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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칼럼] LPGA·KLPGA 우승 김세영·김아림의 공통점

  • 김세영 사진제공=Gabe Roux/LPGA
건축물의 생명은 창과 문이다. 창과 문을 통해 외부와 교감한다. 창과 문은 건축물 안과 바깥을 연결시켜 주는 통로이자 건축물의 호흡기관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한옥의 창이나 문이 품고 있는 실용성과 구조적 아름다움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대문을 살짝 열어둠으로써 바깥과의 소통의 길을 만들고 창을 통해 바깥의 경치를 집안으로 끌어 들여온다. 이른바 차경(借景)이다. 창을 통해 집안에서 바깥의 경치를 완상하는 것이다.

  • 김아림 사진 제공=골프한국
차경의 미학을 내포한 한옥은 그 자체가 예술이다. 대문 틈으로 보이는 집도 예술이고 대문을 나서며 보이는 풍경 또한 예술이다. 집안에서 창을 통해 담 너머 경치를 집안으로 들여와 감상할 수 있는 장치는 한옥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의 극치라 할 만하다. 서양의 건축물이 집 안에 큰 정원과 연못 등을 꾸며 인공적으로 자연의 풍경을 만들어 감상하는 개념이라면, 한옥은 내부는 좁으나 창과 문을 통해 외부의 아름다운 경치를 있는 그대로 끌어와 감상한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LPGA투어의 김세영(26)이 지난 7일 15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우스GC에서 열린 마라톤 클래식 마지막 라운드에서 미국의 렉시 톰슨의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 소식을 전해왔다. 시즌 2승, LPGA투어 통산 9승째다.이에 앞서 14일 KLPGA투어의 장타여왕 김아림(24)은 경기도 여주 솔모로CC에서 열린 KLPGA투어 시즌 17번째 대회인 MY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9언더파를 몰아치며 역전 우승했다. 지난해 9월 OK정기예금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첫승을 신고한 뒤 약 10개월 만에 올린 통산 2승째다.

두 선수가 거의 동시에 LPGA투어와 KLPGA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우연의 일치일 수 있겠지만 유난히 남다른 긍정의 바이러스를 전파하며 골프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관점으로 다가왔다. ‘역전의 여왕’ ‘빨간 바지의 승부사’ 등의 유쾌한 트레이드 마크가 암시하듯 김세영의 경기를 보면 통쾌하고 시원하다. 163cm의 단신임에도 태권도로 다져진 체력과 당찬 정신력으로 늘 자신감에 차 있고 싱글싱글 웃으면서 도전하고 그 결과를 멋지게 표현하고 즐길 줄 안다.골프 팬들은 이런 김세영을 보는 것만으로 쾌감을 느끼고 긍정의 바이러스를 받는다. 장하나와 함께 국내 골프 팬은 물론 해외의 골프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이유다. 그동안 자주 극적인 모습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이번 대회에서도 김세영의 특장이 그대로 드러났다.

2라운드부터 단독 선두를 질주한 그는 3라운드에서 이정은6(23)와의 맞대결에서 이기고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한 타 차 2위인 미국의 자존심 렉시 톰슨(24)의 집요한 추격을 뿌리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선두그룹에 2타 뒤진 공동 5위로 마지막 3라운드를 맞은 김아림이 세 홀 연속 버디, 다섯 홀 연속 버디 등 ‘버디 소나기’를 뿌리며 코스를 지배하는 모습 역시 볼만했다.

챔피언조의 이다연(22) 장하나(27), 같은 조의 곽보미(27), 시즌 4승의 고성능 골퍼 최혜진(20), 시즌 2승의 조정민(25)등 우승 경쟁구도가 만만치 않았으나 그는 런 웨이를 걷는 패션모델을 연상케 하는 당당한 걸음걸이, 장타자 다운 호쾌한 스윙, 샷의 결과에 관계없이 미소를 잃지 않는 의연함, 몸에 밴 배꼽인사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는 김세영과 김아림의 공통점으로 ‘밖으로 열린 창’을 주목한다. 두 선수가 열린 ‘마음의 창’으로 한옥의 창이 갖는 실용성과 미학을 골프코스에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마음의 창이 밖으로 열려 있다는 것은 외부와 교감하고 소통할 줄 안다는 의미다. 마음의 창을 통해 주위에 눈길이나 행동으로 마음을 전달하고 주위의 반응을 받아들여 새로운 에너지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스포츠에 다양한 팬이 몰리는 이상 골프선수들은 팬들과의 교감을 피할 수 없다. 팬들과의 교감 부재는 골프선수로서의 성공을 막는 장애물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방민준(골프한국 칼럼니스트) news@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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