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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베이스볼]'절치부심 트로이카' KBO리그 이끈다

[스포츠한국미디어 김성태 기자]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선수는 더 큰 무대에서 뛰고 싶은 마음을 갖는다. 누구나 마찬가지다. 도전이야말로 이들에게는 자신이 살아있다는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유일한 수단이다.

하지만 생각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며 에이스로 평가되는 세 명의 선수가 있다. 그러나 미국이라는 큰 장벽 앞에서 모두 고배를 마시며 아쉽게 물러나고 말았다. 물론 선수 개인에게는 아쉬운 일이지만 한국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는 최고의 흥행카드다. 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투수인 SK 김광현(27)과 KIA의 좌우 쌍두마차 양현종(27), 윤석민(29)의 행보에 팬들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말 그대로 '에이스의 귀환'이었다. KIA는 지난 6일 4년간 총 9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12억 5,000만원)으로 윤석민을 붙잡았다. 극적인 반전이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그를 KIA는 꾸준히 접촉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윤석민에게 불리하게 됐다. 마이너리그 트리플 A팀인 노포크 타이즈에서 활동하며 4승 8패 평균자책점 5.74을 기록하며 주춤했다. 볼티모어에서는 그를 메이저리그로 올려보내기를 거부했고 그는 일본과 괌에서 개인훈련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KIA는 허영택 단장과 오현표 운영실장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그를 설득할 정도로 정성을 보였다. 윤석민 역시 고민 끝에 국내로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2013년 시즌 직후 미국으로 건너간 지 1년여만에 친정팀 KIA에 복귀하게 된 것이다.

그의 복귀로 올시즌 프로야구는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투수 김광현, 양현종, 윤석민의 경쟁구도가 만들어졌다. 이들 모두 KBO리그에서 정상급 투수로 손색이 없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이들의 화려한 경력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2005년 신인드래프트 2차 1순위로 KIA에 입단한 윤석민은 말 그대로 KIA를 상징하는 투수였다. 선발과 중간, 마무리를 오가며 KIA의 마운드를 지켜낸 그는 2008년 14승5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하며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잡았다. 2009년 KIA가 열번째 우승을 차지할 당시에도 그는 9승을 따냈다.

무엇보다 윤석민이 가장 빛났던 시즌은 바로 2011년. 초반에는 좋지 못했다. 하지만 장기인 직구와 슬라이더의 구위가 점차 살아나기 시작했다. 성적 또한 좋았다. 27경기에 등판해 17승5패 평균자책점 2.45라는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그 해 윤석민은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까지 모두 리그 1위에 오르며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골든글러브와 MVP 역시 그의 몫이었다.



▶SK가 자랑하는 좌완 에이스…김광현은 아직 죽지 않았다

SK가 자랑하는 에이스 김광현도 이에 못지 않다.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리그 정상급 투수로 성장한 그해 16승을 따낸 뒤, 2009년 12승으로 기세를 이어갔다. 2010년은 최고의 해였다. 당시 김광현은 17승을 홀로 따내며 평균자책점 2.45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다승왕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지만 2011년과 2012년은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10승, 13승을 따내며 여전히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으로 스스로의 가치를 드높였다. 190cm에 가까운 신장에서 뿌려대는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와 각이 날카로운 슬라이더의 조합은 여전히 타자들로 하여금 방망이를 휘두르게 하는데 일가견이 있었다.

2014시즌이 끝나고 리그 정상급 투수가 되면서 그의 시선은 자연스레 미국이라는 큰 무대로 향했다. 포스팅 절차를 밟았지만 예상보다 좋지 않았다. 샌디에이고 파드라스가 포스팅에 참여했고 최고 응찰액은 200만달러(약 21억 9,000만원)였다.

한국 최고의 좌완 투수의 몸값이라고 하기엔 아쉬움이 가득했다. 하지만 김광현은 미국 진출을 원했고 SK는 대승적 차원에서 그를 보내주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다시 틀어졌다. 김광현은 선발을 원했지만 샌디에이고는 그를 불펜 투수로 판단했다. 애초에 협상에 들어가는 시각 자체가 달랐다. 결국 금액적인 차이와 보직 문제가 겹치면서 김광현은 다시 SK로 돌아왔다.

SK는 미국무대에 진출하려 했지만 다시 돌아온 김광현에게 기존 2억 7,000만원에서 122%가 인상된 6억원이라는 역대 연봉 최다 인상액(FA 제외)을 안겨주었다. 성적과 더불어 팀 에이스에 대한 예우, 그리고 잔류를 하게 된 그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SK가 준비한 선물이었다.



▶16승 투수로 발돋움…'소년가장'에서 이제는 명실상부 '에이스'로

포스팅 제도로 미국에 진출하려다 실패한 경우가 또 있다. 바로 KIA의 '16승' 에이스 양현종이다. 빠른 속구를 지닌 좌완 투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입단 첫 해였던 2007년과 2008년에는 기대만큼의 활약을 해주지 못했다. 하지만 2009년, 팀이 상승세를 타는 과정에서 29경기에 출전해 12승 5패, 평균자책점 3.15을 기록하며 팀의 열 번째 우승에 일조하기도 했다.

2010년 역시 16승 8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하며 부상으로 주춤한 윤석민과 부진에 빠진 로페즈의 빈 자리를 채우며 KIA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발돋움 하기 시작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2011년부터 주춤한 그는 7승, 2012년 1승에 그치며 난조에 빠졌다. 하지만 2013년부터 19경기에 출전해 9승 3패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탄 그는 2014년, 팀은 8위를 했지만 29경기에 출전해 16승 8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하며 국내 투수 가운데 다승과 탈삼진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더 큰 무대로 나가기 원했다. 친하게 지내던 윤석민의 미국행이 그에게는 더욱 동기부여가 됐다. 포스팅에 나섰지만 금액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컸다. 기대보다 훨씬 좋지 않았기에 KIA 역시 고민이 많았다. 양현종은 금액에 상관없이 미국으로 진출하고 싶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밝혔지만 구단은 포스팅 수용을 거부, 협상 끝에 팀에 남게 됐다.

동기부여가 현저하게 떨어졌다고 판단한 KIA는 1억 2,000만원에서 팀 최다 연봉 인상률인 233.3% 오른 4억원을 연봉으로 안겨주었다. 양현종 역시 스프링캠프에 합류, 정상적으로 몸을 만들며 다시 한 번, 팀을 위해 던지기로 마음 먹었다.

프로선수에게 더 큰 무대를 향한 도전은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한 가치이다. 세 명의 선수 모두 자신의 꿈을 뒤로 한 채, 절치부심 하는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고 자신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이들은 더욱 칼을 갈고 있다.

윤석민은 지난 15일, 광주에서 열린 LG와의 시범경기에서 1이닝 2탈삼진을 기록한 뒤, 19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로 출전해 자신의 복귀를 신고했다. 주무기였던 슬라이더는 여전히 살아있었다. 양현종 역시 두 번의 시범경기를 통해 몸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김광현 역시 최고구속 151km를 기록하며 에이스다운 피칭을 선보이기도 했다. 의욕은 활활 타오르고 있다.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세 선수의 향후 행보야말로 올 시즌, KBO리그를 보는 가장 큰 재미 중 하나가 됐다.

사진 = 스포츠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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