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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칼럼] 주말골퍼들 최대 실수 ‘파’에 대한 오해

주말골퍼들이 저지르는 최대의 실수는 바로 파(Par)에 대한 오해다. 파란 그 홀을 실수 없이 성공적으로 공략했을 때낼 수 있는 기준타수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말 골퍼들은 자신의 실력과 관계없이 파를 자신의 기준으로 받아들이는 우(愚)를 범한다. 파가 생긴 역사를 살펴보면 아마추어 골퍼들이 얼마나 가당찮은 기준으로 자기학대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골프의 본고장 스코틀랜드에서 코스설계가들이 골프코스를 만들면서 각 홀의 기준타수를 정할 때 기준으로 삼은 것은 아마추어 골퍼가 아닌 골프선수였다. 골프선수가 실수 없이 코스를 현명하게 공략해 성공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기준타수를 19세기 초까지 ‘보기(Bogey)’라고 했다. 당시 인기를 끌고 있던 오페레타의 주인공 ‘보기맨(Bogeyman;도깨비, 유령의 뜻)’에서 따왔다고 한다. 선수가 실수 없이 경기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스코어가 보기이고 버디(Birdie)는 신의 은총이나 자연의 축복이 있어야 가능한 귀한 선물로 받아들여졌다. 기준타수 용어가 공식적으로 탄생한 것은 1890년.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이른바 ‘3S’라고 해서 ‘Standard Scratch Score’란 용어를 만들었다. 줄여서 ‘SSS’라고 한다. ‘핸디캡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동등하게 적용되는 기준타수’란 뜻이다. 그러나 ‘SSS’보다는 ‘보기’라는 용어가 더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다.오늘날 기준타수를 뜻하는 파(Par)란 용어는 영국이 아닌 미국에서 탄생했다. 영국의 골프가 미국에 상륙하고 20년쯤 뒤인 1908년 USGA가 ‘동등하다’는 뜻의 ‘파(Par)’를 기준타수를 뜻하는 용어로 공식 채택했다. 이때부터 원래 기준타수를 의미했던 영국의 보기는 기준타수보다 한 타 더 친 스코어의 용어로 정착되었다. 이 용어에 익숙하지 않았던 영국의 골퍼가 미국에서 경기하면서 기준타수 즉 파를 하고도 영국관습대로 스코어카드에 보기라고 쓰는 바람에 손해 보는 해프닝도 벌어졌다고 한다.

이처럼 선수 기준으로 정해진 파를 주말골퍼들은 마치 자신의 기준으로 받아들인다. 파온에 실패하거나 파보다 한두 타 더 치면 큰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받아들이고 분노에 싸여 자신을 바보 멍청이로 만들어 학대하기도 한다.물론 골프 장비의 개발과 연습방법의 개선으로 처음 기준타수가 생겨날 시대의 상황과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본질적으로 파란 골프선수가 실수 없이 홀 아웃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스코어인 것만은 변함없다. 실제로 2019-2020시즌 PGA투어 선수들의 파온 확률(GIR, Greens in regulation)을 보면 주말골퍼들의 자학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가를 알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 3월 초 열린 PGA투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까지 22개 대회 통계를 보면 파온 확률이 가장 높은 선수가 짐 퓨릭으로 76.32%다. 부 위클리와 패트릭 캔틀레이가 75%로 공동 2위, 저스틴 토마스가 71.63%로 12위, 존 람이 70.5%로 27위에 올라 있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의 파온 확률은 71.06%로 18위다. 페덱스컵 랭킹 1위인 임성재의 파온 확률은 68.62%로 공동 61위에 불과하다. 내로라하는 PGA투어 선수들도 파온 확률이 60~70%대인데 주말골퍼들이 파온을 못했다고 불만에 싸여 화를 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선수들의 기준을 자신의 기준으로 오해하고 엉뚱한 핸디캡을 머릿속에 담아두는 탓에 라운드의 즐거움을 잃는 것이다. 골프의 고해(苦海)에서도 즐거움을 맛보려면 잘못된 파에 대한 인식, 자신만의 핸디캡에서 벗어나는 지혜가 필요하다.

방민준(골프한국 칼럼니스트) news@golfhankook.com

※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주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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