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오픈하려다 이번주로 연기했는데 다음주도 불확실해요.”

스키장들은 올 시즌 2개나 늘어나면서 기세를 떨치고 있는 반면 눈썰매장들은 썰렁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12월에 접어들었는데도 날씨가 도와 주지 않아 아예 개장을 못하고 있어서다. 가뜩이나 눈썰매장 수요층이 점차 스키 인구로 돌아서고 있는 마당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에버랜드와 서울랜드 등 수도권 주요 눈썰매장 오픈 시기는 예년의 경우 12월 초. 이때쯤이면 개장을 마치고 손님 맞기에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지난해 날씨가 따뜻해서 12월 중순에 들어서야 개장했는데 올해 역시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 올 겨울 역시 3~4일 춥다가는 다시 따뜻해지는 바람에 눈썰매장들은 눈을 제대로 만들지를 못하고 있는 처지다.

눈썰매장 인기가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 또한 썰매장측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썰매장 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몇 년째 입장객이 크게 늘지 못한 채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것. 크고 작은 눈썰매장의 숫자도 성장을 멈춘 채 더 이상 새로 생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스키장에 눈썰매장이 같이 들어서고 있다는 점도 눈썰매장측으로서는 죽을맛이다. 스키를 즐기지 않는 식구가 있어도 자연스레 스키장에서 해결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눈썰매장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눈썰매보다는 스키가 더 고급스럽고, 더 업그레이드된 겨울철 레포츠라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며 “하지만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으니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