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전력 ‘SK·두산·키움’ 2019년 우승 전략

한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가 개막했다. 2019 KBO리그가 23일 잠실, 문학, 광주, 창원, 사직에서 일제히 출발했다. 올해 프로야구는 팀간 16차전, 팀당 144경기씩 총 720경기가 펼쳐진다. 3월부터 10월 그리고 대망의 포스트시즌까지, 주 6일 열리는 KBO리그는 말 그대로 매일 열리는 축제다. 마지막 무대에서 환하게 웃을 수 있는 팀은 단 하나다. 한국시리즈 우승, 10개 구단 모두가 이 목표 하나를 위해 캠프에서 피땀을 흘렸다. 하지만 모두가 우승을 차지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2019년 강력한 우승 후보로 세 팀을 손에 꼽고 있다. 작년 우승을 차지하며 인천에 따뜻한 겨울을 안겨준 SK,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이자 KBO리그의 대표 강팀인 두산, 여기에 젊은 선수들로 똘똘 뭉치며 작년 포스트시즌의 기억을 선사했던 키움까지, 한국 프로야구에 삼국지 시대가 다시금 도래했다.

‘홈런의 팀’ SK가 마운드까지 탄탄, 여기에 지략가 염경엽 감독까지

SK는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 팀이다. 팀 컬러가 확실하다. 야구의 꽃은 홈런이다. KBO리그에서 이 단어와 가장 잘 어울리는 팀이 바로 SK다. 2016년 182개로 리그 2위에 올랐던 SK는 2017년 234개를 쳐내며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했다. 작년에도 233개를 쳐내며 최고의 홈런 팀으로 자리매김 했다. 나란히 40홈런 이상을 쳐낸 로맥과 한동민이 건재하며 최정도 있고, 그 외에 두 자릿수 홈런을 거뜬하게 쳐낼 수 있는 이재원, 김강민, 나주환, 정의윤 등이 있다. 타선의 파괴력 자체가 리그 최강 수준이며 발 빠른 노수광에 최항, 강승호 등 세밀함을 채울 수 있는 선수도 있다.

무엇보다 에이스 김광현이 있다는 것은 SK의 가장 큰 무기다. 팔꿈치 수술 후, 작년에 관리를 받으면서 복귀 시즌을 치렀음에도 25경기 나서 11승 8패 평균자책점 2.98을 찍었고 한국시리즈 마무리로 나와서 보여준 임팩트는 그가 SK를 넘어 한국의 에이스라는 것을 증명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김광현뿐 아니라 팀 마운드 자체가 강하다. 이번 시범경기에서도 SK 마운드는 8경기 팀 평균자책점 1.85를 기록했다. 10개 구단 중 1점대는 유일하다. 외인 산체스와 다익손의 활약도 인상적이며 김택형, 김태훈, 박희수, 박정배, 신재웅, 하재훈 등등 좋은 투수들이 즐비하다.

염경엽 SK 감독
화룡점정은 사령탑이다. 염경엽 감독. 넥센, 현 키움을 강팀으로 만든 주인공이다. 2017년부터 작년까지는 그간의 프런트 경험을 살려 SK 단장으로 활약하며 작년 우승을 이끌었고 올해는 다시 감독으로 복귀, 현장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전략가이자 수 싸움에 능하고 각 팀의 장^단점을 명확하게 알고 있는 그의 장점은 전 힐만 감독 이상이다.

양의지 없어도 두산은 여전히 우승 후보, 안정감 최강

최근 4년 사이에 한국시리즈 4번을 진출했다. 명실상부 현 KBO리그 최고의 팀, 바로 두산이다. 그 중심에는 김태형 감독이 있다.4년 전, 그는 초보 감독이었다. 하지만 부임 첫 해였던 2015시즌, 통합 5연패에 도전하던 삼성을 제압하면서 단숨에 우승 감독 타이틀을 달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
2016시즌, 경쟁자는 없었다. 압도적 실력으로 우승을 가져가며 2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2017시즌, KIA에 정규시즌 우승을 내주며 준우승에 머물렀고 2018시즌에는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을 잡고 올라온 SK에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럼에도 두 번 우승과 두 번 준우승. 올해 역시 두산의 리그 우승을 점치는 이들이 상당하다. 물론 빈 틈이 있다. 바로 포수다. 이전까지 리그에서 가장 강한 공격형 포수로 팀을 이끌었던 양의지가 작년 시즌이 끝나고 FA(자유계약) 시장에 나와 4년 125억이라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을 받고 NC로 갔다. 야전사령관 포수의 비중은 팀 내에서도 상당히 크지만, 양의지가 없다고 두산이 무너질 것이라 생각하는 이는 많지 않다. 일단 외인 린드블럼을 비롯한 선발진이 건재하고 양의지의 자리를 어느 정도 채울 수 있는 포수 박세혁이 있다. 여기에 타순은 여전히 리그 최강이다.

작년 홈런왕이자 정규시즌 MVP였던 김재환을 비롯해 돌아온 정수빈과 허경민이라는 테이블세터진과 오재원, 김재호 키스톤 콤비, 박건우와 오재일 등 기존 선수들이 단단하게 버티고 있고 새 외인 페르난데스가 제 역할을 한다면 사실상 정규시즌에서 두산을 따라잡을 팀은 없다.

‘잠재력 으뜸’ 키움으로 새 출발한 히어로즈

장정석 키움 감독
물어봤다. 작년 우승팀 SK와 두산에 이어 2019년 3강 중 한 팀으로 꼽히고 있다고. 키움 장정석 감독은 질문을 듣고 잠시 머뭇거리더니 “그런 평가를 들으면 기분이 좋은 것은 당연하다. 특히나 작년에 우리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기에 그런 평가를 듣고 있는 것 같다”라며 스스로도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장 감독의 말에 모두 담겨있다. 작년까지 히어로즈는 넥센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그리고 팀 내 젊은 선수들이 기적과도 같은 플레이를 보여주며 2018년 포스트시즌의 사실상 주인공 역할을 했다. KIA와 한화를 잡고, SK와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치르면서 가을의 경험을 먹었다. 2019시즌, 새로운 이름인 키움 히어로즈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분위기를 한 번 타면 걷잡을 수 없다. 여기에 실력과 경험까지 두루 갖춘 이들의 패기 넘치는 야구는 SK나 두산을 충분히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키움은 계속 변화를 시도한다는 점이다.

김성태 스포츠한국 기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