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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스포츠③] 정다래가 말하는 외모·AG 금메달 비화와 지도자론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정다래(24)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은 '얼짱 수영선수'라든지 '평영 최초의 금메달리스트'같은 화려한 수식어였다. 정다래는 선수생활 내내 여자 수영의 간판으로 여겨지며 스포트라이트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인터뷰를 위해 스포츠한국을 찾은 정다래에게 그와 같은 화려한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은퇴 후 제자 모집을 위해 직접 전단지를 만들어 주택가 벽에 붙이러 다니기도 하고, 작은 방에 자취하며 밥 해먹는 걸 즐긴다는 그녀의 말은 상당히 의외였다. 지난해를 끝으로 선수 은퇴 후 지도자로 새 출발한 정다래는 어린 새싹부터 차근차근히 기르는 정도(正道)를 밟아가고 있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순간? 그저 '힘들다'는 생각밖에

정다래하면 역시 한국 수영 사상 평영에서 남녀 통틀어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2010 광저우대회 때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는 한국 여자수영 사상 최윤희(배영, 개인혼영 금메달 5개), 조희연(접영 금메달 1개)에 이어 단 세 명밖에 달성하지 못한 대업이었다. 다시금 당시 상황을 회상해달라고 부탁하자 잠시 그녀는 회한에 빠진 얼굴을 했다.

"시합 전날부터 왠지 모르게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코치님께도 '어서 경기에 뛰고 싶다'고 얘기했어요. 경기 전에는 2AM의 '전활 받지 않는 너에게'라는 노래를 듣다 결승전 시작 후 100m 지점까지는 그저 '노래 가사 속 그 여자는 왜 대체 전활 받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뿐이었죠. 100m를 돌고나서는 그저 '아 힘들다'하는 생각뿐이었어요. 평소대로 하지 않고 처음부터 온 힘을 다해 수영을 했거든요. 딱 결승점에 다다랐을 때는 '1등이다'라는 생각보다는 '너무 힘들다'는 생각뿐이었죠. 경기 중에 많은 생각을 할 것 같죠? 의외로 선수들은 큰 생각을 별로 안 해요."



금메달을 딴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펑펑 울며 더 화제가 됐던 모습에 대해서는 "당시의 감정이 그랬으니까요. 딱히 지워버리고 싶다거나 잊고 싶은 기억은 아녜요"라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금메달, 그 이후 이어진 시기·질투 그리고 부상

정다래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전에 이미 어느 정도 유명세를 탔다. 이유는 그녀의 외모 때문. 실력보다는 외모에 관심이 쏠렸고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미녀스타' 중 하나로 꼭 언급됐다.

"대회전부터 이미 외모로 주목을 받다보니 열심히 준비한 선수들이 많은데 저만 기사가 나가 대표팀 내에서 창피했어요. 그리고 금메달 이후에는 더 관심을 가져주시다 보니 선수단 내에서 관계가 더 껄끄러워졌죠. 사실 아시안게임 때는 혼자 다닐 정도였어요. 나중에 들어보니 당시에 제가 부담스러워 다가갈 수 없었다고들 하더라고요. 또 또래 선수들의 질투도 많았죠. 물론 그런 질투는 저에게 익숙했어요. 어릴 때부터 외모가 강하게 생겼다고 싫어하는 사람이나 언니들의 이유 없는 따돌림은 저에게 늘 따라오던 것이었거든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으니 다가오는 2012 런던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됐지만 정다래는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수없이 이어졌던 부상이 그 이유였다. 결국 올해 한국나이로 고작 25세임에도 은퇴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오른쪽 무릎과 왼쪽 어깨, 허리디스크 같은 부상이 은퇴를 하게 되는데 가장 큰 이유였죠. 많은 분들이 아시안게임 이후 성적이 나오지 못한 것을 '게을러서'라고 생각하시는데 그 때문이라도 부상이 있음에도 억지로 대회에 나가야했죠. 그렇게 억지로 부상을 달고 대회에 나가다보니 성적이 나오지 않았고 또 그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지난해에는 '정말 내 모든 걸 쏟아 붓자'라는 생각으로 했지만 기록이 좋지 못했어요. 결국 조금씩 생각해오던 은퇴를 현실적으로 택할 수밖에 없었죠."

▶외모에 대한 관심 집중 이해해… 그래도 실력자들에 대한 주목도 필요

아무래도 정다래는 금메달을 따기 이전부터 외모와 탄탄한 몸매로 주목을 받았다. 그녀는 '얼짱'이라든지 '미녀'와 같은 수식어가 붙는 것에 질색했다.



"제가 정말 예쁘다면 상관없지만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그런 쪽으로 주목을 받으니 매번 민망했어요. 특히 '얼짱'이라는 단어가 너무 싫었어요. 항상 기자님들께도 그냥 '수영선수' 혹은 그래도 쓰시고 싶으시다면 '인어공주'정도로 표현해달라고 부탁할 정도였으니까요. 사실 사회적으로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상황에서 여자 선수에게는 실력보다는 외향적인 부분에 더 관심을 갖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봐요. 하지만 그 속에서 묻히고 있는 실력자들에 대한 주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선수들이 기사화되고 관심을 받게 되면 더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실 테니까요."

▶내가 원하는 목표 아닌 '선수가 원하는 목표' 이뤄주는 지도자 되고파

은퇴 후 정다래는 수영교실을 열 계획을 가졌지만 현재는 잠정 중단된 상태다. 본인도 그렇고 사회적으로도 유명선수가 은퇴 후 곧바로 수영교실을 여는 것이 단순히 '돈벌이'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체육과 관련된 여러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다는 정다래는 어린 선수들의 지도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지도자 과정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도자는 선수가 원하는 꿈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지도자가 원하는 목표로 선수를 끌고 가고 싶지 않아요. '지도자'라고 하면 벽이 있는 느낌인데 전 아무래도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 가르치는 스타일이라 현재 지도 중인 아이들도 편하게 절 대해줘요. 요즘은 강원도 홍천을 오가며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제자들의 기록이 줄고 즐기는 것이 보일 때 행복해요. 저도 전날 밤에는 혼자 머리를 싸매며 '어떻게 가르칠까'하고 고민하느라 머리가 아파요. 아이들 휴대폰 바탕화면이 저로 돼있을 정도로 많이 의지하고 있거든요. 책임감이 크죠."

수영교실은 지도자로서 마지막쯤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정다래는 스스로의 틀을 만들어 인정받는 지도자를 꿈꾸고 있었다. 성공적인 선수생활을 뒤로하고 일반인의 삶을 사는 그녀에게는 소박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목표가 있었다. 바로 여수-서울을 오가는 고속버스 운전기사를 하시는 아버지와 주부이신 어머니에게 효도하며 평범하게 사는 것이었다.



"전 그저 평범하게 사는 게 남은 인생의 목표예요. 선수생활을 하면서 안 좋은 여론으로 부모님이 상처를 많이 받으셨거든요. 그래도 지금은 지도자가 된 모습을 부모님이 좋아하세요. 인정받는 지도자로 거듭나면 자연스레 효도를 하는 것이겠죠. 앞으로 인생은 부모님께 효도를 하면서 살고 싶어요. 부모님께 효도하며 평범하게 사는 것, 그것 말고 더 성공적인 인생이 있을까요?"

장소협조= 중구 회현 체육센터 수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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