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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이젠 내가 그라운드 황제"
맨유의 슈퍼 에이스… 유럽 축구 전문가 '무결점 선수' 극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홈구장 올리트라포드 스태디움에서 열린 AC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서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AC밀란과의 경기에 앞서 몸을 풀고있는 호날두.

2003년 8월, 정규 리그에 앞서 친선 경기로 전력을 점검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포르투갈 리스본의 알발라데경기장에서 열린 스포르팅 리스본과의 경기에서 1-3으로 패한다.

‘세계 최강의 명문’을 유린한 이는 좌우 측면을 오가며 눈부신 활약을 펼친 소년으로 당시 18세에 불과했다. 경기 후 맨유 선수들은 입을 모아 이 어린 선수의 기량에 찬사를 보냈고 일찌감치 명성을 떨치던 ‘신동’의 실력을 눈으로 확인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그를 스카우트하기로 마음 먹었다.

며칠 후 맨유는 1,750만 유로(한화 약 230억원)라는 파격적인 금액을 베팅, 경쟁 구단을 제치고 이 선수를 영입하는데 성공했고 입단식에서 조지 베스트, 브라이언 롭슨, 에릭 칸토나, 데이비드 베컴 등 ‘맨유의 에이스’들이 사용한 배번 7번을 선사하며 이 선수의 미래에 대한 큰 기대를 표현했다. 당시 맨유가 스포르팅 리스본에 지불한 1,750만유로는 10대 선수의 이적료로는 사상 최대의 금액이었다.

그로부터 4년 후, 해마다 발전을 거듭한 이 ‘천재 소년’은 맨유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슈퍼 에이스’로 성장했고 자연스럽게 ‘세계 최고’라는 영광스러운 수식어가 그의 이름 앞에 놓이게 됐다.

2006~2007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수협회(EPA)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로 뽑히며 맨유의 ‘트레블(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FA컵, UEFA 챔피언스리그의 3관왕)’ 도전을 이끌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2)가 주인공이다.

될성부른 나무, 떡잎부터 달랐다

1985년 2월 5일 포르투갈 마데이라에서 태어난 호날두의 풀네임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도스 산토스 아베이로(Cristiano Ronaldo Dos Santos Aveiro)다. 호날두라는 이름은 그의 아버지가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로널드 레이건(Ronal Reagan)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알려져 있다.

세 살 때 축구공을 처음 접했다는 호날두는 8세에 아마추어팀 안도리냐에 입단하며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범상치 않은 실력을 과시한 그의 명성은 이내 포르투갈 전역으로 퍼졌고 명문 스포르팅 리스본의 유소년 시스템에서 실력을 쌓아나간다.

1999년 14세의 나이에 프로에 데뷔한 그는 모레이렌세와의 첫 경기에서 두 골을 뽑아내며 ‘천재’라는 칭호가 허명이 아님을 입증했고 2000년 포르투갈 청소년대표팀(17세 이하)을 유럽 챔피언으로 이끌어 그의 이름은 유럽 대륙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당시 리버풀을 이끌던 제라르 울리에 감독은 호날두의 비범함을 알아보고 2002년 그의 스카우트를 건의했지만 구단은 ‘아직 덜 여물었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리버풀로서는 땅을 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제 3의 호나우두로 화려한 등장

호날두의 명성이 알려지면서 처음 화제가 된 것은 세계 축구를 좌지우지하는 브라질의 대스타 호나우두(AC 밀란), 호나우지뉴(바르셀로나)와 이름이 같다는 것이었다. 발음은 다르지만 호날두 이름의 영문 표기는 호나우두와 같은 ‘Ronaldo’다. 호나우지뉴도 본명은 ‘Ronldo’지만 ‘작은 호나우두’라는 뜻에서 호나우지뉴로 이름이 굳어진 경우다.

거액에 맨유로 스카우트되며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기 시작한 그는 2003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에서부터 팬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남겼다. 1-0으로 앞선 볼턴과의 개막전 후반 15분 교체 투입된 그는 페널티킥을 유도하고 날카로운 크로스로 세 번째 골을 이끌어내는 등 눈부신 활약을 펼쳐 극성스럽기로 유명한 잉글랜드 언론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

개인기 위주의 플레이가 몸에 익었던 그는 때로 ‘팀 전술에 맞지 않는다’는 비난을 듣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농익은 플레이를 펼치며 퍼거슨 감독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2003년 8월 카자흐스탄과의 친선 경기에서 A매치에 데뷔한 그는 포르투갈 대표팀에서도 붙박이로 자리를 잡았고 2004년 자국에서 열린 유럽선수권에서 두 골을 터트리며 팀의 준우승을 이끌어 주가를 더욱 높였다. 2005년 독일월드컵 유럽 예선에서는 팀 내 최다골(7골)을 터트리며 루이스 피구(인터밀란)의 뒤를 이은 ‘포르투갈의 간판스타’로 확고히 자리매김한다.

