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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약도 도핑 테스트 걸릴까… 한국 골퍼들 긴장
美 LPGA 올해부터 약물검사 실시



올해 미LPGA투어에 진출하는 최나연(21ㆍSK텔레콤)은 최근 자신의 소변을 채취해 KAIST 도핑센터에 검사를 의뢰했다. 자신이 그간 복용했던 각종 보양 식품이 혹시나 문제가 있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다.

45만원의 비용을 들여 검사해 본 결과, 다행히 음성 판정이 나왔다.

최나연의 부모는 그간 딸의 체력 보강을 위해 개소주나 흑염소, 붕어즙 등 한약재가 들어간 보약을 지어 복용시키곤 했다. 1년 내내 투어를 다니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려면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위가 좋지 않은 딸이 그리 반기지는 않았지만 남들도 다 해먹이는 보약을 안 해줄 수 없어 줄창 갖다 댔다.

그 덕인지는 몰라도 크게 체력적인 문제없이 국내 투어를 치러왔지만, 체력적 부담이 한국에 비해 2~3배 이상 크다는 미LPGA투어 진출을 앞두고 좀 더 도움이 되는 보양식이 없을까 고민을 해왔다. 이런 가운데 올해부터 미LPGA투어에서 약물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날라온 것이다.

그간 골프는 타 종목과는 달리 약물 오염과는 거리가 있는 듯했다. 선수들의 약물 복용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골프는 명예가 생명이라고 여겨진데다 파워보다는 기술이나 집중력에 의해 승부가 가려진다는 점이 폭넓게 인정된 탓에 도핑 테스트 시행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몇몇 선수들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한 비거리 향상을 보인 것이 목격된데다 2004년 미PGA투어에 도전했던 여자 최강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단시간 내 근육이 몰라보게 좋아진 모습을 보이는 등 의심을 살만한 상황들이 이어졌다.

또 미PGA투어의 전설적인 골퍼 중 한 명인 게리 플레이어는 지난해 중반 “성장 호르몬이나 스테로이드계 근육 강화제가 골프계에 만연돼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기다 지난달 중순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약물 복용 실태를 조사한 ‘미첼 보고서’가 발표돼 전세계 스포츠계가 충격에 빠지자 골프계도 더 이상 약물 오용의 ‘치외법권지역’으로 남을 수 없게 됐다.

미LPGA투어는 올 시즌부터 당장, 그리고 미PGA투어는 향후 6개월간 약물 검사에 관한 교육을 실시한 뒤 후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도핑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미PGA투어의 경우 한번 적발되면 1년, 두 번째는 5년의 자격정지를 부과하고 세 번째 걸리며 50만 달러의 벌금과 함께 영원히 투어에서 추방하는 강력한 징계안을 공표했다.

이쯤 되면 불똥은 한국 선수들에게도 튈 수 밖에 없다. 국내에서도 이미 지난해 5월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이 ‘약물로부터 선수를 보호하고 공정한 경쟁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프로선수들에 대한 단계적인 도핑테스트 도입을 골자로 한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 국회 문광위에 계류 중이다.

최근에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에 도핑 테스트 도입 여부 및 향후 계획 등을 묻는 공문을 보내는 등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같이 ‘거역할 수 없는 현실’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결국 프로들 개개인이 신경을 써서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문제는 어떤 음식이 도핑에 양성 반응을 나타낼지 잘 모른다는데 있다.

감기약만 먹어도 문제가 생길 수 있을 뿐 아니라 그간 우리가 별 신경 안 썼던 보약재 중에는 도핑에 검출될 성분이 있을 가능성이 많다. 그렇다고 아예 보약을 외면할 수도 없고.

최나연 선수에게 보약을 지어주었던 팔복한의원 조용국 원장은 “대한스포츠한의학협회 자료에 의하면 흔히 쓰는 보약재 중 반하, 마황, 자하거, 백굴채, 부자 등은 도핑 테스트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많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선수들이 뜻하지 않은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려면 보약 등을 복용할 때 반드시 전문가에게 문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물론 각 프로단체는 의학협회나 KAIST 등의 협조를 얻어 주의해야 할 약품이나 음식물 리스트를 작성해 선수들에게 제공해야 할 것이다.

행크 애런의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깨고도 약물 복용 의혹으로 박수를 받지 못하고 있는 배리 본즈의 모습까지는 아니더라도, 피나는 노력으로 일군 자신만의 공든 탑이 예기치 않은 부주의로 인해 한순간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모두가 신경을 바짝 써야 할 것 같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08/01/17 13:41




박호윤 (주)한국프로골프투어 마케팅 부장 phy20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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