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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칼럼] 골프의 모든 것 보여준 2016 마스터스 토너먼트

골프를 밥벌이로 삼는 프로와 취미로 즐기는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골프의 마력에 홀리는 까닭은 과연 무엇일까.

지난 8~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 80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대회가 이런 궁금증에 확실한 답을 주었다. 이번 마스터스 대회는 ‘골프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골프에선 무슨 일이든 일어난다.’ ‘결과는 장갑을 벗어봐야 안다.’는 사실을 숱한 에피소드를 총동원해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1라운드부터 선두에 나서 마지막 라운드 중반까지 5타 차 선두를 지켜와 골프전문가들이 와이어 투 와이어(시작 라운드부터 마지막까지 선두를 지키는 것) 우승을 낙관했던 미국의 ‘모범청년’ 조던 스피스(23)가 오거스타의 악명 높은 아멘코스에서 속절없이 무너져 마지막 턱걸이로 마스터스에 출전한 영국의 대니 윌렛(29)에게 우승컵을 안긴 것은 골프가 아니면 보여줄 수 없는 전형적 사건이었다.

순항하던 조던 스피스는 지난 3 라운드를 무사히 넘긴 ‘아멘코너’를 앞두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멘코스 직전 10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한 조던 스피스는 아멘코스 첫 관문인 파4 11번 홀에서 티샷 난조로 다시 보기를 기록했다.

마스터스를 상징하는 아멘코너는 18개 홀 중 가장 난코스로 꼽히는 11번홀(파4· 455야드), 12번홀(파3·155야드), 13번홀(파5·465야드)로, 기도하는 마음으로 임하지 않으면 재앙을 피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별명이다. 1931년 골프장을 만들 때 12번 홀에서 인디언의 무덤이 발견되어 ‘인디언의 영혼이 심술을 부린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을 정도다.

10번 홀에서 보기를 범한 조던 스피스는 아멘코너의 첫 관문인 11번 홀(파4)에서 티 샷 실수로 보기를 범한 뒤 12번 홀(파3)에서 가슴을 치고 땅을 칠 실수를 한다. 티 샷이 짧아 그린 앞 연못에 빠졌고 70야드 거리의 ‘드롭 존’을 마다하고 130야드 지점에서 날린 3번째 샷 역시 뒷땅을 때려 물에 빠졌다. 5번째 샷은 그린 뒤 벙커에 빠져 결국 쿼드러플 보기. 후반 3개 홀에서 6타를 잃은 조던 스피스는 13번과 15번 홀에서 각각 한 타를 줄여 2위까지 올라갔지만 영국의 리 웨스트우드(43)와 함께 대니 윌렛에 3타 뒤진 공동 2위로 만족해야 했다.

반면 대니 윌렛은 가까스로 참가한 대회에서 닉 팔도에 이어 영국인으로는 두 번째 마스터스 그린 재킷을 입는 영광을 안았다. 아내의 출산 예정으로 대회 출전을 포기했던 그는 아내가 예정일보다 열흘 이르게 출산하는 바람에 89명의 출전자 중 마지막으로 이름을 올려 대박을 터뜨렸다. 스피스에 3타 뒤진 공동 5위 중 한 명이었던 윌렛은 소리 소문 없이 타수를 줄여나갔는데 조던 스피스가 아멘코너에서 불가사의한 추락을 하는 사이 절로 선두로 솟구쳤다.

‘빅이지(Big Easy)’란 애칭으로 아마추어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천하의 어니 엘스(47)가 60cm 거리에서 무려 6번의 퍼팅을 한 것 또한 아마추어로선 납득할 수 없는 것이지만 톱클래스의 프로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을 마스터스는 보여주었다.

이밖에도 조던 스피스와 선두경쟁을 벌이던 호주의 제이슨 데이(29)와 북아일랜드의 로리 매킬로이(27)등이 속절없이 뒤로 밀리고 1, 2 라운드에서 공동 2~3위로 나가던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5)가 뒷심 부족으로 밀려나는 모습, 유일한 한국 국적 선수로 유럽투어에서 두각을 보였던 안병훈(25)의 맥없는 컷 탈락 등 이번 마스터스 대회는 한꺼번에 골프의 모든 것을 거의 완벽하게 보여주었다.

‘골프란 그런 것이여!’란 말이 아마추어들에게 실감나게 다가오는 대회였다.

방민준 골프한국 칼럼니스트 news@golfhankook.com

(골프한국 프로골프단 소속 칼럼니스트에게는 주간한국 지면과 골프한국, 한국아이닷컴, 데일리한국, 스포츠한국 등의 매체를 통해 자신의 글을 연재하고 알릴 기회를 제공합니다. 레슨프로, 골프업계 종사자 등 골프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싶으신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을 통해 신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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