월드컵 시련을 딛고 한 단계 더 성장

호날두는 잉글랜드와 맞붙은 2006년 독일월드컵 8강전에서의 ‘윙크 사건’으로 잉글랜드팬들의 ‘공공의 적’으로 몰렸다. 당시 팀 동료 웨인 루니의 파울을 주심에게 고자질해 퇴장을 유도했고 루니가 그라운드를 벗어나는 순간 윙크를 하는 모습이 TV 중계 화면에 잡혀 잉글랜드 팬과 언론의 공분을 산 것.

이 때문에 2006~07 시즌 개막전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 등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로 이적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호날두는 시즌 내내 가는 곳마다 극심한 야유로 인해 경기력이 저하될 것이고 결국 이를 견디지 못하고 이적을 자청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파다했다. 월드컵에서 ‘원수’가 된 루니와의 호흡 문제도 의문시됐다.

그러나 호날두는 이 악재를 ‘실력’으로 극복했다. 그에 대한 야유는 어느새 환호로 바뀌었다. 그는 시즌 초반부터 거칠 것 없는 득점포로 맨유의 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4월 28일 현재 호날두는 EPL 31경기에 출전, 16골 13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득점에서 디디에 드로그바(첼시ㆍ19골)에 이어 2위에 올라 있고 도움은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호날두가 없었다면 맨유의 ‘트레블’ 운운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독보적인 활약으로 호날두는 4월 24일 EPA 시상식을 석권했다. 최고의 선수, 최고의 영플레이어, 팬들의 뽑은 최고 선수, 베스트 11에 모두 뽑혔다. 최고의 선수와 최고의 영플레이어를 한 사람이 받기는 1977년 앤디 그레이 이후 30년 만의 일이다.

호날두, 왜 세계 최고인가

호날두는 ‘현대 축구가 요구하는 이상적인 공격수’라는 평을 듣고 있다. 184cm의 큰 신장에도 불구, 현란한 개인기와 발군의 스피드를 자랑한다. 탄탄한 체격 조건으로 몸싸움에서도 밀리는 법이 없다.

좌우 측면 공격수가 본래 포지션이지만 경우에 따라 최전방 스트라이커도 소화할 수 있다.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로 동료의 골을 이끌어낼 뿐 아니라 순도 높은 ‘한방’도 갖췄고 세트 피스 상황에서의 킥력도 탁월하다.

유럽축구전문가인 박문성 SBS 축구 해설위원은 “한마디로 신이 내린 재능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신장이 좋은 선수는 스피드와 개인기가 달리고 작고 빠른 선수는 힘이 부치기 마련인데 호날두는 이 모든 것을 한 몸에 갖췄다”며 호날두에게 찬사를 보냈다.

박 위원은 호날두를 가리켜 ‘무결점의 선수’라고 표현했다. “카카(AC 밀란)는 개인기가 뛰어나지만 스피드가 처지고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는 작은 체격으로 인해 파워에서 밀린다.

웨인 루니는 파워와 스피드가 뛰어나지만 개인기를 활용한 드리블 능력이 처지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호날두는 어느 하나 처지는 능력이 없다”는 것이 박 위원의 설명이다.

호날두를 높이 평가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강인한 정신력에 있다. 그는 ‘월드컵 윙크 사건’을 극복하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팬들의 엄청난 야유를 이겨내고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친다는 것은 22세의 나이로는 쉽지 않은 일이다.

호날두는 몇 년 전까지는 ‘자기 성질을 이기지 못하는 선수’로 유명했다. 2005년 12월 벤피카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관중에게 ‘손가락 욕설’을 해 UEFA로부터 1경기 출장 금지 징계를 당했고 룩셈부르크와의 친선 경기에서는 상대 수비수 스트라세의 깊은 태클을 당하자 그의 목을 가격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그는 그라운드에서 누구보다 자신을 잘 컨트롤하고 있다. EPL 31경기를 치르는 동안 그가 범한 파울은 10회, 경고는 단 2회에 불과하다.



입력시간 : 2007/05/01 15:41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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