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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칼럼] ‘8타 차’로 세계 1위 잡은 메이저퀸의 위엄

김효주, KLPGA투어 메이저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우승
  • 김효주가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하고 있다. KLPGA
아마추어 시절 ‘프로 잡는 아마’라는 공포의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김효주(25)의 프로 데뷔는 불꽃놀이처럼 화려했다.

한국 골프 팬들은 그에게 ‘괴물’이란 별명까지 붙여주며 한국 여자골프는 물론 세계여자골프를 평정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골프 팬들의 이런 기대는 반은 충족되었고 반은 미치지 못했다.

무적의 아마추어였던 김효주는 2012년 헤성처럼 프로 무대에 등장했다. 고등학교 2학년으로 롯데마트 여자오픈에 스폰서 추천선수로 출전한 그는 처음 밟는 프로 무대를 초토화시켰다. 2위와 무려 9타 차이로 우승하며 ‘프로 잡는 아마’라는 별명을 얻는 계기가 됐다. 2개월 후 일본 산토리 여자오픈에 아마추어로 초청받아 2위와 7타 차이로 우승하며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뜨렸다.

‘프로 잡는 아마’라는 말이 듣기 싫었든지 김효주는 그해 10월 프로로 전향했다. 그리고 2013년 장하나와 함께 스타로 탄생했다. KLPGA 대상부문 2위, 상금 4위, 신인왕 1위, 평균 타수 1위라는 경이적인 성적으로 조용하던 KLPGA투어를 긴장에 휩싸이게 했다.

그러나 여기까지 김효주의 불꽃놀이는 전주에 불과했다. 2014년 비회원으로 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 마지막 라운드에서 살아있는 호주의 골프 전설 캐리 웹의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 ‘김효주 시대’의 개막을 예고했다.

LPGA투어 직행 티켓을 받고 2015년 LPGA투어로 무대를 옮긴 김효주는 한국 골프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데뷔 첫해에 JTBC 파운더스 컵 대회 우승에 이어 2016년 퓨어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무서운 신인의 저력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후 무승의 기간이 이어졌다. 한없이 부드럽고 우아한 스윙, 승부에 연연하지 않는 듯한 순수한 모습으로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었으나 우승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렇다고 슬럼프에 빠진 것도 아니었다.

2016년 25개 대회에 참가해 22개 대회를 컷 통과하고 상금순위도 13위로 준수했다. 2017년엔 22개 대회에 참가해 18개 대회를 컷 통과해 상금순위 38위, 2018년 22개 대회 중 18개 대회를 컷 통과하며 상금순위 22위에 올랐다.

2019년엔 21개 대회 중 20개 대회를 컷 통과, 상금순위가 10위로 뛰어올랐다. 파온 후 퍼팅 순위 1위(1.72타), 라운드 당 평균 퍼팅수 1위(27.59), 샌드세이브 2위(62.35%), 라운드당 평균 스코어 2위(69.41), 언더파 라운드 수 2위 등 우승만 없었을 뿐 기록적인 면에서 그는 정상급 선수였다.

이처럼 상승기류를 타던 김효주가 코로나19 사태로 LPGA투어가 장기간 휴지기에 들어가는 바람에 기로에 섰다. 미국에 남아 대회 재개를 기다릴 것이냐, 국내에 돌아와 담금질할 것이냐의 기로에서 그는 무작정 LPGA투어의 재개를 기다리느니 KLPGA투어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현명한 선택이었고 자신에게 보약이 되었다.

10월 15~18일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GC(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그는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 6월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우승에 이어 2승째다. KLPGA투어 메이저에서 정상에 오른 건 2014년 10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이후 약 6년 만이다.

김효주에게 이번 우승이 값진 것은 세계랭킹 1위인 고진영을 8타 차이로 따돌리며 완벽한 우승을 했다는 점이다.10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은 김효주는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의 추격을 예상한 탓인지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2014년의 화려했던 불꽃놀이를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코로나 사태로 LPGA투어에서 뛰던 한국선수 상당수가 경기 리듬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거둔 김효주의 KLPGA투어 메이저 우승은 지난주 LPGA투어 메이저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의 김세영 우승과 함께 식어가는 듯했던 한국선수들의 우승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대형 장애를 슬기롭게 극복한 김효주와 김세영의 의지에 박수갈채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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