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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칼럼] 겨울을 맞는 골퍼를 위한 조언

골퍼들에게 겨울은 대단히 유용한 기간이다. 라운드를 할 수 있는 날이 짧아 불만일 수도 있으나 진전을 원하는 골퍼들에겐 겨울은 절호의 기회다. 프로선수들은 전지훈련이나 체력 보강 훈련 등을 통해 겨울철을 자신의 기량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기회로 활용한다.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도 필드에 자주 못 나가는 대신 연습장을 자주 찾아 스윙을 다듬고 부족한 기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겨울은 귀중한 기간이다. 잘못된 습관을 고치거나 구조조정에 가까운 스윙 개조를 위해선 필드행을 자제하고 연습에 몰두하는 것이 최상인데 겨울이 안성맞춤이다. 동시에 기초체력을 강화하기 위한 근력운동도 할 수도 있다. 학창시절 방학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성적이나 체력이 눈에 띄게 달라진 경험에서 실감할 수 있듯 골퍼들에게도 겨울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이듬해 봄에 맞는 필드는 달라진다. 필드에 못 나간다고 아예 골프채를 놓다시피 하면 잔인한 봄을 맞을 수밖에 없다. 대신 겨울을 담금질의 시간으로 보냈다면 새봄에 골프의 신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 무엇보다 골프의 기본으로 돌아가 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초보 시절 읽고 들었겠지만 골프를 재정비하기 위해 다시 한번 반추해볼 필요가 있다.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골프서적을 훑어보면 전문가들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사항들이 너무나 많은 것에 놀란다. 그렇게 많은 사항들이 고개가 끄덕거려질 만큼 모두 일리가 있다는 사실 또한 놀랍다. 프로골퍼 톰 왓슨은 골프의 필수 3요소로 욕망(Desire) 헌신(Dedication) 결단(Decision)의 3D를 꼽았다. 골프를 제대로 즐기며 좋은 스코어도 내보겠다는 욕심과 골프를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실천으로 옮기는 노력을 일컫는 것이리라. 프로골퍼 빌리 캐스퍼는 챔피언이 되기 위한 필수 3D로 Desire(욕망) Devotion(헌신) Discipline(절제)을 꼽았다. 레슨프로 출신의 골퍼 밥 토스기는 골프에서 훌륭한 샷을 위해서는 5P가 필요하다며 Preparation(준비) Position(위치) Posture(자세) Path(궤도) Pace(보조)를 강조했다. 샷을 위한 준비스윙을 한 뒤 목표를 잡아 위치를 굳히고 자세를 제대로 잡은 후 제대론 된 스윙을 하되 페이스와 스피드 리듬을 유지해야만 한다고 설명한다. 실전의 필수사항이다.

골프의 대선배들은 골프 에티켓을 위해서는 3R을 기억하라고 가르친다. 샷을 하면서 떨어져 나간 잔디를 제자리에 메우는 Replace, 벙커에 난 발자국이나 스윙 자국을 없애는 Rake, 그린에 생긴 볼 자국이나 스파이크 자국을 없애는 Repair를 명심하라는 말이다. 이처럼 수많은 금과옥조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하면 할수록 미궁에 빠지는 것은 골프라는 운동 자체가 ‘목표가 없는 끝없는 게임(Endless game without goal)’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골프는 ‘죽을 때까지 끝없이 깨달아가는 게임’이다. 나이가 70이 넘어서도, 구력이 30년을 넘었어도 어느 날 필드에서 돌아와 “이제야 골프가 무엇인지 깨달을 것 같군!”하고 스스로 무릎을 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구력 30년을 넘긴 필자에게 한 사람의 골프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3가지 능력을 꼽으라면 통찰력(Penetration) 결단력(Decision) 집중력(Concentration)을 들고 싶다.

통찰력이란 골프코스의 지형적 특징과 각 홀의 특징을 알아내고 계절과 시간에 따라 변하는 자연환경의 흐름을 예리하게 간파하는 능력이다. 코스 안내도를 본 뒤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서면서 그 홀이 숨기고 있는 함정과 유혹을 읽어내고 안정적이고도 효율적인 공격 루트를 찾아내면 게임을 풀어가기가 한결 쉽다. 흔히들 짧은 파4나 파5 홀을 소개할 때 캐디들은 ‘서비스홀’이라고 말하지만 서비스홀이란 애초에 없다. 코스 설계가들은 거리를 짧게 하는 대신 그 속에 함정을 숨겨놓기 때문이다. 숨겨진 함정이 없다 해도 플레이어 스스로가 만만하게 보고 버디 욕심을 부려 몸과 마음이 경직되는 덫에 걸려든다. 그린에 이르기 전부터 멀리서 그린의 흐름을 살펴 편편한(?) 그린에 숨겨진 산과 산맥, 골짜기를 읽어내는 능력 또한 통찰력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통찰로 얻은 정보를 냉정하고도 객관적으로 분석한 뒤 공략방법을 결정하는 능력이 결단력이다. 뻔히 OB나 벙커 또는 해저드로 빠질 위험성이 높은데도 설마를 믿고 공략 루트를 정하는 것은 결단력 결핍이다. 피할 지점은 확실하게 피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안전한 공략을 작정했다면 거리상 다소 불리하더라도 안전한 지점에 안착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 바로 온을 노릴 것인가, 끊어 갈 것인가,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날의 게임 흐름이 180도 달라질 수 있다. 이때 냉정한 결단력이 요구된다. 워터 해저드를 넘기겠다고 작정했는데 막상 준비자세를 취하니 자꾸 워터 해저드에 볼이 빠질 것 같은 생각이 들면 올바른 결단력이 아니다. 그린 위에서도 거리, 경사, 잔디의 결 등을 잘 읽어냈으면 어떤 길로 어떻게 스트로크를 해야겠다는 결단이 필요하다. 결단 없이 스탠스를 잡으면 필경 확신없는 퍼팅으로 이어지고 만다.

훌륭하게 통찰하고 올바른 결단을 내리고도 집중력이 떨어지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집중력이란 자신이 모은 정보를 신뢰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내린 결정을 확고하게 믿고 온 정성을 쏟아 원하는 샷을 창조해내는 능력이다. 이때 끼어들기 쉬운 것이 실패를 가정한 최악의 상황, 긴가민가하는 의구심, 동반자들의 움직임, 머릿속의 정보와 결단의 내용이 비워져 버리는 순간적 블랙아웃이다. 단호한 결행은 최고의 집중이 이뤄졌을 때 그 빛을 발한다.적어도 위에 예로 든 기본을 바탕으로 이번 겨울 동안 자신의 약점과 결점을 보완하고 보다 이상적인 스윙을 터득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내년 봄은 새로운 신천지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방민준(골프한국 칼럼니스트) news@golfhankook.com

※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주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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