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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스포츠] '국민 감독' 김인식의 프리미어12 뇌 구조도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2015 을미년이 어느덧 저물어간다. 올해 한국 야구계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7년 만에 세계 정상에 오르는 경사를 맞이했다. 바로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프리미어12 대표팀이 일본과 미국을 4강, 결승에서 차례로 꺾고 초대 챔피언에 등극한 것.

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 및 준우승 쾌거에 이어 다시 한 번 '국민 감독'의 명성을 떨친 김인식 감독은 연말 동안 각종 시상식의 주인공으로 초대받으며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일정을 보냈다. 감기에 걸릴 만큼 몸이 좋지 않았던 그의 얼굴에는 피로가 묻어나 있었지만 프리미어12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면 당시의 짜릿함이 떠오르는지 이내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뇌 구조도로 살펴본 김인식 감독의 프리미어12

"난 몰라. 이런 것 하나도 몰라요. 허허허." '뇌 구조도'가 그려진 종이 한 장을 받아든 김인식 감독이 순간 당혹감을 드러내면서도 설명을 들은 직후 흥미롭다는 듯 연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이 순간만큼은 '국민 감독'이 아닌 영락없는 '동네 할아버지'의 모습이다.

감독직 수락을 시작으로 이번 대회 내내 머릿속이 복잡했다는 그에게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물었다. 기자의 도움을 받아 프리미어12 뇌 구조도를 채워나가던 김 감독도 조금씩 적극성을 드러내더니 마지막 '인증 사진' 과정까지 모두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 사진=박대웅 기자
▶일본전 패배와 설욕, 그리고 오타니

김 감독은 중앙에 위치한 가장 큰 원 안에 '일본전 승리'를 기입해줄 것을 요청했다.

"아무래도 일본전에 승리를 해야 한다는 고민이 가장 많았지요. 사실 개막전 패배에 대해서는 그리 신경을 쓰지 않았어요. 예선 라운드에서는 3승을 따내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으니까. 개막전에서 5실점 가운데 2점은 운이 없어서 내준 점수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우리가 3점 이상을 뽑아낸다면 충분히 승리를 노릴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죠. 선수들에게도 개막전 패배를 빨리 잊자는 말을 강조했어요. 어차피 지나간 경기일 뿐이고, 개막전 패배에 몰두하게 되면 다음 경기까지 어려워질 수가 있으니까."

준결승에서 설욕을 다짐했던 김인식 감독이지만 개막전과 마찬가지로 한국 타선은 일본 선발 오타니 공략에 또다시 실패하며 계속해서 끌려가는 경기를 펼쳐야만 했다.

"뇌 구조도 큰 부분에 오타니 이름도 넣어주세요. 사실 오타니 생각도 많이 했었죠. 우리가 '왜 이렇게 못 칠까'라고 말이죠. 허허허. 준결승에서는 예선보다 더 잘 던지던데 내려가는 순간까지 우리가 전혀 공략을 못해서 걱정을 많이 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9회 들어 한국이 일본 불펜을 상대로 기적을 연출해냈다. 대타 오재원이 좌전 안타를 터뜨리며 반격의 포문을 열었고, 연속 대타 손아섭이 다시 한 번 중전 안타를 때려내 무사 1, 2루 기회를 연결시켰다.

"단 한 번의 기회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경기 전부터 취재진들에게 말했지만 대타 카드를 아껴놓고 있을 것이라고 했죠. 9회에 일본 불펜을 상대로 오재원, 손아섭이 연속 안타를 터뜨리면서 '한 번의 기회'가 바로 지금 찾아왔다는 것을 느꼈어요."

연속 대타 카드 적중 이후 정근우가 좌익선상 2루타를 쏘아 올리며 첫 득점에 성공한 한국은 이용규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무사 만루 기회를 연결시켰고, 김현수가 바뀐 투수 마츠이 유키를 상대로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며 1점 차까지 일본을 압박했다.

  • 스포츠코리아 제공
결국 이대호가 해결사로 나섰다. 일본이 또다시 마쓰이 히로토시로 투수를 교체했지만 이대호가 마쓰이의 4구째를 통타,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쏘아 올리며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4-3으로 한국이 마침내 첫 리드를 움켜잡은 순간이었다. 9회말 마무리투수 이현승의 손에서 한국의 설욕이 최종 완성된 순간 김인식 감독도 비로소 모든 부담감을 털어낼 수 있게 됐다.

