 것이 좋다.

이러한 주의에도 불구 설사를 하면 가벼운 증상을 보일 때는 8∼12시간 음식을 삼가면서 끓인 물 1리터(주전자 하나)에 설탕 2숟갈, 소금 찻숟갈로 반개를 섞어 먹고 오렌지 주스 약간을 같이 먹으면 부족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할 수 있다. 그러나 심한 설사나 구토 등이 있을 때는 병원에 가야 한다. 많은 사람이 설사가 나면 무조건 지사제를 복용하는데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장 안의 세균이 대변으로 제거되지 못하게 되고 따라서 오히려 설사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삼가 해야 한다.

벌레에 물렸을 때… 대개 물린 부위만 빨갛게 되며 가려운 정도가 보통이지만 간혹 심한 알레르기 증상으로 쇼크에 빠질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벌에 물렸을 경우 남아있는 벌 침을 손톱이나 핀셋 등을 이용해 뽑아 독이 계속 흡수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때 침을 빼내기 위해 손가락으로 쥐어 짜내면 벌 독이 온몸으로 더 퍼지게 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꿀벌보다 말벌이 더 위험한데 그 이유는 첫째로 꿀벌은 침의 끝이 고부라져 있어서 한번 찌르면 피부에 박혀서 재차 찌를 수 없으나 말벌은 여러 번 찌를 수 있기 때문이다. 꿀벌이 꽃의 꿀을 따는데 비해 말벌은 죽은 생물, 심지어는 대변도 먹기 때문에 나쁜 균도 옮길 수 있다. 벌레나 곤충에 물렸을 때는 물린 부위를 찬 물수건이나 얼음 등으로 찜질하고 6시간 후에도 계속 부어 있으면 더운 물로 찜질하는 것이 좋다.

수분 손실, 체력저하…땀을 많이 흘리면 체액 균형이 깨지므로 적당량의 염분과 수분을 보충하며 신선한 과일이나 영양이 풍부한 음식물을 섭취하?휴식과 수면을 충분히 취해야 한다. 여름에는 계절적으로 심장 기능이 왕성하고 신장 활동은 쇠약 하므로 정기가 소모되는 부부관계는 삼가고, 특히 삼복 더위에는 더위에 몸의 진기를 손상시키기 쉬워서 노인이나 허약한 사람은 맥을 못 추고 밥맛도 없어지며 더위를 먹는 경우가 많다. 이를 이기기 위해서는 비위를 보강하고 기운을 올려주어야 하는데 대표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재는 인삼, 홍삼, 황기 등이 있다.

- 일반적인 자가 관리법

일반적 자가 관리법은 체표는 덥고 뱃속은 차가워지므로 나이에 상관이 없이 차고 습한 곳에서 생활하면 안 된다. 중앙 난방 아파트 경우 오랫동안 난방을 하지 않아 바닥은 지나치게 차고 위의 공기는 덥다. 이때 덥다고 그냥 맨바닥에서 누워 자는 생활을 하면 매우 좋지 않다.

기운이 많이 쳐져 있을 때는 뱃속을 따뜻하게 덥혀 주는 삼계탕을 먹게 되는데, 삼계탕에는 인삼 마늘 대추 등이 함께 들어간다. 인삼은 원기를 보하고 갈증을 없애는 대표적인 한약이고 마늘은 소화기능을 돕고 해독작용을 하며 대추는 갈증을 없애는 기능이 있어서 좋다.

또 충분한 수분 섭취는 여름철에 꼭 필요한데 한약 중에는 생맥산이 여름에 체액균형이 깨져 있을 때 사용되는 한방 음료이다. 인삼 오미자 맥문동을 각각 20g 씩 물 2리터에 넣고 약한 불로 2시간 정도 달여 냉장고에 넣어두고 물 대신 마시면 갈증이 해소된다. 여름이 아니라 해도 운동선수에게 가끔 이 음료를 처방 하는데 경기력 향상에 뚜렷한 효과가 있다. 생맥산은 여름철에 유난히 식욕이 떨어지고 기운이 없고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에 아주 좋다.

마지막으로 한의학의 고전 의서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욕심을 버려서 뜻을 한가롭게 하고 근심을 버려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몸을 고단하게 하여 지리함을 없애고 자기가 처한 환경에 만족한 생활을 한다면 정신과 육체가 모두 건전하여 천수를 다하고 백세까지 살 것이다’라고 한 기록은 여름철을 나는 현대인 누구나 음미해 볼만한 깊은 뜻이 담겨져 있다.

이태후한의원장 이태후

입력시간 : 2004-08-05 1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