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 ‘최다 MVP’… 서장훈 외국인 선수 능가

양동근 선수 은퇴 기자회견.

울산 현대 모비스에서만 17년을 뛴 ‘전설’ 양동근이 1일 만우절 거짓말처럼 은퇴를 선언했다. 양동근은 이날 서울 KBL센터에서 은퇴기자회견을 열고 “꿈 같은 시간이었다”라며 17년 프로농구 생활의 마지막을 고했다. 모비스의 양동근 등번호 6번은 영구결번이 됐다. 데뷔하자마자 신인왕을 따낸 것은 물론 챔피언결정전 우승 6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4회, 챔피언결정전 MVP 3회의 기록으로 한국 농구의 전설이 된 양동근의 은퇴를 계기로 남자프로농구(KBL) 역대 최고 기록 보유자들을 다시금 만나본다.

양동근, 우승-MVP 최다의 사나이

울산 현대 모비스는 창단 후 7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역대 최다우승팀이다. 2위가 전주 KCC로 5회. 모비스의 7번 우승에 양동근은 무려 6번이나 기여했다. 개인 최다 우승 기록이다. 당분간 깨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4번의 정규리그 MVP 역시 최다 수상이다. 그 다음이 서장훈, 김주성, 이상민의 2회 수상이다. 게다가 양동근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3차례나 MVP에 올라 역대 최다수상자다. 양동근에게 또 다른 의미 있는 기록이 있다. 한팀에서만 무려 17년을 뛰면서 665경기를 뛰었는데 이는 한팀에서만 뛰고 은퇴한 500경기 이상 출전 선수 역대 9번째 기록이기도 하다. 결국 양동근은 KBL 역사상 가장 많이 우승하고, 가장 많이 MVP를 타면서 또한 가장 많이 챔피언결정전에서 맹활약하며 한 팀에서만 뛴 선수로 농구 역사에 남게 된 것이다.

외국인 선수를 능가했던, 새삼 대단한 서장훈

농구 기록의 꽃인 3대 타이틀인 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 기록을 살펴본다. 누적 득점 최다는 1만3231득점의 서장훈이다. 서장훈은 평균 19.2득점으로 300경기 이상 출전 선수 역대 5위에 올라있다.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4명이 모두 외국인 선수라는점을 감안하면 서장훈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알 수 있다. 서장훈은 5235 리바운드로 누적 부문에도 1위다. 2위가 귀화선수인 라건아 4439개라는 점에서 800개는 더해야 하기에 서장훈을 따라잡기 쉽지 않다. 서장훈은 평균 리바운드도 7.6개로 통산 9위에 랭크돼 있다. 서장훈 위에 한국 선수는 8.6개의 NBA출신 하승진 (6위)뿐이다. 서장훈이 사실상 외국인 선수들과 맞설 수 있는 유일한 한국인 선수였다는 것이 기록으로 증명한다. 어시스트 부문은 ‘매직 핸드’로 불린 김승현이 평균 1위(6.9개)다. 양동근 5.0개로 300경기 이상 출전 선수 평균 7위이자 누적으로는 3344개로 3위다. 누적 1위는 5381개의 주희정이다.

깨지기 힘든 기록은?

그렇다면 KBL에서 향후 시간이 지나도 깨지기 힘든 기록은 무엇일까. 서장훈의 누적 득점기록과 주희정의 출전기록은 가히 ‘범접불가’다. 서장훈은 1만3231득점을 했고 애런 헤인즈가 2위로 1만780득점임을 감안하면 아직 2500득점 이상을 해야하는데 헤인즈는 내년이면 만 40세다. 헤인즈를 제외한 누적득점 ‘톱10’ 중에 현역선수는 귀화선수인 라건아 뿐인데 7840득점이다. 라건아는 올해 31세인데 아직 했던 것의 2배는 더 해야 한다. 서장훈의 누적 득점 기록은 가히 압도적이다. 주희정의 1029경기 출전 역시 KBL 역사상 깨지지 않을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출전 경기 10걸 중에 현역은 오용준(698경기)인데 올해로 만 40세가 됐다. 주희정은 20세였던 1997년 데뷔해 2017년 은퇴까지 최초의 20시즌을 뛴 선수다. 주희정은 군면제의 이력까지 있어 압도적인 출전이 가능했다. 주희정은 1505개로 스틸 1위이기도 한데 이 기록 역시 톱10 중 현역은 9위 문태영과 10위 김태술이다. 하지만 문태영은 42세이며 김태술도 36세의 노장이다. 김태술은 698개인데 주희정의 기록을 넘기 위해서는 지금한 것 2배 이상을 더해야 한다. 냉정하게 불가능하다. 주희정은 어시스트에서도 누적 5381개로 2위 이상민의 3583개에 2000개 가까이 많고 현역과는 3000개 이상 차이가 난다(이현민, 2312개). 엄청 많이 뛰었기에 가능했던 압도적 누적 기록은 KBL 역사에 깨지지 않을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재호 스포츠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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