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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투타 겸업’ 오타니, ML 상륙 첫해 성적은

올 시즌 신인왕 등극 유력… 야구 패러다임을 바꾸다

투수와 타자의 겸업. 고등학교 레벨을 넘어 준프로급 레벨만 가도 투타 겸업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이 불문율은 1919년 ‘야구의 신’ 베이브 루스의 투타겸업 마지막 시즌 이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99년이 흐른 2018년 본격적으로 투타겸업을 하겠다고 선언하며 동아시아 섬나라에서 만 23세의 동양인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발을 디뎠다.

그리고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6월 한달을 부상으로 쉰 것을 제외하곤 풀타임으로 뛰며 99년전 루스 이후 단일 시즌에 10경기 이상 선발 등판, 50이닝 이상 투구, 15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오타니는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던 야구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은 물론 상상력을 자극하는 좋은 매개체임을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 증명해냈다.

▶말많고 탈 많았던 진출부터 ‘마이너에서 시작해야’ 혹평까지

오타니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일본야구에서 5년간 뛰며 포스팅자격을 갖춘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오타니 진출에 맞춰 메이저리그는 만 25세 이하 선수의 경우 국제 아마추어 계약만 가능하게 바꿔버렸다. 이 제한에 걸려 기본 연봉만 주면 되는 오타니를 노리는 메이저리그 구단은 30개 구단 전부였다.

이에 오타니 에이전트 측에서 메이저리그 전구단을 상대로 어떻게 팀에 포함할 것인지, 팀의 매력포인트가 무엇인지 등을 묻는 7가지 질문지를 보냈다. 메이저리그에 서 본 적도 없는 선수가 메이저리그 전구단을 상대로 ‘갑질’을 한 것.

결국 오타니가 가장 마음에 드는 답변을 낸 LA 에인절스가 결정됐다. 뉴욕 양키스 등 몇몇 구단은 ‘불쾌했다’는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에인절스 팬들을 제외하고 모두가 오타니의 이런 갑질에 ‘얼마나 잘하나보자’로 쌍심지를 켜고 지켜봤고 스프링캠프에서 2.2이닝 9실점, 32타수 4안타 타율 1할2푼5리에 그치자 현지에서는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해야 한다’, ‘메이저리그 레벨이 아니다’, ‘거품이다’ 등의 비관론이 득세했다.

오타니의 시작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고 결코 쉽지 않았다.

▶오타니를 위한 일정…성공적이었던 ML 데뷔시즌

이런 비관론에도 에인절스는 오타니를 선발투수 겸 지명타자로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등록했다. 그리고 오타니에게 선발등판 전후 하루는 무조건 휴식, 선발등판 이틀 후부터 3일간 지명타자 출전이라는 ‘오타니 플랜’을 세웠다.

투수와 타자를 병행하다보니 등판 간격과 휴식이 더 필요했기에 항상 오타니는 현지시간 일요일 등판으로 일정이 잡혔다. 이를 위해 에인절스는 기존 5선발이 아닌 특이한 선발로테이션 시스템을 갖추기도 했다.

신인 선수를 위해 팀 운영자체를 바꾼다는 것에 논란도 컸지만 오타니는 실력으로 그 당위성을 인정받았다. 4월초 개막부터 5월말까지 3할 타율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었고 3경기 연속 홈런 등 파워에서도 메이저리그에 충분히 통함을 보여줬다.

또한 선발투수로도 5월까지 4승1패 평균자책점 3.18로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면서 정말로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도 투타 겸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물론 6월 등판 중 팔꿈치에 무리를 느껴 6월 이후에는 고작 두 번의 선발 등판밖에 하진 못했지만 타자로서는 올 시즌 104경기에 나서 367타석이나 서며 2할8푼5리의 타율과 출루율 3할6푼1리, 장타율 5할6푼4리 22홈런 61타점이라는 기념비적인 성적을 냈다.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등극도 유력하다. 경쟁자로 뉴욕 양키스에서 149경기 타율 2할9푼7리 27홈런을 때린 미겔 안두하, 유격수로 24홈런을 때린 글레이버 토레스 등이 있지만 오타니는 타자로 22홈런, 투수로는 4승에 50이닝을 넘겼다는 점과 투타겸업을 해냈다는 것에 더 많은 득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오타니는 WAR(대체선수이상의 승수)에서도 타자로 2.8, 투수로는 1.0을 기록해 합계 3.8로 안두하의 2.7 토레스의 1.9와 큰 격차를 보이기도 했다.

신인왕은 성적도 성적이지만 화제성도 중요하다는 점에서 오타니는 노모 히데오(1995년), 사사키 가즈히로(2000년), 스즈키 이치로(2001년)에 이어 일본 야구 역사상 네 번째 신인왕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패러다임을 바꾼 오타니, 상상력을 자극한다

야구는 현대 들어 선발과 불펜의 분업화, 타순 배치 등에 대한 정답이 나오며 사실상 고정된 틀 안에서 진행됐다. 스퀴즈 번트, 수비 시프트 등의 경기 중 전술도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오타니의 등장은 야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오타니로 인해 99년전 루스 이후 투수와 타자를 겸업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고 이런 선수로 인해 팀 운영 전체가 바뀔 수 있음을 모두가 목도했다.

또한 오타니로 인해 야구 팬들은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됐다. 오타니를 투수로 더 많이 쓰기 위해 마무리 투수로 쓰는건 어떨지, 하위타순에 배치한 이후 경기시작 2이닝 정도만 맡긴 후 투수 교체를 하면 오타니를 한 경기 안에서 투수와 타자로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방안, 아예 투수로만 혹은 타자로만 뛰는 게 낫다, 한해씩 번갈아가며 투수와 타자를 바꿔하는 게 낫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오타니를 투수와 타자 동시에 활용할 수 있기에 유용하다 등 각종 상상의 나래가 펼쳐졌다.

또한 그로 인해 유소년 야구에서도 투타 겸업에 대해 긍정적 인식이 생겨났고 메이저리그에서도 신시내티 레즈 투수 마이클 로렌젠이 타자도 겸해보겠다는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올시즌 종료 직후 곧바로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아 내년시즌에는 투수가 아닌 타자로만 뛰게 된 오타니는 2020년부터 다시 투타 겸업을 할 예정이다.

먼 훗날, 오타니의 등장이 패러다임에 갇혔던 야구에 중요한 전환점으로 기억될지 모른다. 그리고 그 시작이 바로 2018년라고 기록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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