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 맞은 스포츠계,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

지난 3월 15일(한국시간)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프랑스 리그앙 5대 유럽 프로리그가 ‘올스톱’한 상태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자신의 SNS에 두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진을 공개했다. 연합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뿐 아니라 스포츠에도 그 여파가 미쳤다. 한참 떠들썩거리며 응원을 할 시기지만 모든 스포츠가 일제히 멈췄다. 7월 개막 예정이었던 2020도쿄올림픽이 끝내 연기됐다. 최대한 올림픽을 강행하고자 했던 일본은 코로나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의 끝에 내년 7월 23일로 대회를 미뤘다. 전염병으로 인해 올림픽이 미뤄진 것은 이번이 최초다. 막대한 손해가 뒤따른다. 일본의 한 경제학 교수는 올림픽 연기로 인해 일본이 감수할 손해가 무려 한화 7조 800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취소가 됐다면 무려 52조까지 손실 규모가 커질 것이라 예상하기도 했다. 올림픽에서 그치지 않는다. 프로 스포츠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종목을 불문하고 프로 스포츠는 경기를 통해 광고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상당하다. 스폰서와의 계약이나 스카이박스나 시즌권을 비롯한 각종 입장 수익, 구단에서 판매하는 굿즈도 경기가 있어야 수익이 발생한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상황이 어렵다 보니 너도나도 최대한 몸집을 줄이면서 이번 사태를 이겨내고자 애쓰고 있다.

핵심은 인건비 줄이기…뛰지 않으면 그만큼 줄어든다

미국은 4대 프로 스포츠인 메이저리그(MLB), 북미 아이스하키(NHL), 프로미식축구(NFL), 미국프로농구(NBA)를 일제히 중단했다. 선수 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가장 먼저 리그를 멈춘 NBA를 시작으로 NFL과 NHL이 곧바로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리그를 시작하지 않은 메이저리그도 연기했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NBA와 NHL, 그리고 MLB까지 3대 리그의 TV중계 관련 광고 수입이 10억 달러(한화 약 1조 2300억원) 정도 줄어들 것이라 전망했다. NBA는 곧바로 긴축에 들어갔다. 미국 ESPN에 따르면 NBA는 리그가 멈춘 기간에 고위 경영진의 기본 급여를 20%를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리그 재개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그대로 시즌이 끝나면 피해액만 무려 5억 달러(약 61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올 정도였다. 메이저리그도 바쁘다.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최근 개막 연기에 따른 60일의 급여에 대해 30개 구단 총 1억 7000만 달러(1440억 2700만 원)로 합의하는데 성공했다. 빅리그 보장 계약 선수는 28만 6500만 달러, 스플릿 계약 선수들은 6만, 3만, 1만 6500달러를 차등으로 지급받는다. 빅리그 30개 구단이 한 달에 지급하는 팀 연봉이 대략 6억 달러, 두 달이면 12억 달러 정도가 소요되는데 이 비용 대신 1억 7000만 달러로 채운다는 의미다. 개막을 해도 경기가 축소되면 연봉도 비례해서 줄어들며, 만약 시즌이 취소되면 60일 후에 선수들이 추가로 받는 돈은 없다. 당장 4년 8000만 달러를 받고 토론토로 간 류현진은 아쉬움이 크다. 연 2000만 달러 기준, 등록 일수를 186일로 나누면 일당 10만 7500만 달러(약 1억 3110만 원)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60일 28만 6000달러로 일당 4775달러(582만 원)가 전부다. 류현진뿐 아니라 모든 빅리그 슈퍼스타들도 동일하다. 수입이 적은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숨통은 트이게 해주면서도 고액 선수들의 몸값을 줄이는 방향으로 최악의 사태를 대비 중인 MLB다. 경기가 없어서 콘텐츠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 미디어 역시 난관에 봉착했다. 돌파구는 ‘과거의 추억 돌아보기’다. MLB.TV는 지난 2018시즌과 2019시즌의 경기를 무료로 제공, 자가격리 중인 야구 팬들의 유입을 최대한 끌어들이며 수익을 유지하고 있다.

급여 70% 삭감된 축구 천재 메시…너도나도 몸값 아껴 위기 타개

미국뿐 아니라 유럽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핵심 스포츠 콘텐츠인 축구가 ‘올스톱’ 됐다. 5대 리그라 불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프랑스 리그앙이 모두 중단됐다. 시간은 흐르지만 경기는 없으니 선수들의 가치는 떨어진다. 국제스포츠연구소(CIES)는 유럽 5대 리그에 있는 선수들의 가치가 약 327억 유로(44조 3600억 원)가 될 것이라 봤지만 6월까지 리그가 멈춘다면 총액의 28%가 줄어든 234억 유로(31조 3812억)까지 몸값이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7월 16일까지 시즌을 끝내지 못하면 TV 중계권사에 약 7억 6200만 파운드(1조 1500억 원)을 환불해야 한다는 현지 데일리스포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손흥민의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은 4~5월 두 달간 550명에 달하는 임직원의 급여 20%를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 FC는 선수단 연봉의 70%를 삭감하기로 했다. 팀 내 최고액 연봉자인 메시도 주급이 56만 5000유로(7억 6000만 원)에서 16만 9500유로(2억 2900만 원)으로 줄어들었다. 메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 선수단 및 코칭스태프가 급여 70%를 삭감하는 것에 동의했다. 이 결정으로 나머지 직원들이 급여를 100% 받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그 외에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를 비롯한 여러 구단이 30%가량의 급여 삭감을 고민하고 있다. 골프 역시 마찬가지다. 제이 모나한 미국프로골프(PGA) 회장은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와 PGA 챔피언십이 무기한 연기, 5월까지 투어가 열리지 않자 자진해서 급여를 삭감했고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들도 25%를 줄이기로 했다.

김성태 스포츠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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