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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칼럼] 30대에 '빈 스윙'을 익혔더라면…

골프에서 힘(power)은 영원한 화두(話頭)다.

‘힘 빼는데 3년’.

골프 이력이 꽤 쌓인 사람들이 후학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힘 빼는 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강조하는 말인데 사실 3년 만에 힘을 뺄 수 있다면 천재이거나 행운아다.

처음부터 정식 교습가로부터 골프를 제대로 배운 사람이면 몰라도 독학을 중심으로 간헐적인 지도를 받는 보통 골퍼들로서는 3년 만에 힘을 뺀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구력 30~40년이 지난 사람도 여전히 힘을 뺀다는 진정한 의미를 모른 채 골프와 씨름한다.

공을 멀리 쳐 보내야 하는 골프에서 힘을 빼라는 말은 언뜻 모순처럼 보인다. 공을 멀리 보내려면 강하게 힘껏 쳐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힘을 빼라니 초보자들로서는 머리가 헷갈린다.

주말골퍼들은 프로선수들을 만나면 그 답을 찾으러 비결을 묻곤 한다. 상세히 가르쳐줄 계제가 안 되는 탓도 있지만 많은 프로선수들이 짧게 답을 던진다. 그리고 그 답은 공통적으로 두 가지로 갈린다.

“힘껏 휘두르세요. 머뭇거리지 말고 있는 힘 다해서 치시면 됩니다.”

“힘 빼고 치세요. 물 흐르듯 부드럽게 치세요.”

한쪽에선 힘껏 치라 하고 다른 고수들은 힘 빼고 치라고 하니 더욱 혼란스러울 뿐이다.

다 같은 힘인데 전문가가 말하는 힘과 주말골퍼들이 생각하는 힘은 확연히 다르다.

비거리는 공을 때려내는 헤드 스피드와 비례한다. 헤드 스피드가 빠를수록 튕겨 나가는 공의 스피드도 빠르고 비거리도 늘어난다.

프로선수들이 ‘힘껏 쳐라’고 하는 것은 헤드 스피드를 빠르게 하라는 뜻이다. 헤드 스피드를 빠르게 하려면 스윙 스피드가 빨라야 함은 물론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주말골퍼들은 헤드 스피드를 빠르게 하는 게 아니라 골프클럽을 움켜쥐고 돌리는 손과 팔 어깨에 힘을 주는 것으로 착각한다.

헤드 스피드를 빠르게 하려면 골프클럽을 빠르게 돌려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은 움켜쥐는 힘이 아니라 윤활유를 바른 유니버설 조인트처럼 손목 팔 어깨 허리를 걸림없이 회전시켜 주는 동작이다. 이것이 골프 파워의 핵심이다.

이를 터득하지 못한 주말골퍼들이 힘껏 공을 치려고 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은 신체의 경직이다. 클럽을 강하게 움켜쥐니 손과 팔 어깨의 근육은 경직되고 자연히 관절이 유니버설 조인트 역할을 하지 못한다. 힘껏 친다고 해봐야 헤드 스피드는 오히려 느려진다. 마치 자동차의 브레이크를 잠근 채 액셀 페달을 세게 밟는 꼴이다.

관절이 굳은 상태에서 힘차게 스윙을 하려다 보니 몸의 중심축이 흔들리고 무게중심이 전후좌우로 흔들리는 불필요한 군더더기 동작이 나타난다. 당연히 공을 헤드 페이스 중앙에 정확히 맞힐 수 없고 힘(스피드)을 공에 온전히 전달하지 못하고 일관성도 보장되지 않는다.

구력 40년이 가까워지는 필자도 이제야 골프에서 필요로 하는 힘의 정체를 깨닫고, 몸에 익히며 매일 오도송(悟道頌)을 토해낸다.

골프가 요구하는 힘 즉 빠른 헤드 스피드는 빈 스윙을 할 때 느낄 수 있다. 공이 없는 상태나 공 뒤로 물러난 상태에서 연습스윙을 할 때는 대부분 프로 못지않은 부드럽고 빠른 스윙을 구현해낸다. 스윙에 옹이가 없다. 그러나 막상 볼을 앞에 놓고 치기 위한 스윙을 할 때는 공을 강하게 치려는 생각에 손과 팔 어깨가 경직되고 백스윙은 가다가 말고 팔로우스윙도 돼지 꼬리처럼 말린다.

연습스윙처럼 백스윙이나 팔로우스윙을 갈 데까지 가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온갖 이미지를 만들어가며 연습한 결과 이제 힘을 뺀다는 의미, 헤드 스피드를 높인다는 의미를 깨닫는다. 소림사(少林寺)에서 무술을 연마하는 수련생들이 거쳐야 하는 많은 관문을 통과하듯 꽤 높은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자만하면서도 빈 스윙을 완벽히 구현하는데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린 셈이다.

30~40대에 빈 스윙의 깊은 뜻을 깨달아 익혔더라면 어땠을까.

방민준(골프한국 칼럼니스트) news@golfhankook.com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주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소속 칼럼니스트에게는 주간한국 지면과 골프한국, 한국아이닷컴, 데일리한국, 스포츠한국 등의 매체를 통해 자신의 글을 연재하고 알릴 기회를 제공합니다. 레슨프로, 골프업계 종사자 등 골프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싶으신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을 통해 신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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