"글쎄, 다들 잘 해줬기 때문에 감독이 특별히 한 일이 있었을까 싶어요. 나로서는 잘 됐다 싶은 게 '오재원과 손아섭 중에서 누굴 먼저 쓰느냐'를 고민하다가 오재원을 먼저 낸 점이었던 것 같아요. 또한 9회에 정대현을 좌타자에게 투입시킨 것, 마지막에 나카무라가 대타로 나왔을 때 이현승을 믿고 올린 것들이 나와 일본 벤치 간의 승부였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미국을 상대로 따낸 프리미어12 초대 우승의 기쁨도 컸지만 김인식 감독은 일본전 승리가 훨씬 더 기뻤다는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미국을 상대로는 아무래도 좀 더 수월한 과정 속에서 우승을 따냈지만 일본전에서는 9회에 역전을 할 것이라고 사실 생각도 못했어요. 1라운드 패배를 되돌려줬다는 점도 있고, 도쿄돔에서 그런 성과를 남겼다는 것도 의미가 있었지요. 나름의 승부수들이 통하기도 했고요. 아마 이번 대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해결사' 이대호, 도미니카전 역전포의 짜릿함

김인식 감독은 일본과의 개막전 외에 가장 어려웠던 순간으로 대만에서 열린 예선 라운드 도미니카와의 2차전을 꼽았다. 당시에도 한국은 6회까지 타선이 침묵하며 개막 이후 15이닝 연속 무득점의 수모를 겪고 있었으나 이대호가 7회 좌월 투런포를 터뜨리며 승부를 뒤집은 것을 계기로 타선이 폭발하기 시작했고, 결국 3연승을 따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도미니카전이 특히 어려웠는데 그렇기 때문에 이대호의 역전 홈런이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 이후부터 대회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확실하게 살아나기 시작했으니까요. 일본전 승리, 최종 우승, 그 다음 정도에 이대호의 도미니카전 홈런을 가장 기억나는 장면으로 꼽고 싶어요."

김인식 감독은 애초부터 이대호를 4번 타자로 기용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박병호라는 또다른 대안이 있었지만 이대호의 몸상태가 나쁘지 않다면 해결사로서 가장 적합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전제돼 있었다. 결국 이대호는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또 한 번 대형사고를 터뜨리며 김인식 감독의 믿음에 완벽히 부응했다.

"이번 대회 마음 속 MVP를 꼽는다면 이대호와 정근우를 주고 싶습니다. 대회에서 보여준 실력 외에 선수단 내·외부적으로도 한 일들이 참 많았죠. 이대호는 삼겹살 집에서 본인이 계산을 하며 선수들의 사기를 올려주기도 했고, 고참으로서 선수들을 잘 끌고 갔어요."

김인식 감독이 발휘한 '믿음의 야구'는 이대호에게만 한정된 것은 절대 아니었다. 중심 타선이 침묵을 지키는 동안에도 그는 "오늘은 해주겠지"라는 말과 함께 미소를 드러냈고, 초반 아쉬움을 드러냈던 '테이블 세터' 정근우-이용규 조합을 마지막까지 신뢰했다. 또한 일본, 미국과의 예선 라운드에서 모두 고개를 숙였던 김광현에게 결승 무대를 맡기는 강단을 드러내며 마지막 자존심 설욕의 기회를 주기도 했다. 그렇다면 김인식 감독에게 믿음이란 무엇일까.

"나는 대표팀의 경우에 일반 소속팀과 다르게 실력이 급격히 올라간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선수들이 원래 가지고 있던 기량을 최대한 온전히 발휘하고, 최고의 컨디션으로 출전하도록 하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죠. 이번 대회에서도 다들 뛰어난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기 때문에 해주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라고 믿었죠."

▶끝없는 고민들과 긍정론

김인식 감독은 감독 선임을 시작으로 선수단을 꾸리는 부분에서부터 머리를 감싸 쥐어야만 했다. 대회 일정상 소속팀 감독들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기 어려웠던 상황이 그를 다시 국가대표 감독 자리에 앉혔다.

