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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스포츠] 프로스포츠에 불어 닥친 ‘형님 리더십’ 열풍

[스포츠한국미디어 박대웅 기자] 바야흐로 `형님'들의 시대가 찾아왔다.

지난 몇 년 동안 프로스포츠 사령탑들의 세대교체 바람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최근 프로농구 kt는 조동현(39) 감독,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은 최태웅(39) 감독에게 나란히 지휘봉을 맡겼다. 만 30대의 나이에 이처럼 프로 감독으로 선임되는 것이 과거에는 흔한 일은 아니었지만 최근에는 자연스러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그렇다면 구단에서는 왜 젊은 사령탑들을 선호하고 있는 것일까. 바로 `형님 리더십'을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다.



▶OK저축은행의 우승, 김세진 감독의 번지점프와 소주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8연패 도전이 창단 2년 차 OK저축은행의 돌풍 앞에서 꺾였다. 그 중심에는 김세진(41) 감독이 있었다.

지난해 OK저축은행(당시 러시앤캐시)이 개막 7연패에 빠진 동안 김세진 감독은 선수들을 이끌고 경기도 가평으로 향했다. 시즌 도중 워크숍을 가진 것도 이례적이었지만 프로그램 속에 번지점프를 포함시켜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 물론 가장 먼저 번지점프를 시도한 이는 김세진 감독.

그는 질책 대신 분위기를 전환하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며, 믿고 따를 수 있는 형 같은 존재로 선수들에게 다가섰다. 올시즌 역시 초반 3연패를 당한 시점에서 김 감독은 선수 탓을 전혀 하지 않았다. 대신 이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다시 한 번 똘똘 뭉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김세진 감독의 형님 리더십은 결국 OK저축은행이 일군 기적의 출발점이나 다름없었다.



▶유도훈 감독, 선수 밖에 모르는 바보 형

프로농구 우승팀은 모비스였지만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팀은 바로 전자랜드였다. 정규리그 6위로 플레이오프 막차 티켓을 손에 넣은 전자랜드는 전력상 상위 5개팀과 달리 완벽한 언더독으로 평가받았으나 3위 SK를 3연승으로 꺾은데 이어 4강에서도 동부와 5차전까지 가는 대접전을 펼쳤다. 전력의 한계를 유도훈(48) 감독의 힘을 통해 극복한 팀이 바로 전자랜드다.

경기 도중 최고참 이현호가 유 감독의 엉덩이를 툭툭 치거나 “오케이, 알겠어”와 같은 반말을 내뱉은 것은 결코 그가 버릇없는 선수이기 때문이 아니다. 강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면서도 선수들과의 격 없는 모습을 선호하는 유도훈 감독의 성향이 잘 드러난 대목이다.

유 감독은 주옥같은 명언들을 쏟아냈다. 경기에 크게 뒤지고 있을 때에도 “0-0이라고 생각해. 대신 지금부터는 절대 지지마”라는 말로 사기를 끌어올렸고, “남은 시간 너희들의 가치를 높여봐”라는 조언을 통해서는 평소 강조해온 팀 조직력 외에 선수 개인까지 생각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또한 언제나 승리는 선수 덕으로 돌렸으며, 누구보다 전면에서 선수 띄워주기에 나섰다.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좌절된 상황에서도 그는 눈물을 힘겹게 참으며 “선수들에게 (고생으로 인한 결실의) 맛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너무나도 미안하다”며 마지막까지 선수들의 노력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창진, 허재 감독으로부터 시작된 프로농구계의 ‘형님 리더십’은 어느덧 유도훈. 문경은 감독에게로 계승된 상황이다. 또 김영만, 이상민, 추승균, 조동현 감독과 같이 더욱 젊은 사령탑들에게까지 앞으로 높은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경기장에 드러누운 김기태 감독

프로야구에서 ‘형님 리더십’의 대표주자는 단연 KIA 김기태(46) 감독이다. 그는 특유의 친근함을 앞세워 선수들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를 아끼지 않으며, 자율을 보장하는 상황에서도 칼 같은 책임감을 함께 부여해 선수단을 확실하게 장악한다. 만년 하위권에 머물던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낸 바 있는 김 감독은 올시즌에도 주요 선수들의 공백 속에서 KIA의 초반 선전을 이끌고 있다.

개막 이후 6연승을 내달렸던 KIA가 이후 5연패에 빠지는 동안에도 김기태 감독은 쓰린 마음을 애써 감춘 채 밝은 모습만을 계속해서 유지했다. 사기 진작을 위해 선수들에게 여전히 유쾌한 장난을 거는 모습이 덕아웃에서 종종 포착됐다. 때로는 부담감을 주지 않기 위해 선수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꺼리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형님 리더십을 발휘했고, 결국 KIA는 연패 위기를 다시 연승으로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지난 15일 경기에서 김기태 감독은 이민호 2루심의 판정에 항의하기 위해 덕아웃을 박차고 나간 뒤 2루 베이스에 드러눕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결국에는 퇴장 조치를 받았지만 이후 선수단은 더욱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리를 따내는데 성공했다. 전면에서 선수들을 지키기 위한 김 감독의 과감한 행동이 팀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했다.

김기태 감독 뿐 아니라 올시즌부터 프로 사령탑을 도맡은 롯데 이종운(49) 감독 역시 한화와의 빈볼 사태가 벌어진 직후 수장으로서 소신 발언을 남겨 화제를 모았다. “앞으로 우리 선수를 가해하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말을 통해 식구들을 감싸는 모습을 보인 것. 평소 점잖은 성격을 지녔지만 필요한 순간에는 어김없이 든든한 형님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이종운 감독이 보여줬다.

이 밖에 또다른 초짜 사령탑 두산 김태형 감독 역시 선수들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모습으로 팀을 무난하게 이끌고 있다. 프로야구에도 형님 리더십의 열풍이 서서히 불어 닥치고 있다.

사진=스포츠코리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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