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발 트레이드 카드 '찻잔 속 태풍'으로 마감NC, 타산 안맞아 아담 잔류 결정한화, 바티스타 내 놓고 유망주 영입 노렸지만 불발결국 '빅딜' 없이 이적 시장 마감

아담/연합뉴스
빅딜 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프로야구 이적 시장이 7월31일 문을 닫았다.

신생 팀 NC발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 카드가 수면 위에 올라 '빅딜' 가능성이 대두됐지만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

NC는 신생 팀 전력 강화 지원 방안에 따라 다른 팀보다 1명 많은 3명의 외국인 선수를 2년간 보유할 수 있다. NC는 외국인 농사를 잘했다. 때문에 '가을 야구'를 노린 팀들이 NC 왼손 투수 아담 윌크를 두고 실제 이적 교섭을 물밑에서 벌였다. 그러나 카드가 안 맞아 '빅딜'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NC가 안정된 전력을 유지하도록 배려한 외국인 선수 3명 보유를 원래 취지에서 벗어난 선택을 했다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김경문 NC 감독은 "막내 구단이 안 좋은 이미지를 만들 필요가 없다"며 "아담의 트레이드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감한 이해 관계, 트레이드 장벽 높아져

바티스타/연합뉴스
선수 교환은 위험 부담이 따른다. 양 팀간의 전력 강화를 위해 윈-윈 트레이드가 이뤄질 경우 박수를 받지만 한 쪽만이 잘 하면 다른 한 쪽은 '손해 보는 장사를 했다'는 비난이 쇄도한다. 서로 주고 받은 선수들이 모두 부진하면 안 하느니 못한 트레이드로 평가 받는다.

실제 올해 5월 이적을 단행한 SK와 KIA는 체면이 말이 아니다. SK 유니폼을 입은 김상현은 장타 고갈을 해결해 줄 4번 타자로 기대를 모았지만 좀처럼 타격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팀 성적은 7위에서 제자리 걸음이다. KIA 역시 뒷문 강화를 위해 송은범을 데려왔건만 잦은 블론 세이브로 고민 해결은커녕 고민만 더 안겼다.

또한 '빅딜'이 쉽게 성사되지 않은 이유는 '부메랑 역효과'를 우려해서다. 양대 리그로 치러지는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와 달리 한국프로야구는 단일 리그로 진행된다. 서로 간에 자주 만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NC가 외국인 선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내놓고 내년 시즌을 대비한 국내 선수 영입을 추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이유다. 2014년을 바라보고 있는 최하위 한화 역시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고 유망주 투수 영입을 원한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내비쳤지만 아무 미동도 없었다.

외국인 선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던 삼성, KIA, 두산, LG는 유망주 출혈을 감수하고 트레이드를 할 바엔 자체적으로 해결한다는 자세를 취했다. 가장 먼저 두산이 게릿 올슨을 대신할 선수로 데릭 핸킨스를 영입했다. 뒤를 이어 삼성이 에스마일린 카리대, KIA가 듀웨인 빌로우를 각각 교체 선수로 데려왔다. LG는 퇴출을 고려했던 벤자민 주키치를 안고 가기로 결정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은 8월15일까지 이뤄져야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등록할 수 있다.

▲역대 통틀어 이적 마감일엔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해와 올해는 조용히 지나갔지만 과거를 살펴볼 때 7월31일 마감일에 트레이드는 총 6차례 있었다.

1998년에는 무려 3건의 트레이드가 마감일에 성사됐다. 현대와 LG는 최창호와 박종호를 맞바꿨다. IMF 여파로 모기업 경영난에 시달린 쌍방울은 김실을 OB에 내주면서 박상근과 박상현을 받아왔다. 또 조규제를 현대로 보내고 박정현과 가내영에 현금 6억원을 챙겼다.

1999년에는 삼성이 투수 이상훈과 현금 4억원을 두산에 넘겨주는 조건으로 포수 진갑용을 영입했다. 진갑용이라는 듬직한 안방 마님을 데려온 삼성은 2000년대 최강 팀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토대를 마련했다. 2002년엔 KIA가 좌완 투수 방동민을 영입하며 내야수 김상현을 LG에 넘겼다.

2011년엔 넥센과 LG가 2대2 대형 빅딜에 합의했다. LG는 박병호와 심수창을 주고 넥센으로부터 송신영과 김성현을 받는 빅딜을 성사시켰다. 이 트레이드는 31일 양 팀 경기가 끝난 뒤 깜짝 발표된 사례였다.



김지섭기자 onion@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