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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이정후는 되고 오지환은 안되고… 걱정스러운 선동열

"아시안게임 한국 야구대표팀의 은메달을 기원합니다"

2018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야구 대표팀 관련 기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댓글이다. 은메달을 기원한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싶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다.

예전에 비해 아시안게임은 그 입지가 많이 축소됐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한국의 금메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4개나 딴 야구의 경우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02년 부산, 2010년 광저우, 그리고 2014년 인천까지, 한국 야구는 아시안게임에서 항상 최강이었다. 국제대회의 호성적은 곧 야구의 인기 상승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영 좋지 못하다. 이는 오롯이 병역이라는 문제와 얽혀있다. 프로 선수들에게 국제대회 입상은 병역의 고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창구다. 목적 자체는 나쁘지 않다.

병역 면제라는 동기부여를 통해 국위선양,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했다. 하지만 야구를 향한 시선이 너무나 달라졌다. 대표팀 감독이 누구인가. 한국 야구 최고의 레전드인 선동열이다.

그럼에도 시선이 너무나 차갑다. 이제는 메달의 색이 중요하지 않다. 야구 팬들이 보기에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은 나라를 위한 자부심과 명예가 아닌 병역 면제의 꼼수로 비춰지고 있다.

야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결과와 메달'이 아닌 '과정과 공정함'이 우선

작년 2월에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은 모든 면에서 다른 대회였다. 이전에는 금메달이 최고였다. 누가 뭐래도 금메달이면 용서가 됐다. 그래도 1등 했으니, 그래도 나라를 위했으니.

하지만 평창은 아니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결성된 순간,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다. 올림픽 최초 단일팀이라는 상징 대신 북한이 갑자기 끼어든 무임승차라는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어차피 메달권이 아니기에 괜찮다는 정부의 말은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붙는 격이었다. 열심히 노력해서 국가대표가 된 우리 선수들의 공정한 출전 기회 박탈이 국민들에게는 더욱 크게 다가왔다.

이른바 '왕따 논란'으로 불거진 김보름과 노선영의 스피드 스케이팅 팀추월, 매스 스타트에서 나온 이승훈과 페이스메이커 정재훈 논란도 모두 같은 맥락이었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우선이었다.

공정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민적 열망은 오롯이 올림픽에 스며들었다. 이번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을 향한 시선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병역 면제를 위한 꼼수 금메달은 불공정 하다는 생각이다.

다른 종목에 비해 아시안 게임 야구는 수준이 떨어진다. 일본은 사회인 야구팀이 나선다. 대만도 최상의 전력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은 프로 선수들이 나간다.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그렇게 금메달 4개나 땄는데 또 나간다. 왜 나갈까. 금메달을 따내면 병역 면제라는 혜택이 주어진다는 것 빼고는 다른 이유가 없어보인다. 주객이 전도, 그렇게 금메달은 병역 기피의 수단으로 전락했다.

이정후는 되는데 오지환은 왜? 실력에서 의견 차이는 명확

논란의 중심에는 이번에 대표팀에 합류한 LG 오지환이 있다. 1990년생 오지환은 올해 아시안게임 야구에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하면 현역 입대를 해야 한다. 경찰청 야구단, 상무에 지원할 기회도 있었다.

하지만 스스로 마음을 접었다. 아시안게임을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였다. 프로 최고의 선수들이 나서기에 금메달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의도적으로 병역 면제를 노렸다는 의심을 떨치기 어렵다.

유독 오지환에게 잣대가 엄한 것은 실력, 활용도 면에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기에 그렇다. 오지환은 전문 유격수다. 이미 김하성이 있기에 그의 활용도는 기껏 해야 백업에 지나지 않는다.

함께 나서는 박해민의 경우는 대수비나 대주자로 뛸 수 있기에 그나마 비난을 피하고 있지만, 멀티 포지션 소화도 어려운 오지환이 굳이 대표팀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팽배했다.

더불어 지난 13일 부상 선수 대신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 중에서도 미필인 젊은 선수들이 많지만, 이들에게는 비난의 목소리가 많지 않다. 특히나 넥센 이정후를 보는 시각은 오지환과 완벽히 반대다.

1998년생으로 아직 젊기도 하지만, 이정후는 후반기 들어 맹타를 과시하며 리그 전체 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실력 면에서 뽑혀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이정후의 합류가 나름의 정당성을 갖는 이유다.

그에 비해 실책과 최다 삼진 모두 리그 상위권에 있는 오지환의 합류는 병역 미필 선수와 구단을 위한 대표팀의 의도적 안배로 보이는 게 당연했다. 비난의 화살은 자연스레 선동열 감독에게 향했다.

시작부터 난항 겪고 있는 '선동열 호', 금메달 따낸다고 해도 비난 피할 수 있나?

야구는 한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 중 하나다. 그리고 선동열 감독은 선수 시절, 전설적인 활약을 펼친 영웅으로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 야구는 경기 전부터 차가운 기운만 맴돈다.

논란의 대상인 오지환 발탁이라는 선발 과정에서 선 감독은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선수가 부족, 한 포지션이라도 잘하는 선수를 뽑고자 했다. 구단별 안배는 없었다. 실력, 그리고 지금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우선적으로 뽑았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백업 오지환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그럼에도 오지환 발탁으로 인한 비난은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아시안게임 한국 야구대표팀의 은메달을 기원합니다'라는 말은 어찌보면 조롱과 저주에 가깝다. 지금 같은 여론이라면 금메달도 의미가 없다.

모두를 만족 시키는 선수 구성은 없다. 그럼에도 금메달, 병역 면제라는 목적이 아닌 정당한 실력과 공정한 절차로 선수를 선발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피하기엔 선 감독의 대표팀 구성은 논란의 여지가 상당하다.

그래도 천하의 선동열 감독이다. 오는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대표팀 전임 감독을 맡았는데, 아시안게임 시작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이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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