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타 광고계 접수 “오랜만이야”

‘슈퍼콘’ 광고 모델 손흥민.

바야흐로 손흥민(27)의 시대다. 단순히 축구계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스포츠계까지 넘어 전국민적으로 손흥민에 열광하고 있다. 바로미터는 단연 ‘광고’다. 연예계에서도 TV를 틀면 누가 광고에 많이 나오느냐로 ‘대세’ 여부가 판가름 난다. 지금은 TV를 틀면 손흥민이 나온다.

스포츠계가 광고계를 접수한 것은 꽤 오랜만이다. 2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박찬호와 박세리, 2002년에는 거스 히딩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진출 이후 박지성, 올림픽에서의 박태환, 꾸준한 ‘CF퀸’인 김연아, 메이저리그 진출 초기 류현진 등 스포츠계에서도 광고계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김연아 정도를 제외하곤 연예계 스타들과 견주어도 모자람 없이, 아니 압도적으로 많은 CF 러브콜을 받는 이는 없었다.

▶활약도와 연관될 수밖에 없는 스포츠스타들의 CF촬영

광고, 특히 TV광고의 경우 친숙하면서도 동경받는 이를 모델로 내세운다. 자연스레 연예계가 광고와 가장 친숙하며 연예계에서는 누가 가장 많은 CF를 찍고, CF편당 몸값이 얼마인지가 대세의 기준으로 평가받는다.그러나 연예계뿐만 아니라 스포츠계 역시 광고계와 친숙하다. 특히 전국민적인 인기를 끄는 스포츠스타가 나올 경우 광고계의 러브콜이 쏟아진다.

당장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박찬호가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승승장구하자 나이키, TG삼보컴퓨터, 오리온, 롯데제과 등 수많은 기업들의 CF를 찍은 바 있다. 지금도 TG삼보컴퓨터의 ‘체인지업’ 모델 광고는 박찬호가 체인지업이라는 구종을 잘 던지지 못했기에 더욱 회자되고 있다.

박세리는 1997년 12월 US여자오픈 우승 당시 IMF와 맞물려 실의에 빠졌던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준 공익광고에 출연해 당시 가수 양희은이 부른 ‘상록수’와 함께 광고계의 전설로 남아있다.

이외에도 2002 한일월드컵으로 전국민적 인기를 끌자 거스 히딩크 감독 휘하 박항서 코치, 선수들이 광고 모델로 나섰고, 수영선수 박태환이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놀라운 성적을 거두자 ‘마린보이’ 콘셉트의 광고가 나오기도 했다. 김연아가 전 국민적 스타에 오른 이후 광고계 최고 스타 중 한 명으로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성공가도를 쓰자 ‘진라면’, ‘시원스쿨’, ‘NH농협은행’ 등이 류현진을 통해 긍정적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김연아 이후 오랜만에 나온 ‘CF 대세’ 손흥민

이처럼 스포츠스타의 광고계 접수는 왕왕 있어 왔지만 현재의 손흥민만큼 ‘CF대세’로 불릴 정도로 많이, 그리고 높은 광고료를 받고 있는 이는 김연아를 제외하곤 없었다. 지난 4월 현재, 손흥민은 ‘하나금융그룹’, ‘태그호이어’, ‘SK텔레콤 5GX’, ‘유한양행’, ‘올뉴플러스 TS샴푸’, ‘질레트’, ‘빙그레 슈퍼콘’ 등에서 광고 모델로 활동 중이다.

찍었다 하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질레트와 찍은 광고 촬영기는 유투브 조회수 400만에 달하며, 빙그레 슈퍼곤의 경우 광고가 송출된지 일주일만에 유럽에서도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광고계 관계자에 따르면 “손흥민의 CF 몸값은 CF를 찍는 톱클래스 연예인과 비슷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계약기간과 기업마다 다르긴 하지만 약 5억~10억원 내외인 것으로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CF킹’ 손흥민, 인기 비결은?

그렇다면 손흥민이 이토록 ‘CF킹’이 될 만큼 인기를 끈 비결은 무엇일까. 단연 ‘실력’이다. 손흥민의 경우 지난해 11월 이후 올해 4월까지 명실상부 EPL 토트넘 훗스퍼의 에이스다.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을 인정받는 팀의 에이스로 나올 때마다 골을 넣고 영국 내에서 ‘올해의 선수상’ 후보로 언급될 정도다 보니 그 활약도는 차범근의 전성기 시절을 넘었다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다.

게다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맹활약을 하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주장으로 40년만에 원정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며 ‘국가대표’ 손흥민이 정점에 섰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인해 발목을 잡아왔던 병역문제도 해결됐고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축구대표팀의 주장으로 ‘에이스-주장’을 동시에 해내고 있는 것도 크다.

지난해 5월부터 손흥민을 광고모델로 채택해 약 1년여간 ‘손흥민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하나금융그룹의 관계자는 “당시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손흥민이 동료를 배려하고 노력과 열정 있는 모습이 기업의 경영철학과 맞다고 생각해 발탁했었다”며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에서 결과가 좋다보니 일찍이 손흥민을 모델로 쓴 것에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유럽 내에서도 큰 화제가 된 ‘슈퍼손’ 광고를 찍은 빙그레 관계자는 “제품이 작년에 나왔기에 붐업이 필요했다고 봤고 손흥민이 축구선수인건 모두가 아는데 굳이 축구를 하는 모습을 넣을 필요는 없다고 봤다. 다른 매력을 찾다보니 ‘춤’이었고 특이한 콘셉트로 찍어보자는 결론을 냈다”고 전했다.

이재호 스포츠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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