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에 출전한 임성재. CJ그룹 제공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19 프레지던츠컵에서 가장 빛난 이름은 임성재(21)였다. 종합 전적에선 타이거 우즈가 단장 겸 선수로 출전한 미국팀이 승리했지만 인터내셔널 팀(유럽을 제외한 세계연합팀)의 일원으로 참가한 안병훈(28)과 임성재(21)가 거둔 성과는 한국 골프 역사에 새로운 족적을 남겼다. 두 선수 모두 프레지턴츠컵 대회에 처음 출전했다. 미국의 대표 선수들이 총 출전한 대회에서 안병훈이 거둔 1승2무2패의 전적은 선전이다. 객관적인 경기력에서 한참 상위에 있는 선수들과 겨루어 얻은 결과이기에 박수를 보낼 만하다. 그러나 올해 PGA투어 신인왕 임성재의 3승1무1패의 성적은 경이다.

일찌감치 PGA투어가 임성재를 ‘Strong Weapon(강한 무기)’으로 지목했는데 임성재는 실제로 경기에서 이를 입증했다. 인터내셔널 팀 단장 어니 엘스의 추천으로 대회에 합류한 임성재가 거둔 성과는 세계랭킹을 무색케 했다. 임성재는 12일부터 나흘 동안 맹활약을 펼쳐 3승1무1패로 인터내셔널 팀에 승점 3.5점을 보탰다. 대회 첫날 포볼경기에서 애덤 해드윈(캐나다)과 팀을 이뤄 패트릭 캔틀레이-잰더 쇼플리 조를 1홀 차로 이긴 뒤 둘째 날 포섬 경기에서는 카메론 스미스(호주)와 함께 게리 우드랜드-리키 파울러 조와 비겨 승점 0.5점을 획득했다. 셋째 날엔 아브라함 앤서와 함께 잰더 쇼플리-패트릭 켄틀레이 조에 3&2로 승리했으나 오후 포섬 경기에서는 카메론 스미스와 조를 이뤄 잰더 쇼플리- 패트릭 켄틀레이 조에 3&2로 패했다.

그러나 마지막 날 싱글 매치에서는 올해 US오픈 챔피언이자 미국의 대표적 장타자인 세계랭킹 17위 게리 우들랜드를 4홀 차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아직 PGA투어 우승 경력도 없고 세계랭킹 36위로 한참 뒤진 임성재가 미국의 자존심 게리 우드랜드를 4홀 차이로 침몰시켰다는 것은 미국팀으로선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이번 프레지던츠컵 대회는 임성재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다. 임성재의 3승1무1패는 에이브라함 앤서와 함께 인터내셔널 팀 최고 성적이다. 미국 팀 저스틴 토마스의 3승1무1패와 같은 성적이다. 이번 대회에서 3승 이상을 거둔 선수는 미국팀의 저스틴 토마스, 타이거 우즈, 잰더 쇼플리, 패트릭 켄틀레이, 인터내셔널 팀의 임성재, 에이브라함 앤서 등 6명뿐이다.

임성재는 이번 대회를 거치면서 신인의 태를 완전히 벗고 PGA투어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선수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흐트러짐 없는 안정된 스윙, 상위권의 비거리, 정확도 높은 어프로치와 퍼팅 등 임성재가 갖춘 장점들이 긍정적인 화학반응을 일으킨다면 PGA투어의 새로운 스타로 부상하리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미국팀은 마지막 날 싱글 매치에서 5승4무로 인터내셔널 팀(2승4무)을 누르고 종합 전적 16대 14로, 13번의 대결에서 11번째 우승을 차지했지만 한국 선수들이 인터내셔널 팀의 복병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

방민준(골프한국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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