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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스포츠]‘올스타 1위’ 이승엽-차두리가 부르는 ‘스완송’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프로야구와 축구의 올스타 팬 투표에서 은퇴를 목전에 둔 ‘노장 듀오’, 이승엽(39·삼성)과 차두리(36·서울)가 부동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선수들을 향해 냉정한 비난도 서슴지 않는 21세기의 팬문화 속에서 20세기 선수들의 ‘1위 등극’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매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팬들이 빼놓지 않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주제가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가장 핵심적인 선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이다. 그 질문에 모두가 납득할 만한 답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궁금증을 해소 할 수 있는 지표가 있다. 바로 매해 발표되는 올스타 팬 투표 결과다.

25일 기준으로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모두 올스타 투표가 완전히 집계 완료된 상황은 아니지만 중간집계 결과 놀라운 상황이 연출됐다. 바로 과거 한국 야구와 축구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베테랑 듀오’, 이승엽과 차두리가 1위를 달리고 있는 것.

한때 국민들을 울고 웃게 했던 두 선수는 이제 은퇴를 눈앞에 둔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세월이 지나 이제는 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 질 법도 하지만 그들의 인기는 여전히 건재하다. ‘올스타 1위’로 2015 시즌을 최고의 ‘스완송’(백조가 죽기 직전에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는 말에서 유래된 표현으로 운동선수가 마지막으로 좋은 기량을 발휘하는 것을 말한다)으로 장식하고자 하는 두 선수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인성도 활약도 ‘국민 타자급’ 이승엽



이승엽은 22일 올스타전 팬투표 2차 중간집계에서 유효표 154만 6,637표 중 101만 6,753표를 얻어 모든 부문을 통틀어 최다 득표를 기록했다. 이승엽은 1차 집계에서도 유일하게 50만표 이상의 지지를 받았고, 2차 중간집계에서도 유일하게 100만표 이상의 월등한 득표수로 타 후보를 압도했다.

지난 1995년 삼성 입단에 입단해 데뷔 3년째인 1998년 32홈런에 이어 이듬해 38홈런을 때려내며 자신이 보유한 '홈런 DNA'를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1999년부터는 단순한 맹활약을 넘어 한국야구의 홈런사를 새로 쓰기 시작했다. 그해 5월5일 현대전에서 최연소(22세 8개월) 100홈런을 돌파한데 이어 2001년 6월21일 한화전에서는 최연소 및 최소경기(816경기·24세10개월3일) 200홈런 고지를 밟았고, 2003년 6월22일 대구 SK전에서는 대망의 300홈런을 채웠다.

또한 이승엽은 지난 2012년 7월29일 넥센을 상대로 한일통산 500홈런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고 지난 3일에는 마침내 ‘오르지 못할 나무’로 여겨졌던 ‘400홈런’까지 넘어섰다.

그의 활약은 각종 국제 대회에서도 이어졌다. 많은 활약들을 선보였지만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쏘아올린 결승 2점 홈런은 야구팬들에게 잊혀 지지 않는 명장면으로 남아있다.

뛰어난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의 인품 역시 자신의 인기를 배가시킨다. 이승엽은 팬들에게 받았던 사랑을 기부로 돌려주기도 했다. 해마다 크고 작은 기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승엽은 22일 자신의 모교 경상중 야구부에 5,000만원을 기부했다.

특히 이승엽의 기부금 5,000만원은 구단이 전달한 400홈런 달성 포상금인 것으로 알려지며 그 의미를 더했다.

30대 후반으로 전성기를 지난 탓에 단순 기록을 놓고 봤을 때 이승엽을 이번 시즌 리그 최고의 선수로 꼽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분명 나이에 비해 준수한 활약을 펼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올시즌 68경기에 출전해 255타수 80안타, 타율 3할1푼4리 46타점 14홈런(25일 기준)을 기록하고 있는 이승엽은 드림 올스타(삼성, 롯데, 두산, SK, kt) 지명 타자 부문의 후보들 가운데 단연 으뜸인 기록이다.

결국 팬들은 한결같은 실력과 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는 인성을 겸비한 이승엽을 외면할 수 없었다. 투표 마감일은 다음달 2일이지만 이승엽의 올스타전 출장 가능성은 거의 확정적이다.

