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레알마드리드 마빈 박, MLB 데인 더닝, NBA 알론조 트리어

더 이상 한국에서 다문화 가정이나 혼혈은 낯설지 않다. 다만 TV와 일상 등에서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다문화나 혼혈에 비해 스포츠에서는 여전히 다문화 가정의 선수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 대표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문화 가정 선수에 대한 차별없는 개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축구, 야구, 농구 국내 최고 인기인 ‘빅3’ 종목에서는 세계 최고 무대를 누비고 있는 한국 혼혈 선수들이 있다. 세계최고 무대에서 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량이 검증된 선수들이 태극마크까지 다는 것은 팬들에게는 꿈만 같은 일일지도 모른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마빈 박.

레알 마드리드에 한국인이? ‘지단의 픽’ 마빈 박

현존 세계 최고의 축구클럽. 세계 최고의 인기와 우승컵을 모두 보유한 레알 마드리드에 한국인이 등장했다.

지난 9월 21일 스페인 라리가 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레알 소시에다드의경기 에서 후반 25분 레알 마드리드의 마빈 박이 교체투입됐다. 빠른발이 장점인 공격형 미드필더 마빈 박은 2000년생으로 지네딘 지단 감독이 콕 찍어 1군까지 데뷔시킨 유망주로 세계 축구계에 주목을 받고 있다.

마빈은 한국인 어머니와 나이지리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스페인 마요르카 출생으로 한국, 나이지리아, 스페인 3중국적을가지고 있다. 6살 때 축구를 시작해 9살 때는 잉글랜드에서 3년간 축구를 했다. 16세에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팀에 입단했고 2019년 1월에는 스페인 U-19대표팀에 발탁되기도 했다.

지난해 U-20월드컵의 정정용 감독이 마빈 박을 소집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후문도 있다. 당시 여러 사정으로 소집은 실패했지만 마빈 박 스스로도 ‘박’이라는 성을 전면에 내세울 정도로 한국사랑이 넘친다. 레알 마드리드 1군에서 뛴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된 마빈 박이 과연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될 수밖에 없다.

MLB 데인 더닝.

“한국 유니폼 입고 싶다”는 MLB 우완 투수 데인 더닝

2016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29번픽을 가진 워싱턴 내셔널스는 플로리다 대학의 데인 더닝을 지명한다. 최고유망주들이 즐비한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뽑힌다는 것은 성공을 보장한 것과 다름없다. 그리고 3년간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은 더닝은 그 사이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팀을 바꿨다.

그럼에도 우완선발투수로 뛰어난 성적을 바탕으로(49경기 266이닝 17승 13패 평균자책점 2.74) 단축시즌으로 열린 2020시즌 대망의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한다. 올시즌 7경기 선발로 나와 34이닝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97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안착까지 성공했다.

데뷔시즌에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더닝은 어머니가 한국인이다. 1994년생으로 193cm,102㎏의 탄탄한 체구를 갖춘 더닝은 한국인 어머니 미수 더닝(한국명 정미수·57)과 미국인 아버지 존 더닝(57) 사이에 태어났다.

더닝은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진심으로 한국 대표팀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미국 대표팀으로 뛰는 것도 좋지만, 기회를 주신다면 한국 대표팀 일원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에는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등 뛰어난 좌완 투수는 많지만 우완투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더닝이 태극마크를 입어준다면 우완 선발로 대표팀에 큰 도움이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BA 알론조 트리어.

NBA의 한국 선수, 어쩌면 셋 중 가장 필요할 선수

세계 농구 최고무대인 NBA에 지난 6월까지 한국계 선수가 뛰었다. 그 주인공은 알론조 트리어. 1996년생인 트리어의 어머니는 마시트리어(한국 이름 추영옥)로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쌍둥이로 태어나 생후 5개월만에 버려져 서울의 보육원에서 자라다 미국으로 입양됐다.

알론조 트리어는한국계 3세인 셈이다. 그의 어머니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인임이 자랑스럽고 아들 역시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리어는 NBA 신인 드래프트에 지명받지 못해 뉴욕 닉스와 비정규직인 투웨이 계약을 했다. 그러나 곧 실력을 인정받아 2018~2019시즌 곧바로 NBA 데뷔에 성공했다. 트리어는 데뷔 한달만인 11월에는 더블-더블(24득점-10리바운드)까지 달성하며 촉망받는 신인으로 인정받았다.

지난 시즌 트리어는 64경기나 나와 평균 22.8분을 뛰며 평균 10.9득점, 1.9어시스트,3.1리바운드로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2019~2020시즌에는 24경기 평균 12.1분으로 출전기회가 줄어들었고 6.5득점으로 활약도까지 떨어져 지난 6월팀에서 방출됐다. 지금은 막 NBA시즌이 끝났기에 새로운 팀을 찾고 있는 트리어는 196cm의 슈팅가드다. NBA에 올해까지 뛰었고 아직 24세라는 점에서 성장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아무래도 축구-야구에 비해 가장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농구이기에 NBA 기량을 가진 트리어의 존재가 가장 절실할 수밖에 없다.



이재호 스포츠한국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