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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기적의 레이스' 이끈 조성환 감독, 그가 꿈꾸는 새해 인천은?

27경기 단축시즌으로 진행된 2020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는 리그 절반을 넘어선 14라운드까지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5무9패의 처참한 성적. 당연히 순위는 꼴찌였다.

매번 어떻게 해서든 잔류하며 ‘잔류왕’이라는 별명이 붙은 인천이지만 이번만큼은 정말 불가능해보였다. 그때 무명에 가까운 한 감독이 인천 지휘봉을 잡았다. 그리고 인천은 잔여 13경기에서 7승1무5패 승률 6할이 넘는 기적을 만든다.

최종전에서는 강호 FC서울을 상대로 승리하며 또 한번 기적 같은 잔류를 일궈냈다.부임 당시부터 주위로부터 “1승만 해도 성공”이라는 말을 들었다는 조성환(51) 인천 감독은 1승이 아니라 6할 승률로 불가능해 보였던 잔류를 어떻게 이뤄냈을까.

그리고 2021시즌을 앞둔 현재, 그가 바라보는 인천의 모습은 어디까지일까.


  •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부임 당시 무기력 했던 선수단

조성환 감독은 인천 감독으로 부임하기 전까지 1년간 ‘백수’였다. 2015년 제주 감독으로 부임해 2019시즌 중반 물러나기까지 4년 반동안 감독을 했지만 유명 선수 출신들과는 다르게 축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은 아니었다. 제주를 이끌고 7년만에 K리그1 준우승(2017시즌)까지 이끌어 알만한 이들은 ‘알짜배기 감독’으로 여겨지는 정도였다.

“저도 제가 인천의 첫 번째 옵션이 아니었다는 걸 압니다. 상관없었습니다. 제주 감독을 그만두고 쉬면서 세운 원칙은 단 하나였습니다. ‘나에게 가장 먼저 연락와 필요로 하는 팀으로 간다’였죠. 인천이 여러 상황을 겪고 연락을 줬고 이천수 전력강화실장의 전화를 받고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조 감독은 부임 첫날 훈련에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새 감독이 부임하면 대체로 선수들이 활기차게 훈련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인천 선수들은 겉으로도 많이 지쳐 보였다.

부임 첫 경기는 모두의 ‘예상대로’ 졌다. 하지만 두 번째 경기였던 대구FC 원정경기에서 100일을 기다린 인천의 승리를 부임 10일만에 해낸 조 감독이다.

“잔류를 위해서는 7~8승을 해야 된다는 저만의 계산이 있었다. 근데 스스로 물어봐도, 그리고 경기력을 봤을 때도 의구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만약 부임 2~3경기까지 계속 졌으면 승부욕이 사라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부임 2경기만에 승리하면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네 가지 원칙…원팀 기본 소통 경쟁

그렇다면 14경기 무승이었던 팀을 이후 6할 승률로 잔류시킨 조 감독의 비결은 무엇일까.

“부임할 때 네 가지 원칙을 세웠습니다. 첫째는 ‘원팀’, 둘째는 ‘상식적인 기본’, 셋째는 ‘진실된 소통’, 네 번째는 ‘경쟁’이었습니다. 일단 이곳에 왔을 때 규율과 규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봤어요. 선수들이 불편할 수 있지만 이 규율 아래서 움직여야 하나의 팀이 된다고 봤죠.”

이 네 가지 원칙은 모두 연결돼 있다. 하나의 팀이 되기 위해 프로로서 기본적인 자기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 조 감독 스스로 2015년 제주 감독 부임 초심으로 돌아가 선수들과 소통해 그간의 어려움을 해결하려 했다.

그러면서 경쟁에 소외되어 있던 선수들을 이끌어낸 것이다. 시즌 막판까지 엄청난 선방쇼로 인천의 잔류를 이끈 이태희 골키퍼가 대표적이다. 조 감독 부임전 후보였지만 경쟁을 통해 자신의 자리를 꿰찼고 잔류 공신이 됐다.

때로는 강하게 다그치기도 했다고. 조 감독은 시즌 막바지 잔류경쟁에 있을 때는 스스로를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넣었다.

편하게 집에서 자기보다 구단 사무실 쪽방에 간이침대에서 잤고 선수들이 해이해졌다 싶으면 작은 계기라도 잡아 다그치며 선수들의 집중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조 감독은 “정말 간절하니까 이뤄지더라”라며 혀를 내둘렀고 그렇게 인천은 전북의 우승보다 더 화제가 되는 기적의 K리그1 잔류를 이뤄냈다.

2021 인천의 모습은

휴식을 마치고 2021시즌을 위한 담금질을 다시 시작한 인천. 조 감독은 “경기 끝남과 동시에 마냥 즐거워하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었다. 기쁨은 잠시였다”라며 “선수 리빌딩부터 시작해서 이런 상황을 다시 안 만들어야 하니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인천은 이미 해내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도 살아남는 것만 생각한다’는 마음을 가져서는 절대 안됩니다. 시즌 끝나고 ‘축하한다’는 말을 듣는데 기쁘긴 하지만 겸연쩍더라고요. 우승한 것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나간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익숙해지면 안 됩니다.”

조 감독은 “물론 시간이 더 필요하다. 조금 더 볼 점유율을 늘려야 한다. 수비를 할 순 있지만 공격의 전환 속도를 빠르게 한다면 재밌는 축구가 가능하다. 점유율을 조금만 더 올리면 속도가 붙고 속도를 입히면 역동적인 축구가 가능할 수 있다”며 2021시즌 인천이 추구하는 축구에 대해 힌트를 줬다.

“인천은 클럽하우스 건립에 들어갔고 잔류에만 연연하는 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제주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나가는 팀이 아니었지만 만들어낸 경험이 있습니다. 인천이라고 못할 게 없어요. 2~3년 시간이 주어진다면 불가능해 보였던 잔류를 이뤄낸 것처럼 해낼 수 있습니다.”

스스로의 계획을 확신하고 있는 조 감독. 인천 팬들은 ‘성환 종신(조성환+종신계약)’이라며 기적을 일군 조 감독에 대한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조 감독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누군가 묻더군요. 잔류가 물 건너가서 ‘강등 감독’밖에 되지 않을 인천을 왜 가냐고. 하지만 전 계약서에 사인한 순간부터 한 순간도 ‘괜히 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인천 감독이 된 건 정말 잘한 것이고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이재호 스포츠한국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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