"당연히 많은 걱정이 있었죠. 그런데 어떻게 하겠어요. 원칙상 1위팀 감독, 그렇지 않으면 2위팀 감독이 맡아야 하는데 각 소속팀 감독들은 리그 일정이 있으니까 그쪽에 전념을 해야 하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저에게까지 제의가 돌아온 것 같아요. 규칙위원회 위원장으로 있으면서 도움을 받은 부분도 있었고, 소속팀 감독들의 고충도 이미 WBC 때 경험해봤기 때문에 잘 알고 있었죠. 총재님이 열흘 정도 생각해보시라고 말씀하셨는데 7~8일 정도 고심한 끝에 결국 감독직 제의를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하지만 대표팀 지휘봉을 받아든 이후에도 어려움은 끊이지 않았다. 각종 선수들의 부상 및 사건 사고로 인해 많은 핵심 자원들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악재가 찾아온 것.

"아파서 참가가 어렵다는 선수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삼성의 경우에는 선수 3명이 한국시리즈에도 나서지 못했잖아요. 심경을 모두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핵심이 되어야 할 선수들이 빠지니까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대표팀 구성이 너무 어려워서 화가 나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에요. 허허허."

김인식 감독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와 비교했을 때 대표팀 합류 시기로도 많은 걱정을 했다고 털어놨다. WBC 시절에는 리그 일정을 모두 마친 뒤에도 손발을 맞출 시간이 비교적 넉넉했다면 이번에는 이같은 기간이 너무나도 짧았다는 것. 대표팀에 합류할 자원을 놓고 김 감독의 고민은 마지막까지 계속됐다.

"내야에서는 김민성, 투수 중에서는 토종 다승왕에 올랐던 유희관 등을 놓고서 마지막까지 고민을 했던 부분이 있었어요. 반대로 부상을 안고 출전하거나 포스트시즌 일정 때문에 급히 합류하게 된 선수들도 있었는데 그 전에 중간 순위 팀의 선수들을 써야 하나를 놓고서도 고민을 했고요. 정대현의 경우 올시즌 성적이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표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기대대로 좋은 활약을 펼쳐준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김인식 감독은 일본과의 개막전 완패로 출발마저 좋지 못했지만 위기 속에서 오히려 긍정적인 마음을 먹기로 다짐했다.

"걱정만 해서 달라지는 것이 있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을 조금은 편히 가져가기로 했어요. 고참부터 젊은 선수들까지 결과적으로 다들 자기 역할을 잘 해줬기 때문에 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휴식, 그리고 한국 야구의 미래

김인식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식사로 해물탕을 꼽았다. 대만에서 입맛이 맞지 않아 고생이 많았던 그는 일본으로 건너온 뒤 선수단과 함께 한식집을 찾았고, 다양한 메뉴 가운데 유독 해물탕 생각이 났다고 털어놨다.

"시켜보니까 값도 싸고 양도 제일 많고, 무엇보다도 국물이 기가 막히더라고요. 제가 해물탕을 먹으니까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다들 해물탕을 많이 시켰어요. 그런데 해물탕을 먹고 일본을 이기니까 계속해서 해물탕만 찾게 되더라고요. 허허허."

유쾌한 대화를 이어가던 김 감독은 뇌 구조도에서 눈곱만큼 작은 마지막 원에 '쉬고 싶다'는 생각을 기입해줄 것을 요청해 웃음을 안겼다.

"시상식부터 방송 출연까지 연말에 계속해서 일정이 잡혀있어요. 20일(인터뷰 날짜 16일)이 지나서야 비로소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길 것 같아요. 대회가 모두 끝나고서 가진 생각인데 '이제 조금 쉬고 싶다'라는 느낌이 들만큼 정신이 없더라고. 허허."

김인식 감독은 일구상 시상식장에서 KBO 구본능 총재로부터 다음 2007년 WBC 대회 감독을 맡아줄 수 있는지 농담 반 진담 반의 제안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묘한 미소만을 지어보였던 김 감독이 이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당시에는 총재님께서도 그냥 농담으로 말씀하신 것 같아요. 현재 잡혀있는 스케줄도 다 소화를 시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은 그 부분에 대해 논할 때는 아니지 않나 싶어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부분에서 미리미리 움직여야 한다는 점이에요. 전임 감독제가 필요하다는 말을 여러 번 했던 이유가 현역 감독들에게는 부담이 많이 가고, 페넌트레이스 순위 싸움을 하다보니까 아무래도 꺼리게 되는 부분이 있어요. 전년도 우승팀 감독이 한다면 좋은데 그걸 못하니까요. 저도 감독을 해봤지만 부담이 많은 것은 사실이에요. 대표팀 감독 자체만으로도 부담이 큰데 이중으로 떠안을 수 있기 때문에 애초에 부담감 주지 않는 쪽으로..."

