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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칼럼> 깃털 같은 욕심이 화근이다!

무게가 똑같은 물질을 양팔저울에 올려놓으면 막대는 정확히 수평을 유지한다. 그러나 어느 한쪽에 가벼운 깃털을 얹어 놓으면 막대는 깃털 있는 쪽으로 기운다. 깃털처럼 가벼운 것이라도 균형은 깨진다.

골프에서도 깃털처럼 사소해 뵈는 동작이나 욕심 같은 것이 골프의 품질을 결정한다.

누구나 빈 스윙은 멋지게 해낸다. 웬만한 초보가 아니라면 볼이 놓여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빈 스윙은 프로선수를 방불케 한다. 그러나 실제로 볼을 쳐내야 할 상황에서의 스윙은 완전히 달라진다.

그래서 골퍼라면 누구나 두 개의 스윙을 갖고 있다고 한다. 연습 스윙과 실제 스윙.

연습 스윙과 실제 스윙이 다른 것은 욕심 탓이다.

볼이 없는 상태나 볼 뒤로 물러나 휘두르는 연습 스윙은 욕심이 끼어들지 않는다. 지금 휘두르는 스윙이 실제로 볼을 쳐내는 동작이 아닌 말 그대로 연습스윙이기 때문이다. 이 때는 배운 대로, 익힌 대로 부드러운 스윙이 가능하다.

그러나 볼을 쳐내야 할 실제 스윙 단계로 접어들면 사정은 180도 달라진다.

생각으로는 겸손하게, 힘을 빼고, 부드럽게, 연습 스윙 하듯, 볼이 없다고 생각하고 스윙하자고 다짐하지만 어드레스 자세에서 테이크백이 이뤄지는 순간 이런 생각은 사라진다. 머리와 근육은 오직 한 곳에 꽂힌다. 힘껏 멀리 볼을 쳐내자는 욕심이다.

이른바 싱글 스코어를 내는 고수들은 연습 스윙과 실제 스윙의 괴리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실제 스윙을 연습 스윙처럼 하기 위해 보통 아마추어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노력을 기울인 사람들이다.

프로선수들도 연습 스윙과 실제 스윙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경기 진행 상황에 따라 욕심이나 자만심이 끼어들면서 실제 스윙이 연습 스윙과 달라지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미스 샷을 만들어낸다.

볼을 ‘힘껏 멀리’ 쳐내겠다는 생각이 털끝만큼이라도 끼어들면 필경 스윙에 억지가 끼어들게 돼있다.

‘힘껏 멀리’ 쳐내기 위한 동작으로 자연스럽게 임팩트와 헤드스피드를 떠올린다. 클럽 헤드가 볼을 지나칠 때 어떻게 임팩트를 강하게 할 것인가, 이때 헤드의 스피드를 어떻게 극대화 할 것인가가 머리를 지배한다.

가벼운 깃털이 저울을 기울게 하듯, 임팩트를 강하게 하고 헤드 스피드를 높이겠다는 이 한 생각이 스윙의 축을 무너뜨리고 스윙에 옹이를 만들어낸다.

이런 생각이 일어날 때 생길 수 있는 현상을 구체적으로 짚어보자.

일단 백스윙이 완벽히 이뤄지지 않는다. 볼을 힘껏 쳐내야겠다는 생각이 앞서 백스윙이 완성되기도 전에 가격 동작을 취하게 된다. 스윙 호는 작아지고 당연히 몸통의 회전도 완전히 이뤄지지 못한다. 어깨나 팔, 손목, 하체는 미세한 경직이 일어나고 부자연스런 뒤틀림이 생긴다. 자연히 스윙의 궤도가 뒤틀린다. 방향도 거리도 내 뜻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 욕심이 끼어드는 순간 옹이 없는 스윙, 걸림 없는 스윙은 물 건너간다.

유럽 프로축구 리그의 유명 선수들 슛 동작을 보면 보통 선수들과의 차이를 알 수 있다.

그들은 슛 기회가 오면 예비 동작 없이 순간적인 판단으로 거의 즉흥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데 반해 한 수 아래 선수들은 강하게 차겠다는 욕심에 발을 뒤로 빼거나 몸이 예비 반응을 보이는 버릇이 있다. 이 때문에 타임을 빼앗기거나 실축한다.

깃털처럼 가벼운 욕심조차 끼어들 수 없는, 연습 스윙 같은 실제 스윙을 터득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구력 30년이 된 필자도 이제 겨우 그 의미를 깨닫고 익숙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욕심을 제거했을 때 더욱 힘찬 스윙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기는 더더욱 어렵다.

방민준(골프한국 칼럼니스트) news@golfhankook.com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주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소속 칼럼니스트에게는 주간한국 지면과 골프한국, 한국아이닷컴, 데일리한국, 스포츠한국 등의 매체를 통해 자신의 글을 연재하고 알릴 기회를 제공합니다. 레슨프로, 골프업계 종사자 등 골프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싶으신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을 통해 신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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