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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칼럼] ‘작은거인 이소영’의 재확인과‘대물 유해란’의 재발견

● 제8회 E1 채리티오픈
  • 2020년 E1 채리티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이소영 프로(왼쪽)와 단독 2위를 기록한 유해란 프로.KLPGA 제공
이소영(22)은 ‘주머니 속의 송곳’(囊中之錐)이었다. 주머니 속에 송곳을 숨길 수 없듯 그의 탁월한 능력은 유난히 도드라졌다.

지난 5월 31일 경기도 이천 사우스스프링스CC에서 막을 내린 KLPGA투어 E1 채리티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이소영은 보기 없이 3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7언더파로 우승했다.

1라운드부터 마지막 라운드까지 선두를 지킨 완벽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었다. 2015년 프로 전향 이후 통산 5승째다. 2018년 9월 올포유 챔피언십 이후 1년 8개월 만의 우승이다.

166cm의 크지 않은 키지만 스윙은 힘차면서도 안정적이다. 무엇보다 강한 정신력이 그의 경쟁력이 탄탄함을 입증했다.

최종라운드에서 함께 챔피언 조에 속한 ‘미완의 대기’ 유해란(19)이 13번 홀(파4)에서 이글을 잡으며 한 타 차이로 바짝 추격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지나치게 안정적인 경기를 펼친다는 느낌이 없지 않았으나 끝까지 자신의 페이스를 흩뜨리지 않았다. 그 결과 후반 13번 홀, 16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이해란과 두 타 차 우승을 확정 지었다.

그의 강점은 동반자의 경기에 영향받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자신의 리듬을 잃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많은 버디 기회를 놓쳐 중압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그는 동반자의 경기에 휘둘리지 않을 정도로 강한 정신력을 보여주었다.

그의 통산 5승 중 3승이 2018년에 거둔 것이다. 그해 다승왕과 국내부문 특별상을 수상하면서 최혜진(21) 등과 함께 강자로 부상하는 듯했으나 2019년 시즌을 준우승만 세 차례 했을 뿐 무승으로 보냈다.

대형선수들 틈에서 우승 직전 좌절을 맛보면서 더 이상 크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염려가 없지 않았으나 이번 대회에서의 완벽한 우승으로 스스로 ‘작은 거인’임을 증명했다.

KLPGA투어에 촉망되는 선수가 한둘이 아니지만 이번 우승으로 당당히 KLPGA투어의 최강그룹의 일원임을 확인시켰다. 이번 대회의 또 다른 성과는 유해란의 재발견이다.

그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골프 국가대표로 선발되었고 2015년 에비앙챔피언십 주니어컵 개인전에서 우승한 데 이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골프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는 등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프로 전향 이후의 성적은 미지수였다. 2019년 8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에서 초청선수로 참가해 깜짝 우승했지만 악천후로 2라운드 성적만으로 얻은 것이어서 유망신인으로 공인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176cm의 장신과 이미림을 연상시키는 힘차고 부드러운 스윙은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삼다수 마스터스 대회 직전 드림 투어에서 2주 연속 정상에 오른 것도 예사로운 일은 아니다.

드라이버를 길게 치지만 3번 아이언으로도 220야드를 보낼 정도의 장타에다 아이언샷이 정교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즐기면서 여유롭게 경기를 펼치는 모습은 ‘대물(大物)’의 풍모를 엿보게 했다. 그가 대선수로 커가는 모습은 KLPGA투어의 새로운 볼거리가 될 것 같다.

방민준(골프한국 칼럼니스트) news@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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