김 감독 뿐 아니라 그동안 전임 감독제에 대한 이야기는 야구계에서 끊임없이 나왔던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취지를 떠나 비용 문제에 대한 부담, 국제 대회가 많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김 감독은 비용을 들이지도 않고 성적을 내야하는 부분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과 함께 모든 것을 합리적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김인식 감독은 전임 감독을 맡아줄 지도자로 어떤 감독을 눈 여겨 보고 있었을까. 또한 한국 야구가 계속해서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도 궁금했다.

"젊은 지도자가 전임 감독을 맡았으면 좋겠다는 말들을 해왔는데 사실 그건 제 잣대에서 나보다 어린 사람을 이야기하는 부분이에요. 꼭 젊다는 게 어리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죠. 제 옆에도 현재 감독들이 많지 않습니까. 거기서 뽑아도 되지 않겠냐는 말이에요. 또한 한국 야구가 정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투수들의 육성이 시급해요. 기본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 스피드나 제구력이 일본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거든요. 무엇보다 가르치는 사람들부터 제대로, 그리고 열성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최근 메이저리그 진출 러시가 활발해지면서 국내 야구 흥행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김 감독은 보다 넓은 곳에서 계속 배워나가야 앞으로 야구판 전체를 놓고봤을 때 긍정적인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세대교체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무조건 젊은 선수를 대표팀으로 꾸릴 것이 아니라 위·중간·아래가 톱니바퀴처럼 돌아갔을 때 제대로 된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고희에 맞이할 야구 인생

2015년 국민 감독으로서의 자존심을 또 한 번 지켜낸 김인식 감독은 태극마크에 대해 이같은 생각을 밝혔다.

"특히 타국에서 태극기가 걸려있고, 애국가가 나왔을 때 가슴이 뭉클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습니까. 그게 곧 국가관 아니겠냐는 말을 합니다. 자신과 국가의 명예가 달린 태극마크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모두가 생각해 봐야 해요. 저 역시 매번 태극마크를 달 때마다 많은 생각이 들곤 합니다."

올 한해 그 어느 때보다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프리미어12 우승이라는 최고의 성과를 통해 모든 보상을 받은 김인식 감독이다. 이제 2016년, 그는 고희의 나이로 야구 인생을 뚜벅 걸어간다.

"마지막으로 대표팀을 맡아서 몇 개월 동안 어떻게 보면 속도 앓고 고민도 하다가 마지막에 제일 행복한 겨울이 아닌가라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어느덧 내년이 칠순이라고 하니 실감이 나지 않네요. 세월이 너무 빨라 허허허."

현직 복귀에 대한 생각을 그에게 물었다. 손을 절레절레 내저으며 "내가 이야기할 부분이 아니다"는 반응을 보인 김 감독이지만 KBO리그 1,000승까지 단 20승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욕심을 굳이 감추지는 않았다. 국가의 부름에 응했듯 누군가가 본인을 필요로 해 불러준다면 마지막 야구 인생을 태워보고 싶다는 것이 그의 조심스러운 생각.

마지막으로 김 감독이 선수들에게 평소 전하고 싶었던 당부를 남겼다. '국민 감독'이기에 앞서 '국민 할아버지'로서의 따뜻한 온정이 그의 말 속에서 고스란히 느껴졌다.

"저는 사실 그런 이야기를 조금 해요. 이번에 특히 더 선수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게 '우리는 특별하지 않으면서 특별한 사람이다'. 평소 상식선에서 살다가 조금만 뭔가가 잘못되면 보통 사람들보다 사회적으로 특별해져요. 선수들 모두가 자기 관리를 스스로 잘 해야 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야구계도 계속해서 선수들에게 야구만 시킬 것이 아니라 인성교육부터 시켜야 해요. 앞으로 더욱 제2의 인생이 중요해질 텐데 일반 사회로 돌아갔을 때 어떤 상식선에서 살 수 있는, 자기가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가 조금은 부족하게도 살 수 있는 것들 역시 배워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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