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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헌 현대종합상사 사장 인터뷰
[종합상사 다시 뛴다·下] "신 사업 영역 개척에 벽은 없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 '변화와 적응'은 선택 아닌 필수




“물길이나 철로가 (주변 지형에 맞춰) 흐르는 것처럼 종합상사도 상황과 시황에 맞춰 항상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명헌 현대종합상사 사장은 국내 종합상사가 살 길은 ‘변화와 적응’이라고 말한다. 2000년대 이후 전환기에 들어선 종합상사들에게 그 두 가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이다.

종합상사들을 둘러싼 기업 환경은 예전 같지 않다. 모(母)그룹은 더 이상 든든한 울타리가 돼줄 수 없는 데다, 물건 팔아달라고 의뢰해 오는 고객들도 크게 줄어들었다. 정부의 지원도 기대할 수 없다. 스스로 해나갈 수밖에 없다.

현대종합상사의 변화와 적응은 이미 시작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조업 진출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1만~2만 톤급 중소형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중국 링산조선소를 인수했다. “수출 대행에 의존하는 저수익 구조로는 종합상사가 생존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사업으로 뭘 해볼까 고민하던 중 조선소가 눈에 들어왔죠. 처음엔 회사 내부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종합상사가 장치산업에 진출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었죠. 하지만 향후 10년 이상 수익성이 보이는 사업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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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산조선소는 5월 8일 ‘청도현대조선유한공사’라는 새 간판을 내걸고 정식 출범했다. 벌써부터 그리스 독일 일본 등지의 고객들이 발주 의향을 전해 오는 등 출발이 순조롭다.

전 사장은 시대가 변한 만큼 종합상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조선업은 하나의 예일 뿐이다. 자원 개발 강화, 내수 시장 진출 등 신 사업 영역에 벽은 없다고 믿는다.

“한 마디로 ‘글로벌 비즈니스 오거나이즈’(Global Business Organize)가 종합상사의 새로운 청사진입니다. 단순 거래는 제조업체들도 할 수 있지만 복잡한 파이낸싱이나 오거나이징 업무에는 아무래도 종합상사만의 강점이 있거든요. 또한 삼국간 거래도 늘리고 수입도 해야 합니다. 국가든 기업이든 수출만 해서는 살 수 없는 것이죠.”

‘제조업 아웃소싱’은 전 사장의 안목이 돋보이는 사업 구상이다. 제조업을 한다고 해서 공장과 인력을 반드시 보유할 필요는 없으며, 시장성을 가진 제품 아이디어가 있다면 적절한 업체에 외주를 줘서 생산하면 된다는 것이다. 조직 비대화를 막는 동시에 사업 기회도 살리는 묘안인 셈이다.

"중소기업 해외 마케팅 적극 도울것"
전 사장은 LG상사나 SK네트웍스 등 경쟁 업체들의 변신 노력에도 후한 평가를 내린다. 내수 진출 등으로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갖춰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자원 개발 같은 사업은 국익과 연결되기 때문에 모든 종합상사들이 한층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견해도 내보인다.

종합상사들의 태동 배경과 국익은 떼놓을 수 없는 것이다. 상사맨들의 의식 저변에는 회사 못지않게 나라가 있다. 전 사장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해외 판로 개척에 애로를 겪는 중소기업들을 돕겠다는 구상도 그런 차원에서 나왔다.

“앞으로 품질과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들의 해외 마케팅을 적극 도와줄 계획입니다. 이미 우리 직원들을 공단 등지에 보내 홍보 활동도 하고 있죠. 기왕에 가진 조직을 활용해 중소기업과 함께 걷고 싶은 생각입니다.”


김윤현 기자 unyon@hk.co.kr  


입력시간 : 2005-05-1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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