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유로 걸린 발렌타인챔피언십 제주서 개최국내 골퍼 25명 출전 기회… 최경주도 우승 한번더!

미PGA투어 시즌 개막 두 번째 대회(소니오픈)만에 첫 승을 올리며 통산 7승째를 기록한 최경주(38)가 오는 3월 귀국, 국내 팬들과 만난다.

최경주가 출전하는 대회는 3월13일부터 나흘간 제주 핀크스골프장에서 열리는 발렌타인챔피언십이다. 이 대회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유러피언투어다.

유러피언투어는 미PGA투어에 버금가는 상금 규모와 수준을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무대다. 이번 신설된 발렌타인챔피언십의 상금은 200만 유로. 우리 돈으로 27억 원이 넘는다.

그간 우리 땅에서 열린 공식 타이틀 대회로서는 가장 규모가 크다.(지난 2004년 역시 제주에서 열렸던 신한코리아오픈의 상금이 355만 달러로 더 많았지만 미PGA투어의 특별 허가 대회였을 뿐 공식 투어 대회는 아니었다.)

이 대회에는 최경주 외에도 세계 랭킹 9위이자 지난해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유럽투어의 최강자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 그리고 미PGA투어의 유망주로 꼽히는 교포 앤서니 킴 등이 출전, 타이틀에 걸맞은 위용을 갖추게 됐다.

이 대회의 선수 구성은 세계 랭킹 상위 60명과 유러피언투어 및 아시안투어 상위 랭커 40명, KPGA 상금 상위 25명, 그리고 주최측 초청선수 7명 등 총 132명으로 이뤄진다.

출전 선수 구성의 핵심 포인트는 국내 프로 25명이 포함된 점이다.

국내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이 유러피언투어에 출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2006년 유러피언투어 HSBC챔피언스 대회에서 타이거 우즈 등을 꺾고 우승한 양용은의 경우처럼 투어 우승으로 시드(2년)를 따내거나 세계랭킹 포인트를 부과하는 대회, 즉 아시안투어나 일본 JGTO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 세계 랭킹을 끌어 올림으로써 자력으로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그 외에는 주최사의 초청으로 출전하는 방법 밖에 없는데, 국내 기업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는 경우를 제외하곤 이런 행운(?)도 기대키 어렵다.

이렇듯 출전 기회를 잡기조차 어려운 유러피언투어가 국내에서 열림으로써 한꺼번에 25명이 세계적인 무대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발렌타인챔피언십은 일단 올해부터 3년간 열릴 계획으로 있어 한국 선수들도 자연스레 3년간 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선수들은 유러피언투어 출전 만으로도 상당한 기량 향상을 꾀할 수 있을 것 같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직접 맞닥뜨려 경쟁을 펼침으로써 더 없이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본인의 성적 여하에 따라 국내에서는 만져 보기 힘든 거액의 상금을 획득할 수도 있고 또 연이 닿아 우승까지 한다면 그야말로 ‘로또 당첨’에 가까운 대박이 날 수도 있다.

유러피언투어의 국내 개최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는 이미 여자 골프계에서 입증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2년부터 미LPGA투어 공식 대회가 열리고 있다. 2005년까지 열린 CJ나인브릿지클래식이 바로 그것이며 이후에는 코오롱과 하나은행이 공동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대회는 총 69명의 선수가 참가하는데 이 중 50명은 미LPGA투어 상금 랭킹에 따라, 그리고 나머지는 국내 선수들에게 출전권을 준다. 따라서 한국 여자 선수들은 미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하지 않은 선수라 할지라도 국내 투어 상위에 랭크되면 1년에 한번은 미LPGA투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덕에 지난 6차례의 대회에서 3명의 국내선수가 우승함으로써 투어 직행 티켓을 따낸 바 있다. 현재 미LPGA투어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안시현, 이지영, 홍진주가 바로 그 행운의 주인공들이다. 미LPGA투어의 국내 개최는 국내 여자 프로골퍼들의 기량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오는 3월 열리는 발렌타인챔피언십도 세계 무대로 뻗어 나가기를 희망하고 있는 국내 정상급 선수들에게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듯싶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비교해 기량차가 다소 있다 하더라도 코스, 날씨, 음식 등 안방에서 열림으로써 취할 수 있는 이점을 십분 살린다면 확률은 많이 높아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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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윤 (주)한국프로골프투어 마케팅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