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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성낙 가천의학전문대학원 총장
[의학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은 시대의 흐름"
의학·기초과학 동시에 발전시키는 '윈윈 교육정책', 로스쿨과 같은 개념
의대의 미래 지향성에 부합, 사회의학자 양성기관으로 발전시켜야


이성낙 총장 프로필

57년 보성고 졸업
62년 독일 마르부르크(Marburg)대 의예과 졸업
66년 독일 뮌헨대 의대졸
69년 의학박사(독일 뮌헨대)
6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대 피부과학실 전문의과정 수료
75∼90년 연세대 의대 피부과 부교수ㆍ교수
90~2003년 아주대 의대 피부과 교수90∼94년 아주대 의과대학장
94∼98년 同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2000∼2004년 (주)아주메딕스 설립ㆍ공동대표이사
2004년 가천의학전문대학원 총장(현) 2005년 국제베체트병학회 회장(현)


“로스쿨, 비즈니스스쿨과 마찬가지로 의과 대학도 메디컬스쿨로 가야 합니다.”

이성낙 가천의학전문대학원 총장(67)은 의학도 응용 과학인 만큼 법학, 경영학과 같이 ‘스쿨(School) 시스템’으로 교육시켜야 한다는 소신을 편 지 꽤 오래됐다. 이 총장은 1990년 아주대 의대 학장시절 국내 처음으로 ‘의대 학사편입’의 길을 튼 장본인이다.

그만큼 ‘의대 순혈주의’를 넘어서는 의학전문대학원(메디컬스쿨)으로의 전환에 남다른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는 요즘 의학전문대학원 협의회 회장직도 맡아 의과 대학의 메디컬스쿨 전환 확산에 앞장 서고 있다.

이 총장이 지적하는 현행 의과 대학 교육시스템의 문제점은 우선 임상 의학 분야에 너무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그는 “이제 의과 대학은 과거와 같이 단순한 의사 양성소로 머물러선 안 된다. 황우석 교수 같은 생명공학자와 의과학자(醫科學者)뿐 아니라 의료경영, 법의학, 의료정보학 등 사회의학자까지 광범위하게 양성하는 곳으로 발전시켜야 할 때”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특히 의료서비스를 산업적 측면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하는 것이 눈 앞의 현실이라고 이 총장은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선 국제적 감각과 언어구사 능력, 경영마인드를 갖춘 의료인 양성이 불가피하다.. 다양한 분야를 전공한 학부 출신들이 의학을 공부할 수 있는 ‘메디컬스쿨’이 이러한 의과 대학의 미래 지향성과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 그의 평소 생각이다.

이 총장은 미국의 메디컬스쿨에서 40년 전부터 시행해 온 의학박사(MD)와 철학박사(PhD)의 복합학위 ‘MD PhD’ 과정을 만들어 새로운 의과학자(醫科學者)를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의과 대학의 또 다른 심각한 문제점은 ‘인재 쏠림’ 현상이다. 이 총장은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 양성을 위해 최고의 엘리트를 선발해야 한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지만, 의학이 발전하기 위해선 튼튼한 기초과학이 밑거름이 돼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너도 나도 재수, 삼수를 해 가며 의과대학으로 몰리는 현상은 국가적 차원에서 볼 때 인재관리의 실패라는 것이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우수한 학생들이 우선 기초학문을 충실히 닦은 뒤 응용과학인 의학을 전공하게 하는 메디컬스쿨 제도가 의학과 기초과학을 함께 발전시킬 수 있는 ‘윈-윈 정책’이라는 것이 그의 현실 인식이다.

의학전문대학원생들의 뚜렷한 목적의식도 교육적으로 높이 평가된다. 이 총장은 고교 졸업 후 부모의 판단으로 의대에 진학한 학생들에 비해, 대학 졸업 후 다른 직업까지 경험한 의학전문대학원생들의 수업 태도가 훨씬 진지하다는 것이 한 학기 운영 결과에 대한 평가다. 당연히 학업 성과도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

사실 우리가 교육 시스템의 모델로 생각하는 미국이나 독일은 2차 대전 이후 모두 3차례나 전반적인 교육개혁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의학 교육제도는 60년 넘게 한 번도 변화하지 않고 일제 시대 시스템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는 것. 이 총장은 “국내 의학 교육이 그 동안 사회의 변화를 못 따라가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늦었지만 의과 대학을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는 것이 대학개혁의 핵심이라고 거듭 밝혔다.

한 가지 고민도 있다. 의학전문대학원의 ‘학부 4년+대학원 4년 제도’가 현행 ‘예과 2년+본과 4년 제도’에 비해 의사 양성기간이 2년이나 늘어난다는 점이다. 그는 의학전문대학원 졸업반이 4학년 때 인턴 과정을 함께 하는 ‘서브(Sub) 인턴제’로 교육기간을 단축시키는 방안을 교육부와 협의 중이라 밝혔다. 물론 인턴 운영은 병원 시스템이라 보건복지부와의 협의도 필요한 사항이다. 이 총장은 의과 대학에 진학하려 재수, 삼수 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메디컬스쿨의 ‘4+4’ 시스템이 교육 기간을 비현실적으로 늘린 것만은 아니라고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연간 1,700만원에 이르는 비싼 학비(현행 의과 대학은 연 1,000만원 정도)도 논란 거리다. 이 총장은 학비?대해선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의 발상과 달리 비용을 제대로 받고 좋은 교육을 제공한다는 식으로 가야 한다는 것. 가천의학전문대학원의 경우 학업 성취도에 따라 등록금의 35%까지 장학금도 주고 있다. 그는 뜻이 있으면 길이 있듯이, 전공불문, 나이불문으로 의학전문대학원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고 전한다.


조신 차장 shincho@hk.co.kr  


입력시간 : 2005-07-0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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