이승엽은 올스타 1위 등극에 대해 "당연히 영광이다"며 "아무래도 (프로야구 역대 첫) 개인 통산 400홈런 달성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젊은 선수들이 뽑혀야 한다고 본다"며 축하보다는 후배에 대한 배려를 보이기도 했다.

세월 지나도 경기력도 시원, 성격도 시원한 ‘차미네이터’ 차두리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차두리는 K리그 올스타 팬 투표 중간집계에서 10만2,713표로 김승대(포항·9만6,600표)를 제치고 수비수 부문은 물론 전체 득표수 1위를 차지하며 K리그 축구팬들의 변함없는 관심과 인기를 증명했다.

주로 국내 무대에서 자신의 입지를 쌓아온 이승엽과 달리 차두리는 주로 독일과 스코틀랜드 등 해외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져왔던 ‘도전 정신’의 아이콘이었다. 특히 한국 무대 경험이 2013년 이후 지금까지 세 시즌에 불과할 정도다. 한국 무대에서의 누적 활약도는 오히려 해외에서 보낸 세월에 비해 미미한 수준인것.

그럼에도 차두리가 팬투표 1위를 차지 할 수 있었던 이유는 2010년 이후 만개한 그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더불어 지난 1월 열린 2015 아시안 컵에서 보여줬던 ‘헌신’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던 차두리는 이후 공격수로서 기량을 만개하는데 실패하며 대표팀에서도 멀어졌다. 아버지 차범근 감독의 후광으로 유명세를 탄 평범한 기량의 선수로 전락하는 듯 했다.

그러나 풀백으로 전향한 뒤 맞이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남다른 신체조건과 스피드를 활용해 ‘차미네이터’라는 별명을 얻은 뒤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인생을 맞이했다. 대회 종료 이후 활약도를 인정받아 스코틀랜드 명문 구단 셀틱으로 이적했고 2013년 국내 무대 복귀 이후에는 ‘시간을 거꾸로 돌린 것 같다’는 평가를 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달렸다.

특히 지난 1월 아직도 잔상이 채 가시지 않은 2015 아시안컵에서 차두리는 한국 대표팀의 준우승을 이끈 일등공신이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활용한 측면 돌파로 손흥민의 득점을 도왔던 장면은 감동을 넘어 축구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던 장면이었다.

거의 매 경기 폭발적인 돌파를 선보이며 팬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었던 차두리는 인품으로도 팬들에게 시원함을 안겨줬다. 두 차례의 월드컵 엔트리 진입 무산 등 그 누구보다 험난한 대표팀 생활을 펼쳤지만 그는 지난 3월 열린 국가대표 은퇴식에서 "매우 감사하다. 제가 한 것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며 자신을 둘러싼 모든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그는 “행복하게 유니폼을 벗지만 후배들에게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며 마지막까지 후배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시즌 차두리는 리그 10경기에 출전해 2도움을 올리며 최고는 아니지만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어 올스타로 뽑히기에 손색이 없다. 이번 K리그 올스타 선수단은 현재 진행 중인 팬투표 결과 70%와 K리그 클래식 12구단 감독 및 주장(12명) 투표 30%를 더해 29일 최종 확정된다. ‘중간 집계 1위’ 차두리의 출전은 유력하다.

수원과의 라이벌 전을 앞두고 2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차두리의 팬투표 1위에 대해 "운동장과 밖에서나 일관성 있는 모습들이 팀 동료들과 팬들에게 전해진 것 같다. 적은 나이가 아님에도 투혼을 발휘하는 모습들이 1위로 연결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차두리 본인은 기쁨보다는 미안함 마음이 컸다. 차두리는 "이렇게 많은 표를 받게 돼 팬들에게 감사하다"며 "한국에서 올스타전을 처음 경험했는데 실력으로 팬들의 사랑을 보답하겠다. 그러나 은퇴를 앞둔 상황에서 후배들의 표를 뺏어 미안한 것도 있다"라고 전했다.

은퇴를 염두 해야 하는 그리고 결정한 상황에서 2015올스타 1위에 오른 두 ‘베테랑’들. 일부에서는 이들의 ‘팬투표 1위 등극’이 실력과 무관한 단순 예우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 주장하지만 이번 시즌 이승엽과 차두리는 실력과 인성 면에서 단순한 예우로 이뤄낸 성과가 아니라는 것을 본인 스스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 이들이 앞으로 펼쳐나갈 2015 올스타전과 더불어 시즌의 마무리가 더욱 궁금해진다.

사진=스포츠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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