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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칼럼]PGA·LPGA 숨통 터주는 영웅들의 고배

  • 박인비18번 티샷 /기아 클래식 최종라운드.Gabe Roux_LPGA 제공
PGA투어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플레이와 LPGA투어 기아 클래식은 영웅 여걸들의 쟁투로 가려지기 마련인 골프대회 패턴을 벗어난 대회로 기억될 것 같다.

4월 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오스틴CC에서 열린 WGC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플레이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50위 케빈 키스너(미국^35)가 매트 쿠처(미국^40)를 꺾고 174만5000달러(약 19억8400만원)의 우승상금을 챙겼다.

같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GC에서 열린 LPGA투어 시즌 7번째 대회 기아 클래식에서는 하타오카 나사(일본^20)가 공동 2위 그룹에 포진한 기라성 같은 톱랭커들을 3타 차이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첫 우승이자 LPGA 통산 3승째다.

매치플레이 특성상 이변은 불가피하지만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플레이는 16강 진입경쟁에서부터 이변이 속출했다. 강자 중의 강자인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을 비롯해 조단 스피스, 존 람, 버바 왓슨, 저스틴 토마스, 브라이슨 디섐보, 이언 폴터, 제이슨 데이, 필 미켈슨, 짐 퓨릭, 키건 브래들리, 패트릭 리드, 마쓰야마 히데키 등 상위 랭커들이 16강의 벽을 넘는 데 실패했다.

16강전에선 최근 상승기류를 타고 있는 로리 매킬로이는 타이거 우즈와 만나는 불운으로 8강전 진출에 실패했고 저스틴 로즈는 케빈 나에, 폴 케이시는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에, 헨릭 스텐슨은 덴마크의 무명 루카스 비예레가르트에 막혀 8강벽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로리 매킬로이를 꺾고 8강전에 진출한 타이거 우즈는 루카스 비예례가르트를 만나 4강 진출은 물론 우승까지 내다볼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유러피언 투어 2승의 비예레가르트에게 발목을 잡혔다. 15번 홀까지 1홀 차로 앞서가던 우즈는 16번 홀(파5)에서 이글에 성공한 비예레가르트에 동점을 허용했고 18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1홀 차로 패배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속담처럼 PGA투어를 처음 경험하는 비예레가르트는 당대의 골프영웅 타이거 우즈를 만나서도 ‘져도 본전’이라는 자세 탓인지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십분 발휘했다. 우즈가 무명인 비예레가르트를 깔보지야 않았겠지만 그를 너무 쉬운 상대로 여기는 실수를 한 것은 아닐까 짐작된다.

프란체스코 몰리나리는 8강전에서 케빈 나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쉽게 항복을 받아냈으나 4강전에서는 케빈 키스너에게 한 홀 차이로 패배했다. 그러나 3, 4위전에서 비예레가르트를 물리치고 3위를 지켰다.

비예레가르트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 맷 쿠차는 랭킹이 한참 아래인 케빈 키스너와 마지막 승부를 펼쳤으나 3&2로 무릎을 꿇었다.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플레이는 스타급 선수들의 조기 탈락에 이어 타이거 우즈마저 4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끓어오르던 열기가 식어 흥행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긴 했으나 영웅 반열에 들지 못했던 선수나 무명선수에겐 기회의 무대로 평가할 만했다.

특히 비예레가르트의 경우 첫 PGA무대에서 골프영웅 타이거 우즈를 물리치고 강호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침으로써 골프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는 데 성공했다.

LPGA투어 기아클래식은 초반부터 누가 한국 선수 시즌 다섯 번째 우승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가 관심사였다. 그만큼 한국 선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던 게 사실이다.

1라운드부터 최운정이 단독선두로 치고 나가는가 하면, 허미정이 3라운드에서 7연속 버디를 포함해 10언더파를, 4라운드에서 김효주가 10언더파를 치고 박성현, 박인비, 고진영 등이 맹렬하게 선두경쟁을 펼쳤다.

한국의 스타군단과 태국의 티다파 수와나푸라의 각축전이 치열한 가운데 하타오카 나사는 화려하진 않지만 견고한 플레이로 추격전을 펼쳤다. 1라운드 공동 18위에 머물던 그는 2라운드 공동 9위, 3라운드에서 단독 2위까지 올라오더니 4라운드에서 1위를 꿰차고 3타 차 우승을 거머쥐었다. 세계랭킹 1위 박성현과 고진영, 박인비는 공동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마저 한국선수가 우승했다면? 한국팬들은 한국 선수들의 질풍노도에 통쾌함을 느끼겠지만 LPGA로선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파이를 나눠 갖는 걸 바랄 것이다.

이번 우승은 놓쳤지만 리더보드 첫 페이지를 장식한 한국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언제라도 우승 가능한 선수들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어지는 첫 메이저 대회 ANA인스퍼레이션에서 화려한 승전고를 울리기를 기대해본다.

방민준(골프한국 칼럼니스트) news@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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