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유나이티드 입단 ‘베트남 최고 공격수’

인천유나이티드 응우옌 콩 푸엉.

베트남의 축구스타가 K리그에 도전한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핵심 공격수’ 응우옌 콩 푸엉(24)이 프로축구 K리그 인천유나이티드에 입단했다. 지난 14일 입단식을 가진 그는 1년간 K리그 무대에서 경쟁력을 시험받게 됐다. 그의 이번 도전은 ‘박항서 열풍’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베트남 축구에 대한 국내 축구팬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진 가운데 박항서 감독의 애제자가 K리그에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 제자의 입단식에 직접 참석한 박 감독은 “베트남에선 이미 최고의 공격수로 증명받은 선수다.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직접 보시면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며 제자의 K리그 성공을 확신했다.

경쟁률 500대 1 뚫은 베트남의 ‘축구스타’

콩 푸엉은 박항서호의 핵심 공격수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4강,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 올해 아시안컵 8강 등 박항서호가 뚜렷한 족적을 남길 때마다 그는 늘 최전방을 지켰다. 베트남에선 일찌감치 재능을 인정받았던 선수이기도 하다. 그는 2007년 베트남 호앙안잘라이(HAGL)-JMG 아카데미 전국 오디션을 통해 유스팀에 입단했다. 당시 경쟁률은 무려 500대 1. 7000명의 지원자 중 단 14명만 합격 통보를 받았는데 그 중 한 명이 바로 콩 푸엉이었다.

2015년 HAGL 1군으로 승격한 그는 첫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베트남 리그에선 3시즌 동안 75경기에서 25골을 넣었고, 프로 2년차인 2016년엔 일본 2부리그 미토 홀리호크로 임대돼 5경기를 뛴 경험도 있다. 이내 박 감독과도 인연이 닿았다. 박항서호 출범 이후 줄곧 주축 공격수로 뛰었다. 최근 아시안컵에서도 등번호 10번을 달고 전 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2골(5경기)을 넣었다. 자연스레 베트남을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가 됐다. 최근엔 다양한 기업의 광고모델로도 활동 중일 정도다. 인천 입단식 장면은 베트남 현지에 생중계가 됐다.

박항서 감독, 콩 푸엉, 이영진 수석코치(왼쪽부터).

쯔엉 실패 이후, 베트남 2호 K리그 도전

그는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독려한 박 감독의 주문에 따라 더 큰 무대 도전을 택했다. 그리고 무고사의 백업공격수를 찾던 인천이 콩 푸엉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난해 10월 인천과 베트남의 연습경기 당시 욘 안데르센 감독이 직접 콩 푸엉을 지켜봤던 것도 이적에 도움이 됐다. 베트남 선수가 K리그에 진출한 것은 콩 푸엉이 두 번째다. 2016년 르엉 쑤언 쯔엉이 인천 유니폼을 입고 처음 K리그 무대를 밟았다. 당시엔 그러나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지휘봉을 잡기 전이어서 큰 화제가 되지는 못했다. 쯔엉은 K리그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인천에선 단 4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듬해 강원FC로 이적한 뒤에도 2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결국 베트남 선수 1호 쯔엉의 K리그 도전기는 실패로 돌아갔다.

콩 푸엉의 이번 도전이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다. 이미 한 차례 실패 사례가 남은 가운데 그마저도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면 향후 베트남 선수들의 K리그 진출길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반대로 쯔엉과 달리 경쟁력을 선보일 수 있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베트남 선수들의 K리그 도전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 베트남 현지의 관심이 증폭됨은 물론이다.

특히 이는 베트남 축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국내 환경, 그리고 베트남 현지의 마케팅 효과 등을 K리그 구단들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반가운 일이 될 수 있다. 콩 푸엉을 영입한 전달수 인천 대표이사도 “첫 번째 이유는 전력 강화 차원”이라면서도 “베트남과의 우호관계나 베트남 현지의 스폰서 노출 효과 등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좋은 도전의 기회$ 베트남 알릴 것”

인천은 우선 콩 푸엉에게 핵심 공격수 무고사(몬테네그로)의 백업 역할을 맡긴다는 구상이다. 측면 공격수도 소화할 수 있는 만큼 활용도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168cm, 65kg의 작은 체격이다. 최전방에 서면 자신보다 체격이 훨씬 큰 수비수들과의 경합이 불가피하다. 그라운드 위에서 거친 몸싸움을 버텨내지 못하면, 쯔엉처럼 부침을 겪을 수밖에 없다. ‘스승’ 박항서 감독은 그러나 우려보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는 “한국선수와의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콩 푸엉은 한국선수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스타일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좋은 공간에서의 능력이나 득점 위치 선정이 뛰어난 선수”라며 콩 푸엉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콩 푸엉 스스로도 자신감을 안고 있다. 그는 “몸싸움을 꺼리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이 부딪히면서 강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한국은 수비 뒷공간이 약점이라고 들었다. 더 많이 뛰고, 그래서 빈 공간으로 많이 파고들어 강점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베트남 선수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많은 선수들이 해외에 나가면 베트남 축구 전체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좋은 도전이다. 최선을 다해 베트남을 한국에 소개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혼자가 아닌 베트남 축구를 대표한다는 사명감을 안고 K리그에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출사표다. 김명석 스포츠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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